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記/2015 이전 123

[용산>이태원동] The Booth

2008년에 유럽여행을 어찌저찌 다녀오게 되었는데, 독일에서 마신 맥주는 정말 한국에서 맛 본 맥주와 차원이 다르더군요. 뭔가 탁한 것이 청량함은 좀 덜했지만 그 풍미가 으뜸이요, 한국에서는 마셔보지 못한 맛이었지요. 나중에 알았지만 그것이 바이에른의 자랑, 바이젠이었습니다. 라거 맥주가 대세인 한국에서는 쉽게 마실 수 없는 맥주였지요. 한국에 돌아와 찾아보니, 저처럼 여행에서 접한 맛을 한국 맥주로 달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이 사람들은 결국 '홈브루잉'이란 것을 한국에 들여오고야 말더군요. 저도 그 이야기에 혹해 키트를 찾아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검색해보니 한 번 만들면 대략 5-6리터 정도가 기본으로 생산된다고 하여, 술을 많이 먹지 못하는 제게는 고역일 것 같아 제풀에 그만두긴 했지..

분노의 기회는 생각보다 빨리 찾아온다

그렇더라.3개월을 죽쑤며 담아왔던 이야기를, 사석이 아닌 공석에 준하는 자리에서 이야기할 기회를 얻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었는데오늘 그 기회를 우연찮게 잡았다. 앞으로도 그럴 일이 반복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으니,시험기간을 맞아 학습을 하는 한편으로 조금씩 '분노'하는 컨텐츠를 찾아 채워넣어야겠다. p.s. 좋아서 미치겠는 사람이 있지만, 왠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접자. 접어버리자.

끝은 새로운 시작이냐

정말 오랜만이다. 블로그보다는 페이스북에 상주하는 시간이 길어졌고, 발표되는 생각들은 많아진 대신 그 길이가 짧아지고 깊이가 얕아졌다.이것이 일종의 트렌드인지, 아니면 내 개인적으로 진행되는 현상인지는 잘 모르겠다.아마도 신중한 반응이라기보다는 '귀찮음'에서 연유한 반응이라 보는 것이 타당할게다. 여튼, 근 3달 간 내 일거수일투족을 지배했던 것에서 서서히 탈출하고 있다.다행인지 불행인지, 그 일과 더불어 요근래 나를 얽매왔던 것들과도 작별을 하고 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별 것 아닌 일들이고 말들이었겠지만내게는 정말 끌어안고 가기엔 버거운 것들이었다. 훌훌 털고, 이제까지와는 다른 길을 선택해 보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든다. 나도 좀 더 우울하지 않은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나는 무엇때문에 혼자서 세..

'헤어짐'에 대하여

만난 적이 없으니 물론 헤어짐이란 것도 없으련만, 그래도 헤어져야 할 때가 있다. 심정적으로 말이다. 단순히 짝사랑한 사람을 떠나보내는 게 아니라, 그냥 관계의 단절이랄까. 내색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그 사람에게 평소에 가지고 있던 기대나 호감같은 것을 접어 넣는 때 말이다. 그런 경우다. 계속 그런 생각이 드는구나. 머릿속에 있던 수많은 리스트들이 정리되고, 봉투에 담겨서 캐비닛으로 차곡차곡 들어간다. 아마도 다시 그 사람들이 나오는 경우는 없을테다. 경험상 그렇다. 간단히 이야기하면 이렇다. 나는 당신들이 바쁠 때 써먹을 수 있는 도구같은 존재가 아니다. 나는 당신들 하나하나를 믿고, 사랑하고, 아끼기 때문에 당신들을 보필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 당신들이 '자신의 일'을 핑계로 삼는다면, 나 역시도..

이게 선거인가! 이게 사는건가!

통진당과 민통당, 두 통합당만의 선거연대인 이른바 '두통연대'가 성사되었다. 두 당이 어떤 이유에서 급하게 녹색당이나 진보신당 같은 다른 야당들을 따돌림시키면서까지 자신들만의 밀실논의를 '야권연대'란 보기에 그럴싸한 허울로 포장을 치려 드는지는 결과에서 아주 명쾌하게 드러났다. '두통연대' 합의문에 따르면 가장 낡고 위험하며 즉시 폐쇄해야 할 핵발전소, 고리1호기가 있는 부산 해운대기장을과 후쿠시마 핵참사 이후 신규 핵발전소 부지로 발표된 경북 울진 · 봉화 · 영덕 · 영양 지역구에서 통진당 후보가 용퇴하거나 공천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아주 '공교롭게도' 이 지역에서 후보등록을 한 민통당 소속 후보들은 '찬핵 세력'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는 사람들이다. 결론만 말한다면, 강령에서든 정책으로든 입으..

탈'연애'선언

하나의 유령이 우리 주변을 떠돌고 있다, '탈연애주의'라는 유령이. ―― 카를 맑스와는 전혀 상관없음 '사랑'이라는 것은 태고적부터 내려오는 묘한 감정이다. 그러나 인간이란 존재가 원체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잘 믿지 않는터라, 사회적으로 이 '사랑'을 확인할 수 있는 기제를 만들었는데 그것이 바로 '연애'라는 것이다. '연애'의 한자를 풀어보면 그리워할 연(戀)에 사랑 애(愛)를 사용하여 '사랑을 그리워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데, 이것은 바로 '확인하고 싶은 욕구'가 반영된 소산이라 할 수 있겠다. 물론 주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보이지 않아도 믿는 자는 행복하다'고 하시었다지만 사실 사랑이란 것은 꾸준히 확인하는 것이 도리어 행복감을 준다. 사랑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남과 하는 것이기 때문이..

이 망할 놈의 정치, 이 망할 놈의 선거제도

진통당과 민통당, 두 통합당만의 선거연대인 이른바 '두통연대'가 성사되었다. 두 당이 어떤 이유에서 급하게 녹색당이나 진보신당 같은 다른 야당들을 따돌림시키면서 자신들만의 밀실논의를 '야권연대'란 보기에 그럴싸한 허울로 포장을 치려 드는지는 결과에서 아주 명쾌하게 드러났다. '두통연대' 합의문에 따르면 가장 낡고 위험하며 즉시 폐쇄해야 할 핵발전소, 고리1호기가 있는 부산 해운대기장을과 후쿠시마 핵참사 이후 신규 핵발전소 부지로 발표된 경북 울진 · 봉화 · 영덕 · 영양 지역구에서 진통당 후보가 용퇴하거나 아니면 진통당이 무공천을 한다고 한다. 아주 '공교롭게도' 이 지역에서 후보등록을 한 민통당 소속 후보들은 '찬핵 세력'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는 사람들이다. 결론만 말한다면, 강령에서든 정책으로든 입..

석패율제보다는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한나라당과 민주당이라는 거대 양당이 무려 ‘정치개혁’을 하겠다며 아깝게 진[惜敗] 사람들에게 의석을 주는 제도(석패율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각자의 정치적 영유권인 영남과 호남에서 자리를 나눠먹는 것만으로 어떻게 ‘지역구도 타파’가 될 수 있다는 것인지 납득이 되지 않으며, 동시에 마땅히 정치적 파트너로 삼아야 할 다른 정당들은 배제한 채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에 유리한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움직임이 어떠한 의미에서 ‘정치개혁’이 될 수 있는지도 의문입니다. 석패율 제도는 정책 선거보다는 인물 중심의 선거 풍토를 강화할 뿐더러, 이와 맞물려 한국 정치의 고질적인 문제인 금권 선거와 공천권자 중심의 정치 풍토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이미 우리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돈봉투 파문으로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