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記 57

6월 13일, 베를린 / 6월 14일, 베를린 - 프라하

설명이 미진한 부분은 아래에 트랙백 건, 2008년의 포스트를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이니 참고해주시길 바란다. (굽신굽신) 6월 13일 13일은 박물관섬 관람일로 잡았다. 계획을 잡고보니 월요일만 전일관광이 가능해 어쩌나 싶었는데, 다행히 박물관섬에 위치한 박물관/미술관 중 핵심적인 페르가몬 박물관을 포함해 몇 곳이 개관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당연히 첫 방문지는 페르가몬 미술관. 72시간동안 교통편과 박물관섬에 위치한 미술관/박물관을 무제한 탑승/입장할 수 있는 베를린 웰컴 카드를 어제 구매(34유로)했기 때문에, 입장권을 사려는 긴 줄을 유유히 지나 열 손가락 안에 들 순번으로 입장했더랬다. 사실 이 박물관이 뭐냐면, 터키 근처에 있던 페르가몬이란 구 그리스 도시의 제단을 뜯어와 전시하는 것을 주 ..

6월 11일, 로텐부르크 옵 데어 타우버(바이에른) - 6월 12일, 베를린

집을 떠난지 나흘째, 강행군의 여파가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 특히나 로텐부르크 o.d.T와 같은, 내륙의 외진 지역은 열차를 타고 가더라도 최소 세 번은 갈아타야 하기 때문에, 꽤 중한 피로감을 수반하기 마련이다. (말이 어렵지만, 정리하면 이렇다. 어제 블로그에 포스팅을 못한 것은 너무 졸렸기 때문이다!) 쾰른에서 세 번을 갈아타고, 로텐부르크에 도착했다. 갈아타는 것 때문에 로텐부르크를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는데, 막상 해보니 그렇게 복잡하진 않은 것 같다. 정리하면 대도시에서 뷔르츠부르크까지 갔다가, 슈타이나흐(Steinach) 행 열차를 탑승. 다시 슈타이나흐에서 로텐부르크로 가는 열차를 타면 된다. (그나마 슈타이나흐-로텐부르크 구간은 로텐부르크가 종점인 기차 단 한 대만 운영되고 있다.) ..

6월 10일, 본-쾰른(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프랑크푸르트의 호스텔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본으로 가는 열차에 몸을 실었다. 독일의 분단 시절에는 서독의 임시수도였으며, 베토벤이 태어나 20대 초까지 살았던 곳으로도 잘 알려진 곳. 그곳이 본이다. 근 40여년 간 임시수도였음에도, 본은 여전히 작은 도시의 느낌을 가지고 있다. 세계 제2차 대전의 패전 이후, 새롭게 독일연방공화국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당시 유력한 정치인이었던 콘라드 아덴하워(쾰른의 시장이었음)가 자신의 정치적 활동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미국과 로비전을 펼친 끝에 프랑크푸르트를 간발의 차로 제치고 수도로 정해졌다고 한다. 또한 원래는 바트 고데스베르크와 보이엘로 나뉘어 있던 곳인데 이를 합쳐 일종의 계획도시로 꾸민 것이라고도 한다. 중앙역에서 본의 가장 주요한 볼거리인 베토벤 생..

6월 9일,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헤센)

전 날 자정이 넘어 잠들었음에도 눈이 일찍 떠졌다. 시차 적응이 아직 제대로 안 된 탓인지, 엄마는 벌써 깨어 계신 상태. 동도 트기 전에 모자가 방을 휘저으며 외출준비를 했다. 내려오니 아직 아침상이 차려지기도 전이었고, 모자는 호스텔 직원들이 바삐 움직이는 모습을 하릴없이 지켜보았다. 그러다 한 직원과 눈이 마주쳤는데, 우리도 웃고 그도 웃었다는 슬픈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이 부지런함은 예상 외의 경험을 하게 했는데, 그것은 프랑크푸르트 시민들의 출근 모습을 굉장히 여유로운 시각에서 바라보는 일이었다. 학교 다닐 적에 종로를 휘젓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보며 '팔자 좋은 놈들... 부, 부럽다능!'이라 (속으로) 욕했던 그 일을 지금은 내가 하고 있는 것인데, 어찌나 깨소금 맛이던지. 길을 잘못 들어 ..

6월 8일, 인천-베이징-코펜하겐-프랑크푸르트

프랑크푸르트의 숙소에서 편안히 자고 일어나니, 어제 일이 꿈만 같다. 거의 24시간 동안의 이동. 나도 코펜하겐에서 프랑크푸르트로 갈 쯤엔 거의 죽을 듯이 피곤해했는데, 같이 간 엄마는 오죽했을까 싶다. 그래도 잘 주무시고 아침에 좋은 컨디션 보이시는걸 보니, 아직까진 괜찮으신 모양이다. 인천에서 프랑크푸르트를 오는 길은 SAS 베이징 경유편을 이용했다. 베이징과 코펜하겐에서 두 번이나 환승하는 비행편이기 때문에 나도 출발 전에 많은 정보를 검색해서 도움을 받았는데, 경험한 입장에서 검색해서 얻은 것들과 내가 실제로 경험한 여정의 차이를 간단히 서술한다. 첫번째 차이는 인천공항 아시아나카운터에서 있었다. SAS가 국내 취항을 하지 않은 항공사이기 때문에, 이 항공사의 비행기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가까운 베..

42일간의 유럽여행 - (2) 출국 전 준비해야 할 것들

2008/08/27 - [2008, 유럽여행] - 42일간의 유럽여행 - (1) 작성 의도와 개요 출국 전에 준비해야 할 것들은 간단하다. 과장을 조금 보태서 이야기하면 비행기표, 여권, 돈, 자신감만 있으면 열흘 정도의 여행은 우습게 다닐 수 있다. 그 기간을 40일로 늘려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 다만, 돈을 아끼기 위해 옷가지와 같은 몇가지가 추가될 뿐이다. (1) 여권 발급 여권의 경우에는 8월부터 기존의 종이여권이 전자여권으로 바뀜에 따라 대리발급제도가 폐지되었다. 이 말인 즉슨, 이전에는 가족이나 여행사를 통해 내가 직접 가지 않아도 여권을 발급받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게 안되고 본인이 직접 신분증을 들고 지방자치단체를 방문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물론 여전히 18세 미만의 미성년자의 경우에는 ..

42일간의 유럽여행 - (1) 작성 의도와 개요

- 포스팅 작성의 변 귀국한지 일주일이나 넘어서 후기를 올리게 됐다. 날이 지날수록 기억은 희미해지고, 감흥은 사라진다. 이렇게 우물쭈물하다가 후기를 못 쓴 여행이 몇 차례나 되는 걸 잘 알기 때문에, 이번에는 어떻게든 정리하는 시간을 마련해보려고 마음을 다잡았다. 이 글의 목적은 동일한 루트로 유럽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아직 연재를 위한 글의 큰 얼개는 없다. 다만 항공권 구입부터 숙소예약, 패스 구입 등 출국 전 준비단계부터 현지 교통패스 구입, 수표 환전, 씨티은행의 접근성 등 현지생활에 대한 정보를 나열하는 동시에, 내가 다녀왔던 숙박시설, 여행지, 가이드 북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내려볼까 한다. 아마도 이 작업은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이며, 포스팅 중간중간에..

8월 17일, 퐁피두 미술관 - 8월 18일, 오랑제리 미술관

- 8월 17일, 퐁피두 미술관 파리의 2대 미술관을 뽑으라면, 누구든 루브르와 오르세를 꼽는다. 그런데 세번째 미술관을 뽑으라면 선택을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파리에 미술관이 많기도 하거니와 그만큼 사람들이 그 외의 미술관엔 무지하기 때문이다. 만일 나더러 하나 꼽아보라면, 나는 퐁피두 미술관을 선택할 생각이다. 미술관의 크기나 컬렉션의 수가 앞서의 두 미술관에 비견될 만한 지는 잘 모르지만, 최소한 미술사의 흐름으로 봤을때 그렇다. 근대 이전의 고전 미술 컬렉션을 자랑하는 게 루브르라면, 오르세는 인상파 위주의 근대 미술 컬렉션을 자랑한다. 당연히 퐁피두 센터는 그 외관만큼이나 모던한 현대 미술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다. 먼저 외관에 대해 썰을 풀어보자. 퐁피두 미술관에 붙은 퐁피두는 전후 프랑..

8월 15일, 프랑스 베르사유 · 파리 - 8월 16일, 프랑스 보르도

8월 16일의 베르사유 궁전, 몽마르트르 언덕 방문기와 8월 17일의 보르도 메독 지방 와인투어 후기를 함께 올립니다. - 8월 15일, 혁명이 일어날 수 밖에 없는 공간 눈을 떠 보니, 날씨가 별로다. 베르사유 궁 가기로 해서리 날씨가 좋아야 하는데... 베르사유 궁은 궁전 구경도 재밌지만, 정원 구경이 핵심이기 때문에 날씨가 좋아야 한다. 어쨌거나 아침을 먹고 서둘로 RER C 선을 타러 나갔다. 현재 오스테를리츠 역부터 오르세 역까지의 구간이 공사중이다. 때문에 오스테를리츠 역에서 베르사유로 막바로 갈 수는 없고, 파리 교통국 측에서 제공하는 버스를 타고 앵발리드까지 이동해서야 갈 수 있다. 그런 이유로 앵발리드 역에서 표를 사기 위해 장사진이 펼쳐지고 있는 바, 유레일 패스 소지자라면 그냥 곱게 ..

8월 14일, 프랑스 파리 - 오! 샹젤리제

에펠탑이 가장 예쁘게 보인다는 곳, 사이요 궁에 갔다. 에펠탑 앞에 있는 쎄느강을 건너면 바로 위치한 궁인데, 파리 만국박람회를 위해 설치된 궁이라고 한다. 파리에는 만국박람회를 위해 설치된 건물들이 참 많다. 에펠탑만 하더라도 박람회를 위해 구스타프 에펠이란 건축가가 지은 것이고, 에펠탑의 근처에 있는 알렉산드르 3세 다리 역시 만국박람회 당시에 지어진 것이라고 한다. 하다못해 모네인지 마네인지가 - 맨날 헷갈린다 - 자신의 살롱에다 내건 그림이 평론가들로부터 '인상적이다'란 소리를 듣게 된 것도 만국박람회 때였다고 한다. 사이요 궁에서 조금 걷다보면, 개선문이 보인다. 파리에는 현재 세 개의 개선문이 있는데 하나는 루브르 앞에 있는 카루젤 개선문이고 하나는 샹제리제 거리의 시작점에 서 있는 이것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