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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 "FEEDBACK"

브루클린 브루 샵의 '썸머 휘트 (Summer Wheat)' 양조기

미스터비어의 캔작업을 한지 일주일만에 브루클린 브루 샵의 비어 메이킹 믹스를 사용하여 새로운 맥주를 양조합니다. 브루클린 브루 샵의 메이킹 믹스는 미스터비어와 달리, 홉 향이 가미된 몰트 익스트랙트(Hopped Malt Extract, 이하 'HME') 대신 진짜 몰츠와 홉이 들어있어 더 고전적인 양조를 경험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연히 몰츠에서 뽑아낸 당질 육수인 워트를 만들기 위해 몰츠를 끓이고, 그것을 다시 식히는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기도 합니다.


앞으로의 작업을 개략적으로 설명하면 물에 몰츠를 넣고 일정 온도에서 1시간 동안 끓이다가 그것을 체에 거르고, 다시 한 시간 동안 끓이면서 홉을 일정 시간 간격으로 넣어주면 비로소 워트가 완성됩니다. 유리 저그에 옮겨담은 후 효모를 넣고 발효를 시켜주면 맥주가 되는 것입니다. 듣기엔 간단하죠?


메이킹 믹스 상자를 열어보면, 보시는 것과 같이 몰츠와 홉, 그리고 효모가 들어있습니다. 앞서 진행했던 미스터비어의 기준용량이 2갤런이었던 데에 반해, 브루클린 브루 샵의 메이킹 믹스는 1갤런(3.78리터 가량)을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4리터나 되는 맥주를 마실 리가 없다고 생각해서 이 키트를 구매했던건데, 두 번의 양조를 거친 후에 '4리터로는 부족하다'는 판단으로 앞서 보여드렸던 미스터비어의 장비를 추가로 들였습니다. 처음부터 2갤런씩 양조할 생각을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문득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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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킹 믹스 옆으로 보이는 것은 산성 소독제입니다. 해외포럼에서는 사용후 특별한 세정작업 없이 그대로 집기들을 사용할 수 있어 널리 사용되고 있는 제품입니다. 국내에 수입되어 판매되고 있으나 가격이 다소 높아, 저는 아마존의 무료배송 행사를 이용하여 미국에서 공수해 왔습니다. 다만 저걸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거의 600배 이상 희석하여 사용하므로 조금 비싸더라도 국내에서 구매하셔도 나쁘지 않을 것입니다.


우선 냄비에 물을 2쿼트(1.9리터 가량) 넣고 섭씨 71도까지 가열합니다. 처음에는 설명서에 적혀있길래 그대로 따라했는데, 좀 찾아보니 온도와 추출되는 워트 간에 많은 관련이 있었습니다. 온도가 60도 후반으로 갈수록 알파 아밀라아제가 작동하며 몰츠의 탄수화물을 닥치는대로 분해하므로, 추출되는 당분의 크기가 들쭉날쭉해 진다고 합니다. 효모는 이렇게 크기가 큰 당분의 어려워하므로, 동일 시간 발효를 한다고 할지라도 (60도 초반으로 당화를 하는 것에 비해) 맥주의 바디에 당분이 어느 정도 남아 있어 맥주의 바디감을 형성한다는 것이죠. 자세한 것은 비어포럼의 관련글을 읽어보시면 도움이 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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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도가 오르면 불을 끄고, 몰츠를 냄비 안으로 부어넣습니다. 71도까지 올라갔던 물의 온도는 상온에 있던 몰츠가 들어가며 금세 63도 가량으로 떨어집니다. 이제부터 1시간 가량의 당화작업을 시작합니다. 온도를 여러 포인트에서 재보며, 63도에서 68도를 맞춰줍니다. 너무 높으면 몰츠에 있는 탄닌과 같은 나쁜 맛을 내는 성분도 함께 추출되므로 온도가 너무 높이 (75도 가량) 올라가지 않도록 신경 써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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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이 흐르면, 체와 빈 냄비를 준비해 방금 끓인 것을 걸러 맥즙만 뽑아냅니다. 한편에서는 1갤런 정도의 물[각주:1]을 77도까지 끓여서 준비해 뒀다가, 체에 남은 몰츠 잔존물에 부어줍니다. 이를 스파징(Sparging)이라고 하는데, 몰츠(맥아)에 남아 있는 당분을 끝까지 뽑아내고자 하는 작업입니다. 이제 워트(맥즙) 준비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파징까지 마친 맥즙을 끓여줍니다. 불을 켜고 거품이 형성될 때까지 한 번 바르르 끓으면, 불을 낮춰줘 뭉근하게 끓도록 합니다. 보일링은 우선 살균의 목적이 있습니다. 물론 사전에 살균소독세척작업을 모두 마친 기재를 통해 제조가 이뤄지지만, 아무래도 맥아라는 자연물이 그대로 들어간 만큼 100도 이상으로 끓여 살균을 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더불어 나쁜 맛을 내는 성분을 날리는 한편으로, 워트 내의 당분을 캐러멜라이즈하여 맥주의 원하는 맛과 색을 내는데도 활용되는 작업입니다. 이를 위해 보일링시간은 양조자의 재량에 따라 결정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저는 아직 커스텀 레시피가 아니라 이미 주어진 레시피로 하는 것이므로... 인스트럭션에 써 있는 60분을 지킵니다. 다시 맥아로 양조를 하게 된다면, 그때는 조금 더 신경 써 보고 싶습니다.


보일링 과정에서 홉을 넣습니다. 이를 호핑이라고 합니다. 해당 키트에 들어 있는 홉의 이름은 '골딩 홉'입니다. 골딩 홉도 이스트 골딩 홉과 스티리안 골딩 홉 등 여러 종류가 있는 것 같은데, 키트 제조사인 브루클린 브루 샵에서 특별한 설명을 붙이지 않았으므로 그냥 골딩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공통적으로 부드럽고 향긋한 아로마를 지니며 영국이 주 서식처인 것으로 보입니다. 요새는 미국에서도 골딩 홉이 재배된다고 하니, 아마도 이 키트에 들어 있는 홉은 미국산 골딩 홉일 것 같습니다. (홉 종류에 관해서는 '여기'를 참고하세요.)


홉은 사용하기 좋도록 이미 펠렛으로 가공되어 있습니다. 여담이지만 보스턴에 갔을때, 그 지역의 양대산맥인 '하푼 브루어리'와 '새뮤얼 애덤스 브루어리' 모두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하푼의 경우 펠렛 가공된 홉을 투어 참가자들에게 보여주었고, 샘 애덤스의 경우엔 자루에 들어있는 홉을 마구 퍼서 투어 참가자들에게 나눠준 후 비벼 냄새를 맡게 해주었었죠. 두 회사 모두 (국산맥주에 비하면) 비교할 수 없는 맛을 내는 맥주를 생산하지만, 투어의 짜임새랄까... 그런 것들에서 스타일 차이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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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링을 마치면 워트의 온도가 20도 초반까지 내려오도록 식혀줍니다. 이것에 관해서는 이미 지난 회차의 글에서 설명드렸던 것 같습니다. 온도가 너무 높으면 효모의 활동에 제약이 있으니까요. 적당히 식으면 발효용 유리 저그에 옮겨줍니다. 브루클린 브루 샵 측에서는 이 때에도 체를 사용하길 권합니다. 발효는 산화 작업이고, 체를 이용해 옮겨담는 과정에서 용액의 산소포화도를 높여주면 더 발효가 잘 될테니까요. 이것은 전적으로 개인의 선택입니다. 저는 체를 사용합니다.


유리 저그에는 1갤런의 표시가 되어 있는데, 만약 옮겨담은 후 용액의 양이 1갤런이 되지 않더라도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그때는 그냥 물을 더 넣어주면 됩니다. 용액에서 용매가 증발하더라도 용질은 그대로이니, 용매를 보충하면 우리가 목표로 하는 농도가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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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마치면, 병에 효모를 부어넣고 흔들어 준 후 으슥한 곳으로 가지고 가 발효를 시작합니다. 끝입니다.


군데군데 사진이 빠진 것은, 힘들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캔 따서 물에 희석시켜 끓여주다가 찬물 넣고 효모 넣으면 끝'이었던 미스터비어의 캔 작업에 비하면 브루클린 브루 샵의 작업은 정말 힘듭니다. 다만 결국 제조사의 레시피를 넘어 자신만의 맥주를 만드는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언젠가 거쳐야 할 작업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이렇게 맥주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볼 수도 있을 것이고요.


미스터비어나 브루클린 브루 샵이라는 회사는, 그저 브랜드일 뿐입니다. 2011년 기준으로 미국에 있는 양조장의 수는 2000여 개[각주:2]이고, 그만큼 개인이 맥주를 만들어 마실 수 있도록 키트를 제조하여 파는 회사도 많습니다. 당장 아마존에 들어가셔서 찾아보시면 금방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이 두 회사는 그런 회사들 중에서도 대표적인 회사이고, 저 역시 초보의 입장에서 찾을 수 있는 대안이 많지 않아 소개해 드리고 있는 것일 뿐입니다.


더 많은 분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으시다면, 구글에서 찾아보시거나 '비어포럼(http://www.beerforum.co.kr)'과 다음 카페인 '맥주만들기동호회(http://cafe.daum.net/microbrewery, 약칭 '맥만동')'을 방문해보세요. 국산 맥주 이후의 새 지평을 보신 분들께서 이미 다양한 제품들을 만들어내고 계시며, 다양한 정보들도 공유되고 있습니다.


브루클린 브루 샵의 표현을 빌린다면, 맥주만들기는 오트밀죽을 쑤는 것과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물론 오트밀죽을 쑬 때보다 살균소독세척에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하긴 합니다.) 미스터비어 같이 캔을 이용한 인스턴트 작업을 하는 경우라면 더더욱 쉽습니다. 더 이상 국산 맥주만으로 만족하지 못하겠다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취미로 가져보시길 권합니다.

  1. 이미 용액의 량이 우리가 양조를 목표로 하는 1갤런을 넘어섰습니다. (4쿼트=1갤런) 이유는 앞서 거친 당화 작업과 이후의 보일링 작업 동안 어느 정도의 증발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본문으로]
  2. "공인된 맥주 전문가로 가는 길, '씨서론(Ciceron)'" 중, 살찐돼지의 맥주광장, http://fatpig.tistory.com/entry/%EA%B3%B5%EC%9D%B8%EB%90%9C-%EB%A7%A5%EC%A3%BC-%EC%A0%84%EB%AC%B8%EA%B0%80%EB%A1%9C-%EA%B0%80%EB%8A%94%EA%B8%B8-%EC%94%A8%EC%84%9C%EB%A1%A0Cicerone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