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10년 만에 민주당계 정당으로 당적을 바꿨다. 민주노동당 입당으로 시작해서, 진보신당-사회당-노동당으로 이어지는 이 철새역사가 드디어 민주당계 정당까지 이어진 셈.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당원이 되기로 결심한 까닭은 별 것이 아니라, 참 근거없는 이야기로 자꾸만 공격을 받는 어떤 대선후보를 지켜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름 정치판에서, 그것도 까보면 깔수록 아사리판인 진보정당 영역에서의 짬이 좀 되는지라 이미 볼 건 다 봤다는 근거없는 자신감 같은게 있었는데, 요새 상황은 그야말로 미증유의 개판이다. 오로지 한 후보의 낙선을 내건 사람들이 대통령 후보로 나서는게 어디 보기 쉬운 일일지.


각설하고, 떨리는 마음으로 온라인 당원가입서 - 더민주에서 온라인 당원가입서를 내놓으면서 '정당 역사 최초 온라인 당원가입'이라고 주장했는데, 사실 공인인증서 기반 입/탈당은 예전 진보신당 시절에도 되던 것이다 - 를 작성했다. 주민등록번호와 범용공인인증서를 통한 본인인증을 마치고, 시도당을 정하기 위한 간단한 정보와 당비납부정보를 입력하니 가입완료 화면과 시도당의 검토를 거쳐야 한다는 메세지가 나를 반겼다. 문득 당원가입에 왜 시도당 검토가 필요한지 생각해 봤다. 아마도 여러 사람들이 검증되지 않은 페이퍼를 뭉텅이로 가져와 강제로 가입시키고, 그것을 기반으로 여러 당내 선거 등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던 과거 '페이퍼 당원'을 뿌리뽑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 생각했다.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문자가 하나 왔다. 내가 당원에 가입되어 있으니 시도당에 문의하라는 내용이었다. 더민주가 창당된 이래, 자주 가는 커뮤니티에서 입당 러시가 벌어지던 때에도 꿈쩍하지 않았는데 이미 가입이 되어 있다니 무척 의아했다. 경기도당에 전화해봤더니 전북도당에 당적이 있다는 것만 확인해 줄 수 있고, 자세한 내용은 전북도당에 물어보라고 했다. 담당자의 목소리는 피곤한데다 짜증으로 얼룩져 있었다. 한국같은 정치에 쓸데없이 엄숙한 풍토에서 당원가입을 한다는 것 자체가 꽤 마음을 먹어야 하는 일인데 - 물론 대단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당제 민주국가에서 자기의 정견과 일치하는 정당에 당원으로 가입하는 것은 반드시 장려되어야 하며, 기초교육 과정에서도 소개해야 하는 아주 기초적인 내용이라 생각한다. - 그렇게 마음 먹고 전화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태도로 응대한다는 것이 마케팅 측면에서 딱히 좋아보이지는 않았다. 한 소리 할 수도 있었지만, 우선 내용 확인이 급해서 전북도당 전화번호만 안내 받고 전화를 황급히 끊었다.


전북도당에 전화를 해서 주민등록번호를 불러주니, 2004년에 당원으로 가입이 되어 있다고 했다. 최초 가입 당시 당이 어딘지 알 수 있냐고 물었더니 그것까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2004년이면 아마도 열린우리당이었을 것이다. 그 해에 노무현 탄핵이 있었고, 공세에 몰린 열린우리당에 힘을 싣기 위해 당원가입을 했었던 기억이 난다.


나는 그렇게 졸지에 13년차 더민주 당원이 됐다.


여담이지만, 이 전화를 끊고 다시 경기도당에 전화했더니 아까 전화받았던 그 분이 다시 받았다. 당적을 전북도당에서 경기도당으로 옮겼기 때문에, 당비납부약정을 위해서는 경기도당에 문의해야 한다고 전북도당에서 말해줘서 전화했다고 하니 또 막 짜증을 내면서 '아까 온라인 당원가입때 적으신 정보로 하면 되죠?'라고 말한다. 한마디 해야겠다 싶어 '이상한 사람들이 전화를 많이 하나봐요. 아니면 일이 많으시던가요.'라고 물었더니, '온라인 당원가입이 많아서 서둘러 하다보니 그렇게 됐다. 미안하다.'라고 말한다. 생각해보면 전북도당 당직자도 되게 짜증을 냈던 것 같다. 뭔가 이런 일 말고 다른 일이 많아서 그런가보다. 


전직 진보정당 당원으로서, 그리고 더민주 당원으로서 우리 동네 시도당을 책임지는 당직자의 노동환경을 보호해주길 중앙당에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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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과 민주당이라는 거대 양당이 무려 ‘정치개혁’을 하겠다며 아깝게 진[惜敗] 사람들에게 의석을 주는 제도(석패율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각자의 정치적 영유권인 영남과 호남에서 자리를 나눠먹는 것만으로 어떻게 ‘지역구도 타파’가 될 수 있다는 것인지 납득이 되지 않으며, 동시에 마땅히 정치적 파트너로 삼아야 할 다른 정당들은 배제한 채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에 유리한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움직임이 어떠한 의미에서 ‘정치개혁’이 될 수 있는지도 의문입니다.

석패율 제도는 정책 선거보다는 인물 중심의 선거 풍토를 강화할 뿐더러, 이와 맞물려 한국 정치의 고질적인 문제인 금권 선거와 공천권자 중심의 정치 풍토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이미 우리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돈봉투 파문으로 공천권자 중심, 인물 중심의 풍토가 얼마나 구태스러운지를 목격하고 있습니다.

또한 석패율 제도는 지역에서 이미 한 번 유권자들에 의해 심판받아 낙선한 후보자를 정당이 억지로 당선시키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선거 결과가 유권자의 의사를 반영하지 못하고, 기득권을 가진 정당의 의사에 좌지우지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면 대체 유권자들은 무슨 낙으로 선거에 참여해야 하는 걸까요? 실제로 석패율 제도를 먼저 도입한 일본 중의원 선거의 투표율은 선거가 거듭될수록 떨어지고 있습니다.

두 거대 정당이 ‘정치개혁’의 기치를 들고 선거제도를 손보겠다면, 유권자들의 의사가 최대한 반영될 수 있는 선거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마땅할 것입니다. 해답은 이미 있습니다.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의 도입과 비례대표 의석수의 확대가 그것입니다.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는 현존하는 선거제도 중 유권자의 의사를 가장 잘 반영하는 제도입니다.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하에서 치러지는 선거에서는 무수히 발생하는 사표로 인해 ‘정치적 사형선고’를 받는 유권자의 수가 현재보다 크게 줄어들 수 있습니다. 승자 독식의 독선적 구조가 판치는 현행 다수대표제를 채택한 나라들보다 비례대표제를 채택한 나라들의 평균 투표율이 높다는 사실은 이를 엿볼 수 있는 대표적 사례입니다.

뿐만 아닙니다. 비례대표제를 채택한 나라들에서 여성, 장애인, 성적 소수자, 소수 인종 등 사회적 소수자들의 원내 진입이 눈에 띄게 늘어났습니다.

어떻습니까,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이쯤이면 국내 도입이 시급하지 않겠습니까?


아, 물론 진보(개혁)가 잘났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진보는 어제도 그랬지만, 오늘도 그렇고, 아마 내일도 지금같이 시궁창같은 상태를 유지할 것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딱히 무슨 근거가 있어서 하는 주장은 아니다.

각설하고, 이 글에서는 무엇을 이야기할 것이냐면. '좌파, 우파'라 규정해야 할 시점에 왜 '진보, 보수'라는 말이 횡행하느냐다. 특히 반이명박 계열에서는 '진보'란 말이 무슨 '이명박 싫어'와 동급처럼 취급되는 것 같다. 덕분에 '진보'라는 말은 그 자체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더 나은'이란 선명한 이미지를 실추하게 되었는데, 나는 이것이 매우 정치적이고 권력적인 언어 사용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일단 왜 '진보'란 말이 '좌파'란 말보다 선호되는가를 생각해보자. 일단 '좌파'란 말이 가진 역사적인 어감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분단 국가였고, 이로 인한 몇 번의 갈등이 계속되는 동안 '좌파'란 단어는 곧 '북조선을 흠모하거나 혹은 그의 일원이 되고자 하는 자, 혹은 그 일원' 쯤으로 규정되어 버렸다. 최근에야 진보정치세력의 급격한 우경화로 인해, 그리고 밑도 끝도 없이 모든 것을 희화화시키는 현 정부 덕에 스스로를 '좌파'라 규정짓는 사람들이 많아졌지만 말이다.

이 이유도 이 이유지만, 나는 언론이나 정치세력에서 '진보'란 말을 선호하는 것이 곧 이들의 기득권 유지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야권의 주 전략은 '한나라당, 이명박 네거티브'인데, 이러한 네거티브의 원동력은 '한나라당 정권은 보수, 우리는 진보'라는 아이덴티티라고 생각한다. 즉, "현재의 정권은 '보수'인데 이러이러한 나쁜 상황들이 연출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진보'니까 (적어도) 이런 나쁜 상황들은 연출이 안 되지 않겠냐?"는 기대감에 호소하는 전략[각주:1]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몇몇 사람들이 '진보'라는 단어보다 '좌파'라는 단어를 생각하고, 이를 가지고 현 정치세력의 분류 기준으로 활용한다면 상황은 크게 바뀔 수밖에 없다. 모르긴 몰라도, 현재 '진보(개혁)' 진영의 맏형 뻘 쯤 되는 민주당은 (정도의 차이는 물론 있겠지만) 한나라당과 같은 범주인 '우파'에 속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민주당은 그들의 집권 플랜에 큰 타격을 입게 되는데, 역시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더 이상 그들의 존재를 한나라당과 구분지을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향신문이나 (특히) 한겨레, 오마이뉴스 같은 '진보' 언론에서, 그리고 힘 있는 야당이, 마치 '진보'가 야당 전체인 것처럼 호도하고, 덩치를 기준으로 '요즘 대세'인 것처럼 보도하는 것은 그들이 '우리편으로의 정권교체'를 희망하기 때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문제는 이런 얄팍한 프로파간다에 놀아나는 일부 '진보' 정치세력이다.

역사적으로 봐도 '진보' 정치세력은 불과 몇 전까지만 해도 한 줌이 채 되지 않았다. 2008년 총선까지만 해도 '진보 정치 세력'은 민주노동당이 자임했고, 민주당이나 열린우리당은 중도나 혹은 중도 우파를 자임했다.[각주:2] 2004년의 총선에서 이들은 "(한 줌도 안되는) 진보정치세력에게 표를 주면 사표가 된다. 우리(열린우리당)에게 표를 달라"고 공공연하게 말하고 다니기도 했다.[각주:3] 그런데 2011년이 되자, 기존에 중도(우파)를 자임했던 사람들이 정치, 경제, 사회적 입장은 그대로 유지한채 스스로를 '진보'라 이야기하고 민주노동당을 전신으로 하는 제도적 진보정당들에게 '우리가 남이가!'를 시전하고 있다. 재밌는 일이다. 이래서 정치를 살아있는 동물에 빗대는 모양이지. 훗.
  1. 사실 이건 한나라당이 되로 주고 말로 받는 형국이랄까. 노무현 정권이 무능한데, 우린 다를거야!라 주장하며 무려 '경제 대통령 이명박'을 내세웠던게 2007년의 상황이었다. 이게 똑같이 되풀이되고 있는 상황이니, 격세지감이라면 격세지감이랄까. [본문으로]
  2. 이건 내 얘기가 아니라, 정말 민주당이나 열린우리당이 자신을 이렇게 정의했다. 못 믿겠으면 그 당시 이들 정당의 강령을 읽어보라. 첫 머리부터 스스로를 중도(우파)라 정의하고 있다니까? [본문으로]
  3. 이 말을 누가 했는지 굳이 언급할 필요가 있겠나 싶다. [본문으로]

민주당의 복지클릭

2011. 1. 14. 09:56
회사라 (사실은 아는게 없어) 간단히 적습니다.

민주당이 당론으로 무상보육을 채택했다는 기사가 한겨레 1면에 실렸습니다. 엊그제까지는 무상의료를 이야기했던 것 같은데, 오늘은 무상보육을 이야기하다니 그들의 변신능력이 부러울 따름입니다. 진보진영에서는 민주당의 '증세없이 보편적 복지 가능하다'는 주장을 근거로 열심히 '의사(pseudo) 보편적 복지다'라 이야기하는 모양입니다만, 전 그런 네거티브 전술은 반드시 실패하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증세없는 보편적 복지는 불가합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한국같이 간접세 비중이 엄청나게 높은[각주:1] 나라, 그리고 뭐든 직접 부과되는게 아니면 쉽게 잊는 사람들이 많은 나라에서는 '증세없는 복지'는 가능하리라 봅니다. 간접세를 올려 증세를 하는건, 금방 잊혀져서 증세가 아닌 것처럼 여겨지니까요. 여튼 뭐 이 나라의 구조상 충분히 가능하고요.

사실 이거보다 중요한 이야기는, 복지는 진보의 전유물이 아니란 사실입니다. 한국 진보 바닥에서 복지만 부르짖는 멍청이들이 보배처럼 여기는 스칸디나비아 반도 3국을 떠올려봅시다. 거기서 복지란 이념은 이미 '보편적'이어서, 진보든 보수든 복지정책을 전면적으로 부정하진 않습니다. 뭐 물론 최근들어 '요람에서 무덤까지 국가가 책임지는건 부당하다'라 주장하고 그러한 생각을 정책으로서 구체화하는 보수 정치세력이 집권하긴 합니다만 - 그리고 조중동이 그 기사를 열라 신나게 베껴써대곤 했습니다만 - 그렇다 할지라도 홉스의 자연상태를 유지하는, 한국보단 엄연히 '문명적'인게 사실이잖아요?

그리고 놓치고 있는게 있는데, 하다못해 한나라당도 복지를 이야기하는 상황이란 겁니다. 그것이 선별적 복지라 비판받고 있습니다만, 어쨌든 모든 국민을 자연상태에 방치하겠다고 한 - 앞서부터 '자연상태' 이야길 합니다만, 사실 홉스 수준의 자연법 사상이 이전의 한나라당 노선보단 더 나을 겁니다 - 이전보다는 놀랍도록 문명화한 상태죠. 어쨌든 시민 전체의 생활 수준을 이전보다 상향평준화 하겠다는 의도는 엿보이니까요.[각주:2]

결론적으로 이 복지논쟁에서 손해보는건 진보란 사실입니다. 복지 프레임의 선두에 섰던 자들이 이젠 가장 밑바닥으로 끌려내려온 겁니다. 이런 현상은 절대 사회전체적으로 봤을때 나쁜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념의 다양성이랄지, 아니 톡까놓고 말해 진보의 성장에 있어선 아주 치명적인 손실로 작용하겠지요. 이건 누구 탓도 아니고, 복지 이외에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수단 마련에 게을렀던 진보정치세력 본인들의 탓입니다. 이번 일이 진정한 의미의 '진보의 재구성'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면 복지를 매개로 한 양당제의 고착은 불보듯 뻔해지겠지요.

덧. 일각에선 독일 녹색당 식의 이념 정당 모델을 '빛과 소금'이란 비유를 들어 깎아내리고, 복지제일주의를 외쳤었죠. 복지야 말로 대중적이므로 진보정당 성장의 모델로서 탁월하다고요. 근데 이제 그 주장도 실효된 것 아닌가 물어야겠습니다. '선명적'이라는 단어가 지방선거 이후 '외곬수'와 동치되고 있는 것 같은데, 선전을 하려면 선정적이든 선명적이든 경쟁자들과 차별은 둬야 하거든요. 근데 지금은 다 복지만 말하잖아요? 그러니까 너넨 안될거에요. 그니까 빨리 짐 싸서 그냥 민주당이랑 통합하세요.
  1. 국세 세수원 중 단연 1위가 바로 부가세입니다. 2위는 법인세, 3위는 소득세. (2009년 기준) [본문으로]
  2. 그리고 한국같이 부자에 대한 적개심이 넘치는 나라에선, 부자도 혜택을 받는 보편적 복지보다는 선별적 복지가 더 이해받기 쉬울 겁니다. (아니, '이유없는 적개심'이라니!) [본문으로]

  제목이 좀 거칠다. 속칭 국개론, 또는 국민개새끼론이 등장한게 아마 이명박 당선 즈음이 아니었던가 생각한다. 재산 하나 없는 사람들이 이전 정부의 종부세를 세금 폭탄이라며 비난하고, 상속할 재산도 없는 사람들이 법인세와 상속에 인하를 주장하는 한나라당을 선택하는 현실이 웃겨서였을 것이다. 그러나 국개론은 2008년 5월부터 타오른 촛불의 물결 속에 사그라드는 듯 했다. 하지만 점퍼 하나 챙겨입고 오뎅 먹으며 돌아다니는 모습과 내용도 하나 없는 '중도서민실용'이란 공허한 외침에 다시 이명박을 지지하고, 정치인으로서 마땅히 가져야할 정치적 소신 따위는 없이 그저 자신의 입신양명을 위한 삶을 살아온 사람이 재보선 여론조사 1위를 하는 현실은, 여전히 '국민들이 개새끼'라는 일부의 비아냥이 틀리지는 않았음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고 있다.

  안산 상록을 단일화 무산에 대해 야3당과 민주당이 서로 네 탓 내 탓을 하고 있지만, 진짜 문제는 철학없는 후보를 여론조사 1등으로 만들어 준 안산 상록을 유권자들에게 있다. 유권자들은 저 사람이 남은 2년 여의 임기동안 나와 내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따위에는 관심이 없다. 고작 지하철 노선 하나 지어다가 내 동네 집값만 올려주면 장땡일 뿐이다. '민주주의 따윈 얼마 정도 희생해도 좋다, 그저 내 목구녕에 밥만 쳐 넣어다오'라고 외치며 이명박을 찍었던 금수들의 본색이 다시 보이고 있다. 노무현이 죽었을 때, 김대중이 여생을 다 했을때 안타까워하던 인간들은 다 사라지고 그저 '이밥에 괴기국'이나 외치는 식귀들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노련한 조련사들은 그런 식귀들을 보며 즐거워 한다. 왜냐하면, 그 식귀들이 더 맛난 것을 먹을 수도 있지만 그저 내가 던져주는 먹이에 만족하고 살기 때문이다. 조삼모사에 만족하는 원숭이들이 아침과 저녁 모두 네 개씩 달라는데서 혁명은 시작한다. 뭘 해 볼 생각 따윈 엄두도 못내면서, '역시 좌파는 분열해서 망한다' 따위의 헛소리를 지껄이려거든 얼마전 결혼하신 그 분의 생생한 목소리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길 바란다.

"너나 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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