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記/2015 12

길지 않은 이야기

하루 종일 뭔가 피곤한 하루였다. 나를 버린 회사에서 일하는 일은 쉽지 않다. 인턴 시절에 알았던 사람들을 만난다거나 하는 일은 이제는 그러려니 싶은데, 그래도 공간이 주는 무기력함 같은 건 여전하다. 이번에도 다시 떨어졌기 때문에, 아마도 나는 이 아르바이트가 끝나면 이 회사에 다시 올 일은 없을 것 같다. 기분이 나빠서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처음 한 번 떨어뜨렸을 때는 여러 사람들 대비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이해받을 수 있지만, 두 번째 떨어지는건 뭔가 여기가 나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할 것이다. 그런데 왠지 하반기에 쓸 일이 있다면 또 여기를 쓸 것 같다는 것이 좌절스럽다. 그런거다. 내가 삼수 끝에 간 학교인데도 자꾸 옆 학교들을 기웃거리게 하는 그 마음. 쓰다보니 기분이..

일상記/2015 2015.06.01

익숙한 것에 대하여

어느 순간부터 블로그를 그만뒀다. 가장 최근 작성일을 보니 2013년 8월. 지금으로부터 대략 1년도 더 된 날짜다. 그만두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데, 여러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 여자친구와도 관계가 좋지 않았고, 더불어 취업을 해야한다는 압박감에 이것저것 하기 시작한 때기도 했다. 더 크게는, 이제는 그 누구도 긴 글을 찾아 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던 것 같다. 페이스북 같이 기민하나 더 큰 파급력을 가진 매체가 있었고, 이어 글보다 사진이 더 눈에 들어오는 인스타그램 같은 매체가 인기를 끌었다. 아니, 사실 드문드문 올라오는 그런 사회관계망서비스까지 애초에 갈 일도 없었다. 적은 데이터사용료만 내면 실시간으로 근황을 물어볼 수 있는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가 있는데, 대..

일상記/2015 2015.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