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2

결전의 날이 밝았습니다

아마도 역사는 이번 선거를 민주화 이후 치러진 최악의 선거라 기억할 것입니다. 선거는 그 시대의 사회상을 그대로 반영하니, 지금 이 시기가 민주화 이후 최악의 시기라 읽을 수도 있겠지요. 사실이 그렇습니다. 집권 세력은 정치를 하기보다는 통치를 하고 있고, 그에 저항한다는 구 여권 세력은 이렇다 할 반격하나 못해보고 먼저 가신 분의 바짓가랑이나 붙잡고 눈물로 소매를 적시고 있습니다. 진보신당, 사회당, 민주노동당 등 진보정당은 이전보다 더 격한 심적 갈등을 겪게 되었습니다. 그나마 나은게 있다면, 그것은 진보신당이 후단협과 비지론의 망령을 떨치려는 모습이 만방에 공개되었다는 점입니다. 말그대로 '투쟁'에 준하는 격한 갈등이 비지론자들과 진보신당 당원들 사이에 표출되었지만, 결국 비지론자들은 원하는 것을 ..

꿈이었을까 - '선진국'과 '선진화'의 넓은 간극

잠자리에 들려고 누웠다가 문득 이런 생각을 하게됐다. "내가 며칠 전까지 정말 유럽대륙을 헤매고 있었던 걸까? 설마 꿈은 아닐까?" 무거운 짐을 매고 낑낑거리며 기차를 탄 일이나 교과서 속에서만 보던 고대의 유적 · 유물들을 실제로 본 일, 그리고 다른 나라나 다른 지역에서 온 사람들을 만나 술 한 잔을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 일들이 정말 꿈 속 일처럼 여겨진다. 수없이 드나드는 기차와 거기서 내리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 크지는 않지만 현대적이면서도 실용적인 건축물들, 거리에서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들, 공산당이 버젓이 활동하는 개방적인 사회 분위기... 이건 나에게는 꿈이었다. 내 국적지(國籍地)의 현실은 냉혹하기 때문이다. 아마도 내가 느낀 것은 선진국과 선진도약준비국 간의 문화적 · 정치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