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설명이 미진한 부분은 아래에 트랙백 건, 2008년의 포스트를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이니 참고해주시길 바란다. (굽신굽신)


6월 13일


13일은 박물관섬 관람일로 잡았다. 계획을 잡고보니 월요일만 전일관광이 가능해 어쩌나 싶었는데, 다행히 박물관섬에 위치한 박물관/미술관 중 핵심적인 페르가몬 박물관을 포함해 몇 곳이 개관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당연히 첫 방문지는 페르가몬 미술관. 72시간동안 교통편과 박물관섬에 위치한 미술관/박물관을 무제한 탑승/입장할 수 있는 베를린 웰컴 카드를 어제 구매(34유로)했기 때문에, 입장권을 사려는 긴 줄을 유유히 지나 열 손가락 안에 들 순번으로 입장했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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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르가몬 박물관의 내부.



사실 이 박물관이 뭐냐면, 터키 근처에 있던 페르가몬이란 구 그리스 도시의 제단을 뜯어와 전시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는 곳이다. 예전 포스트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유럽에 위치한 대부분의 '유명한 박물관'들은 이렇게 20세기 초에 유럽을 휩쓸었던 제국주의의 혜택을 크게 받았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여정에는 없지만, 런던의 영국박물관이 자랑하는 최고의 전시품이란 바로 그리스의 아크로폴리스에서 떼어 온 프리츠인 것이나 여기 베를린의 페르가몬 박물관이 자랑하는 전시품이 페르가몬 신전인 것처럼 말이다. 그렇기 떄문에 대부분의 영역에서 선도적이고 상식적인 (체 하는) 유럽의 나라들이, 유독 약탈한 문화재를 다시 원 소재국으로 반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유네스코 결의안을 애써 무시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페르가몬 박물관을 나와서는 바로 옆에 위치한 구 국립박물관으로 향한다. 영국박물관에 못지 않은 이집트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네페르티티 왕비의 흉상이 유명한 곳이다. 현재 이 곳의 경우, 시간대 별로 한정된 인원만 입장시키고 있으며 보데슈트라세(Bodestraße)에 위치한 매표소에서 표를 구입할 수 있다. 베를린 웰컴 카드의 경우에도, 이 곳에 들러 웰컴카드를 보여주고 입장권을 받아 입장해야 한다.

점심은 근처 기차역 아래에 위치한 레스토랑에서 해결.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점심에는 '비즈니스 런치'라 해서 피자를 6.95유로에 제공하는 곳이라는 설명을 론리플래닛에서 듣고 방문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베를린 곳곳에는 비즈니스 런치를 운영하는 곳이 많다.) 근데 낌새가 이상했다. 물어보니 13일이 성령강림절 월요일이라 해서 독일의 공휴일이고, 그렇기 때문에 비즈니스 런치를 제공할 수 없다고 했다. 그때 일어났어야 했는데... 너무 배가 고파 그냥 피자 한 판에 음료수 하나씩 시켜 먹고나니 27.50유로, 계산서를 보니 봉사료가 포함이 되어 있지 않아 2유로를 웨이터 친구에게 주고 나니 29.50유로. 우리 돈으로 무려 4만 8천여원이나 되는 점심을 먹고 말았다. (아, 나는 봉이구나!) 다행히 피자 맛은 뒤떨어지지 않아 그걸 그냥 위안으로 삼았다고 전해진다. (참, 여기 피자 반 판도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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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대인 박물관의 한 곳.



다음으로 향한 곳은 유대인 박물관. 2008년에도 갔던 곳이지만, 여긴 갈 때마다 참 적응이 안되는 것 같다. 특히 최근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 정부의 태도를 본다면 '마음에 들지 않는다'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스라엘 정부=유대인"이란 등식이 꼭 성립되는 것도 아닌데다, 나찌의 만행에 의해 죽어간 유대인들을 추모할 수 있지 않나 싶긴 하다. 그러나 정서적으로나 역사적으로 이스라엘 정부와 유대인 커뮤니티를 떼고 생각할 수는 없을 뿐더러, 이 박물관의 전시품 중 절반 가량은 '위대한 유대인'이라는 상징(예, 유대인 위인들의 생애를 설명한다거나 - 괴테 같은 경우엔 나찌 통치 시절과 시대적으로 맞지도 않다!)을 내부적으로나 외부적으로 공유하기 위한 프로파간다 쯤으로 생각되므로 비판의 칼날을 치우긴 어려울 것 같다.

13일의 마지막은 브란덴부르크 문에서. 프로이센 왕국의 개선문으로 사용되기도 하였으며, 분단 독일 당시에는 동서를 가르는 관문의 역할을 하기도 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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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란덴부르크 문.



파리나 평양의 개선문과 같이, 대개의 개선문들은 로마의 포로로마눔 근처의 로마 시대의 티투스나 아우구스투스 개선문을 모방하고 있으나 베를린의 브란덴부르크 문은 아테네 아크로폴리스의 입구에 있는 프로필라리아 문을 모방해 건립되었다. 문 위에는 승리의 여신 빅토리아를 태운 사두마차 조각이 올라가 있다. 이 조각은 문이 완공되고 4년이 지난 후인 1795년에 제작된 것으로, 나폴레옹이 1806년에 강탈해 갔다가 실각한 후 다시 되찾아 온 것이라고 전한다. 승리의 여신이 들고 있는, 독수리가 올라가 있는 철 십자가는 처음부터 있었던 것이 아니라 1814년, 조각을 되찾아 올 때 이를 기념하기 위해 추가한 것인데 원래 문과 조각이 각각 문화, 학문, 평화를 상징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십자가를 올릴 때 많은 논란이 있었다고 한다.


6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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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트사이드 갤러리의 도입부.



14일은 베를린에서의 마지막 날. 일단 숙소 근처의 이스트사이드갤러리로 향했다. 이스트사이드 갤러리[각주:1]는 1990년 스코틀랜드 미술가인 크리스 맥린의 주장에 동조하는 일군의 미술가들이 모여 꾸민 곳이다. 1.6Km의 장벽에 이 미술가들이 각자 그림을 그린 것인데, 2009년에 다시 재도색 되기도 했다. 사실 여기서 가장 눈에 띄는건 동독의 마지막 총리였던 에리히 호네커의 '형제키스'. 호네커의 재임 기간 중 동독을 방문한 모든 동구권 인사들이 이 키스를 받았다는데, 다들 그닥 좋아하진 않았다지. 자세한 내막에 대해선 2008년에 작성한 포스트를 참고하기 바란다.

나는 통일국가의 분단국가인(人) - http://www.philobiblic.pe.kr/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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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네커의 형제키스. (이런 키스는 당하고 싶지 않다! 너무 끈적해!)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알렉산더 광장(Alexander Platz)다. 운터 덴 린덴과 함께 동독의 중심가였던 곳으로, 동베를린의 시청으로 쓰였던 '붉은 시청'이 자리잡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여기서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TV송신탑(Fernsehturm)' 되겠다. 이것이 지어지기 전까진 얼마 전에 다녀온 쾰른 대성당이 독일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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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렉산더 광장에 위치한 붉은시청과 넵튠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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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 송신탑, 페른제투름.



세계 우애를 위하겠답시고 지은 만국시계도 있는데, 베를린 시민들 사이에선 '우라니아'라 불린다. 역시 팔은 안으로 굽는지, GMT +09:00 섹션에서 상위는 평양이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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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라니아. 평양이란 글씨가 선명하다.



알렉산더 광장을 따라 걷다보니 루스트가르텐(Lustgarten)과 베를린 돔을 만났다. 이 앞에서 100번을 타고, 바로 카이저 빌헬름 교회로 향했다. 카이저 빌헬름 교회는 19세기 말에 완공되어, 합스부르크 왕가의 카이저 황제를 위해 헌납되었으나 세계 제2차 대전 도중 반파되어 흉물로 변하고 만다. 이를 동독에서 1960년대에 재건축하며, 애당초에는 원래의 교회를 부수려고 하였으나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사적물을 없앨 수는 없다'는 베를린 시민들의 집단 항의에 힘입어 현재와 같은 틀(원래의 카이저 빌헬름 교회를 새로 지은 현대적 교회가 둘러싸고 있는 형태)을 이룰 수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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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이저 빌헬름 교회가 개보수 중임을 알리는 표지판.



원래는 개방되어 있어, 입장하지 않고도 총탄자국이 선명한 교회의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현재는 개보수 중으로, 외관은 보기가 어렵고 내부 돔은 여전히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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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를린 돔과 페른제투름.



베를린의 마지막 방문지는 제국의회 의사당(Reichstag)... 이었습니다만... 애초 2008년에 베를린을 방문했을 때는 줄을 서서 기다려도 볼 수 있었는데, 오늘 가보니 인터넷 예약을 우선으로 하고 남는 자리에 한해 현장 예약을 통해 개방하고 있었다. 결론적으로 옛 기억만 믿다가 완전 망해버린 꼴이 되었는데, 아마 이건 이번 여행에서 얻은 중요한 교훈의 한 자락이 될 지도 모르겠다. "옛 정보에 의존하지 말고, 새 정보를 찾아보자!" 제국의회 의사당 입장은 여기서 예약할 수 있다. → http://www.bundestag.de/htdocs_e/visits/kupp.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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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국의회 의사당.



이제 살고 싶은 도시 베를린을 뒤로 하고, 천년 고도 프라하로 향한다. 프라하에선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이상하게 지난번 여행보다 더 교묘하게 다사다난한 기분이다. =_=


  1. 이 곳 말고도 베를린에는 장벽을 소재로 한 박물관이 두 곳 더 있다. 한 곳은 잘 알려진 체크 포인트 찰리로, 찰리 검문소 주변에 위치하고 있으며 주로 첩보영화에서나 볼 법한 담 넘는 기상천외한 방법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다른 한 곳은 북역 근처에 위치한 베를린 장벽 기념관(Mauergeden kstaette)으로 베르나우어슈트라세 111번지에 위치하고 있다. 이 곳은 구태여 꾸미지 않고, 대신 옛 경계지대에 6m 높이의 철벽을 세워놓아 장벽의 막막함을 느끼게 하고 있다. 사실 베를린 장벽 그대로를 느끼고 싶다면 이스트사이드 갤러리나, 체크포인트 찰리보다는 마우어게덴을 가보기를 추천하고 싶다. [본문으로]
집을 떠난지 나흘째, 강행군의 여파가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 특히나 로텐부르크 o.d.T와 같은, 내륙의 외진 지역은 열차를 타고 가더라도 최소 세 번은 갈아타야 하기 때문에, 꽤 중한 피로감을 수반하기 마련이다. (말이 어렵지만, 정리하면 이렇다. 어제 블로그에 포스팅을 못한 것은 너무 졸렸기 때문이다!)

쾰른에서 세 번을 갈아타고, 로텐부르크에 도착했다. 갈아타는 것 때문에 로텐부르크를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는데, 막상 해보니 그렇게 복잡하진 않은 것 같다. 정리하면 대도시에서 뷔르츠부르크까지 갔다가, 슈타이나흐(Steinach) 행 열차를 탑승. 다시 슈타이나흐에서 로텐부르크로 가는 열차를 타면 된다. (그나마 슈타이나흐-로텐부르크 구간은 로텐부르크가 종점인 기차 단 한 대만 운영되고 있다.)

대한항공의 CF를 통해서도 알려진 것이지만, 기나긴 30년 전쟁에도 이 도시가 안전했던 것은 당시 시장이 황제측 사자와 '3L 와인 단숨에 들이키기' 내기를 하여 성공했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역시 예나 지금이나 인생은 한 방이랄까...

어쨌거나 그 노력의 결과로 로텐부르크는 지금 로만틱 가도와 고성 가도의 교차점으로서, '중세 독일의 진주'라는 평까지 얻는 위엄을 누리게 되었으니 역시 인생은 한 방(...)이란 말이 맞다.

로텐부르크 시청 앞. 비수기임에도 많은 관광객들이 돌아다니고 있다.SONY | SLT-A55V | Normal program | Pattern | 1/100sec | F/11.0 | 0.00 EV | 18.0mm | ISO-100 | Off Compulsory | 2011:06:11 22:27:29

▲ 로텐부르크 시청



그냥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는 도시라지만, 그래도 역시 여행에는 먹을게 있어야 한다. 슈네발렌이란 과자가 이 도시의 명물인데, 페이스트리를 설탕이나 땅콩 등에 버무린 과자다. 하얀 슈거파우더를 뒤집어 쓴 모습이 마치 눈뭉치와 같다고 해서 지어진 그 이름, 슈네발렌. 도시 곳곳에서 판매하지만, '100배 즐기기'에서는 유명한 집을 소개해줬는데 09년판 책 기준으로 모호한 주소만 하나 제시했을 뿐 지도에 표시까진 해주지 않았다. 구글에서 찾아보니 여기라고 한다. http://bit.ly/ikybqJ 



제과점 창문 안쪽으로 가득 쌓인 슈네발렌이 보인다. 맛있게 생겼다.SONY | SLT-A55V | Normal program | Pattern | 1/80sec | F/5.6 | 0.00 EV | 18.0mm | ISO-100 | Off Compulsory | 2011:06:11 22:26:20

▲ 제과점 앞에 쌓인 슈네발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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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텐부르크 시청의



마침 주말이어서 그랬는지, 축제가 있다며 입구에서 입장료를 내라고 한다. 1인당 2.5유로였는데, 처음엔 낼까말까 반신반의하다가 그냥 냈다. 사실 2.5유로에 무엇이 들어있는지에 대해선 알아보지 않았지만, 마을 사람들이 주말도 반납하고 열심히 코스프레를 하는데 그 정도는 내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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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식 차량을 탄 할아버지. 자체 행사 중 하나였다.



한참을 돌아다니다 다시 중심가인 시청광장으로 돌아오니, 왠 사람들이 가득 모여있다. 분위기를 보아하니 가장행렬을 할 모양이던데, 실제로 그랬다. 한참 쫓아가다보니 한 켠에 마련한 특설행사장으로 이어졌고 거기에선 맥주와 소시지가 제공되고 있었다. 물론 무료는 아니었고, 추가 금액이 15유로 정도 필요했던 것 같다. (애당초 입장료를 12유로 낸 사람은 추가요금 없었음.)


그 주지육림(!)의 행사에 참가하고 싶었으나, 엄마와 나는 그 돈이 아깝지 않게 뭘 먹을 깜냥이 안되었고 대략 6시간을 넘게 걸었던 탓에 매우 피곤한 상태였다. 게다가 직전 동네 할아버지가 하는 주점에서 500cc들이 둥켈과 필센을 먹은 영향도 있었다. 때문에 그냥 이 좋은 기회를 저버리고 그냥 호텔로 직행. 가자마자 꿈같은 하루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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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행렬을 준비중인 사람들.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역으로 향했다. 베를린으로 가는 길은 온 길의 역순. 로텐부르크 역에서 기차를 타고 슈나이나흐에 일단 가서, 뷔르츠부르크 행 열차를 타면 이 시간을 잃어버린 세계로부터 빠져나올 수 있게 된다. 바이에른이여 일단 안녕!


난감했던 건 뷔르츠부르크에서 괴팅엔까지는 잘 왔는데, 괴팅엔에서 베를린 가는 ICE가 급작스럽게 취소되었던 일이다. 우리 뿐만 아니라, 그 열차를 타려 했던 사람들 모두 패닉. 역무원은 ICE 대신 IC가 대체편성되었다며, 예약과 관계없이 탑승하면 된다고 계속 말했지만... 어차피 독일패스 때문에 예약과 관계없는 우리는 그냥 이래저래 어려워진 상황. 아무리 예약을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빈 자리를 찾아 앉으면 되는게 유럽 기차여행의 매력인데 모두가 다 예약하지 않은 상황이라면 짝을 찾아 앉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우려한 바 대로, 기차에 오르니 이미 기차 안은 아수라장. 게다가 구형 IC여서 큰 짐을 넣기도 어정쩡한 구조였다. 하지만 어떻게 어떻게 끼어 앉아 결국 목적지인 베를린에 도착했다.


호스텔에서 체크인을 하고, - 이 호스텔에 관해서는 내일이나 모레 쯤 따로 포스팅을 하려고 한다 - 월요일에 휴관하는 게말트 미술관을 헐레벌떡 찾아가서 관람을 한 후에, 북역 근처의 베를린 장벽 기념유적을 방문했다. 일단 베를린 이야기는 이 쯤 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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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를린의 자랑.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공연장. 건물이 참 포스트모던하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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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역에 위치한 베를린장벽 유적. 61년부터 91년까지 이 곳의 장벽을 넘다가 사망한 사람들의 사진이 걸려있다.



- 포스팅 작성의 변

  귀국한지 일주일이나 넘어서 후기를 올리게 됐다. 날이 지날수록 기억은 희미해지고, 감흥은 사라진다. 이렇게 우물쭈물하다가 후기를 못 쓴 여행이 몇 차례나 되는 걸 잘 알기 때문에, 이번에는 어떻게든 정리하는 시간을 마련해보려고 마음을 다잡았다. 이 글의 목적은 동일한 루트로 유럽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아직 연재를 위한 글의 큰 얼개는 없다. 다만 항공권 구입부터 숙소예약, 패스 구입 등 출국 전 준비단계부터 현지 교통패스 구입, 수표 환전, 씨티은행의 접근성 등 현지생활에 대한 정보를 나열하는 동시에, 내가 다녀왔던 숙박시설, 여행지, 가이드 북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내려볼까 한다. 아마도 이 작업은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이며, 포스팅 중간중간에 계획이 수정될 수도 있겠다. 특히나 '전반적인 평가' 부분은 개인적인 주장이 강하게 드러날 부분이라 조금 걱정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고환율 등으로 인한 어려운 상황에 나간 탓에 외화 낭비를 하고 온 사람으로서, 이 정도의 정보는 인터넷의 바다에 풀어주는 것이 낭비에 대한 도리이며 스스로를 위한 위안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 전반적인 개요

  이러쿵저러쿵 하기 이전에, 내가 어떤 목적으로 얼마동안 어느 곳을 다녔는지와 같은 정보를 설명하는 것이 앞으로 작성될 포스팅들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다녀온 여행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일자 : 2008년 7월 8일부터 2008년 8월 19일까지, 총 42일간

▶ 비행편 : 아시아나 항공 영국 런던 히드로 IN(OZ521) - 프랑스 파리 샤를 드 골 OUT(OZ502),
              TAX 및 유류할증료 포함하여 1,092,000원에 구입.

▶ 방문목적 : 애초에는 '그냥 나가는게 좋다'였으나, 갈수록 '유럽 예술사 탐방'으로 전환.

▶ 방문국가 및 도시
   영국 - 런던
   그리스 - 아테네, 델포이
   이탈리아 - 로마, 아씨지, 피사, 피렌체, 밀라노, 베네치아
   오스트리아 - 빈, 잘츠부르크
   체코 - 프라하, 까를로비 바리
   독일 - 뮌헨, 베를린, 프랑크푸르트, 하이델베르크
   프랑스 - 파리, 보르도

▶ 숙박시설
  주로 한인민박 이용. '기왕 나간거 무슨 한국 사람 집을 찾아가느냐'라 할 수 있겠지만, 식사 제공 등을 따져보면 한인민박이 경제적이기 때문에 선택하게 됨. 늘 그렇지만 베스트와 워스트 존재. 유스호스텔은 빈과 베를린에서 이용.

▶ 교통편 : 주로 유레일 패스로 이동. 런던에서 아테네로 넘어갈때는 이지젯 이용.

▶ 기타사항 : 씨티 국제현금카드 소지, 국제학생증(ISIC) 소지

  베를린에서의 마지막 날. 오늘은 베를린 장벽을 키워드로 베를린을 뒤져보기로 했다. 해서 첫번째 코스는 당연히 장벽이 남아있는 이스트사이드 갤러리. 웜뱃이 위치한 로자 룩셈부르크 거리에서 트램으로 20분쯤 거리에 위치한 곳이다. 상당수의 볼거리들이 구 동독지역에 몰려있기 때문에, 현재 대다수의 숙소들이 구 동독 쪽에 있다고 한다. 웜뱃 역시 마찬가지.

  누군가 평양에 간 소감 중에서 가장 인상깊은 것을 물었을 때, 대로변에 위치한 집단주택이었다고 한 글을 읽은 기억이 있다. 집 > 아파트 단지 > 대로의 과정을 거치는 남한과 달리, 집 > 대로로 직행하는 북한의 가옥구조는, 개인을 사회에 편입시키려는 권력의 의도가 숨겨져 있다는 것이었다. 그 글을 읽었을 때에는 꽤 맞는 해석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유럽 여러나라를 돌아다니다 보니, 어디든 집단가옥의 경우에 정문이 대로와 맞닿아 있다는 걸 발견했다. 우리가 단지를 대로와 집을 구분짓는 기준으로 삼는다면, 그들은 집 > 골목 > 대로의 구성을 취하고 있는 거다. '단지'라는 구분 단위는 아마도 한국만의 특수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기사 물론 골목과 대로는 꽤 차이가 난다. 아마도 그 글의 글쓴이 역시, 골목과 대로를 구분지어 생각했을 것이다.

  구 서베를린 지역과 달리 구 동베를린 지역의 건물들은 모두 거대한 장방형 콘트리트 구조물들로 되어있다. 그것은 아마도 권력의 위대함을 이야기하는 동시에, 공산주의가 추구했던 효율적인 공간이용을 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둘은 꽤 어울리는 것 같으면서도 이질적이다. 만수궁이나 김일성 대학같은 건물들은 거대하지만, 그다지 효율적일 것 같지는 않다. 어쨌거나, 가옥들은 인민의 균등한 삶을 위해 동일한 건축자재를 통해 동일한 크기의 창문과 동일한 크기의 대문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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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램에서 내려 조금 걷다보니 이스트사이드 갤러리라 적힌 장벽의 흔적이 보인다. 나는 다른 쪽에서 왔지만, 베를린 동역 방향에서 봐도 괜찮다. 시작부분은 꽤 오래된 작품들이고, 베를린 동역 쪽에 있는 장벽은 2006년에 새로 그린 것들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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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름이 끼치는지. 이 키스를 가리켜 '형제키스'라고 한다. 이른바 사회주의적 동지애를 표현하는 극렬한 방식 중 하나인데, 동독 건설 30주년을 맞아 동독을 방문한 소련의 서기장 브레즈네프와 당시 동독의 수상이었던 호네커가 나누는 찐한 형제키스를 풍자해놓은 것이다. 물론 사회주의권에서 이 형제키스는 일반적인 것이지만, 호네커의 이 키스는 유독 찐하다고 하다. 호네커의 재임 당시 동독을 방문했던 사회주의권 인사들이 모두 이 키스를 받았다고 전해진다. 이 키스에 대해 폴란드의 독재자였던 야루젤스키는 이렇게 표현했다.

'그와의 키스는 구역질이 날 정도였다.'



  어쨌거나, 호네커란 이름을 들을 때마다 나는 영화 <타인의 삶>을 생각한다. 호네커에 대한 신랄한 풍자성 농담을 건네다 우편국 직원으로 격하되는 그 귀여운 정보부 직원이 기억나서다. 베를린을 다니면서 영화 속 분위기를 느껴보려고 했지만, 베를린 사람들도 그런 기억을 가지고 싶지 않아서 그런지 구 동독 지역에서도 그런 분위기는 많이 사라졌다. 슈타지의 행각을 모아놓은 슈타지 박물관을 가볼걸 그랬나보다. 어쨌거나 정말 여운이 남는 마지막 장면.


'nein, das ist fuer mich' (아니요, 이건 저를 위한 거에요.)


  비즐러를 연기했던 배우 울리쉬 뮤흐는 작년에 위암으로 숨을 거두었다고. 이제나마 알았다는 사실에 미안함을 표하며, 동시에 조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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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끝이 찡한 것은 내가 민족주의자이기 때문일까. 전 세계에서 몇 남지 않은 분단국가에 사는 원주민인 나는, 어찌되었건 통일이 된 나라의 '자랑스러운 상처'를 보고 부러웠다. 우리도 언젠가 휴전선 철책을 전세계인들에게 관광상품으로 내놓을 수 있을거다.

  다음으로 향한 곳은 '체크 포인트 찰리'. 베를린 장벽이 존재할때 연합군 진영의 검문소로 사용되었던 건물이다. '찰리'는 사람 이름이 아니라, C를 말하는 암구호. A는 알파, B는 브라보, C는 찰리, D는 델타... 이런 식으로 알파벳을 말함으로서 무전통신에서 헷갈리지 않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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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란덴부르크 문 앞에서도 봤지만, 여기에서도 미 군복과 프랑스 군복을 입은 남자 둘이 사진을 찍고 돈을 요구한다. 한편에서는 구 서독, 구 동독, 구 소련의 입국도장을 찍어주고 10유로를 받고 있다. 감회가 남다르다면 찍어도 좋을듯.

  독일의 또다른 아픈 기억, 유태인 학살의 기억을 돌아보려 유태인 박물관에 갔다. 이 곳은 그 상징성 이외에도 다니엘 리베스킨트가 설계한 혁신적인 디자인의 건물로도 유명하다. 이전까지 리베스킨트는 그의 설계가 너무나도 독창적이고 난해해서, 현실화 될 수 없었기에 '페이퍼 아키텍쳐'라는 비웃음을 들었어야 했다. 베를린의 유태인 박물관은 그에게 그 꼬리표를 뗄 수 있도록 한 첫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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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의 도시, 베를린을 느껴보기 위해 필하모니를 찾았다. 세계 3대 필하모니에 속하는 베를린 필하모니는 전설적인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의 존재로 더 유명해졌다. 우연찮게 빈의 레오폴드 미술관에서 빈 필 당시의 카라얀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볼 수 있었는데, 역시나 그는 고전음악계의 제임스 딘이었다. 어쩜 그렇게 카리스마 있고 멋진지... 그런 카리스마 때문인지 사람들은 카라얀이 지휘하고 베를린 필이 연주한 베토벤의 교향곡을 최고로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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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를린 필이 위치한 거리는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슈트라세'. 기가 막힌 네이밍 센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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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도 좀 남아 티어가르텐을 걷다가 만난 전승기념탑. 비록 제1차, 제2차 세계대전 모두에서 진 독일이지만 그렇다고 전승의 역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 기념비는 프러시안 시대에 벌어진 전승을 기념하기 위해 건설된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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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를린 Hbf. 2006년 월드컵을 맞아 기존의 초 역을 대체하는 중심역으로 개관하였다. 현대적인 외관과 시설이 꽤 맘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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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트사이드 갤러리 완주 후 만난 베를린 동역 내 맥카페. 밀크커피를 시키니 초콜렛 하나와 저렇게 큰 타셰에 하나 가득 따라준다. 생각보다 맛있어서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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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겸댕이 2008.08.09 20:32

    헐랭 난 정말 뭘 잘못봐도 한참 잘못 본 것 같고만
    분명 같은 곳을 갔는데 내가 보지 못한 것들이 너무 많군 ㅜㅜ

  2. dabar 2008.08.09 22:19

    혼자하는 여행이라 더욱 많은 걸 보고 느끼는 것 같다.

    이제 말복을 지나 한여름의 더위도 꺾여야 하는데 아직은 덥다.

    어제 왼종일 자던 희는 오늘은 시차적응이 완전히 된 듯.


  씨티은행이 있다는 쿠담 거리의 KaDeWa 백화점 앞으로 아침부터 달려갔다. 돈이 있어야 뭘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나 할까나. 돈을 찾고 사람 적은 베를린의 중심가를 배회하다보니 역사적 기념물과 마주쳤다. 그 이름, '카이저 빌헬름 교회'.

  베를린 초 역 앞에 있는 이 교회는 영국군의 베를린 폭격 당시 저렇게 앙상한 모습만 남게 되었다고 한다. 벽에는 여전히 총탄에 맞은 자국이 있고, 탑 하나는 무너지고 다른 하나는 반쯤 무너진채 저렇게 서 있다. 이것을 허물지 않는 이유는 독일 국민들이 스스로가 전범이었음을 기억하고 사죄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어떤 나라의 사람들은 '부역한 게 무슨 죄냐'고 하면서 더 떳떳해하는데, 이런 사람들도 있는걸 보면 참... 뭐라 말해야 할지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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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 역의 S-bahn을 타고 운터 덴 린덴으로 직행. 운터 덴 린덴은 본디 동독의 중심지였다고 하는데, 통일이 된 덕분에 이렇게 거닐어 볼 수도 있게 되었다. 실제로 운터 덴 린덴의 끝에 있는 브란덴부르크 문은 베를린 장벽과 함께 동독과 서독을 나누는 문이었다고 한다. 일종의 국경이었던 셈인데, 그런 이유에선지 문 앞에서는 소련 군과 미국 군의 옷을 입고 각자의 깃발을 들고서 관광객과 사진을 찍어주고 돈을 받는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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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란덴부르크 문 옆에 있는 제국의회 의사당은 바이마르 헌법이 가결되고 히틀러가 수상에 오르는 등 여러 역사적 사건의 중심에 있는 곳이다. 특히나 독일 통일에 대한 안건이 가결되는 등 다사다난한 독일사의 중심에 있다고나 할까. 이 곳이 유명한 이유는 99년에 설치된 유리돔 때문이다. 이 유리돔에 서면 베를린의 주요 건물들이 한 눈에 들어오는데, 그 광경이 일품이다. 더불어 1층에 설치된 사진들은 제국의회 의사당에서 벌어졌던 여러 사건들을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이런 이유에선지 대지미술가 장 클로드와 크리스토는 <베를린 제국의사당 프로젝트>란 포장미술을 95년에 선보였다. KBS 창사 80주년 기념 다큐멘터리 '미술'에서는 이 작품에 대한 스토리들을 설명하고 있으니, 관심 있는 사람은 봐도 좋을듯. 물론 이 프로젝트가 중심주제가 아니라 워홀로 대표되는 현대미술의 흐름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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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국의회 의사당 구경을 마치고는 운터 덴 린덴을 걸어봤다. 걷다가 눈에 들어온 도이체 구겐하임 미술관. 도이체 방크와 구겐하임 재단이 설립한 곳으로서 연중 다양한 현대미술을 전시한다고 했다. 베네치아에 갔을때, 하필 휴관일에 가는 바람에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에 가지 못한게 아쉬웠는데 이 곳에라도 갈 수 있어 좋았다.

  미술관을 몇 개 다니다보니, 요새 유럽에서 유행하는 미술 사조가 조금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초현실주의와 '젠더의 장을 깨고 성을 전면에 드러내는 그런 주제'가 유행하는 것 같은데, 그 중에서도 여성주의적인 이 미술사조가 꽤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모양이다. 런던의 테이트 모던과 뮌헨의 모던 피나코텍, 그리고 여기 베를린의 도이체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동일한 작가의 동일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다는 건 그런 사실을 반증하는게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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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변을 따라 걷다 만난 훔볼트 대학. 독일 물 좀 드셨다는 국내 교수님들이 한 번씩 말씀하시는 그 대학이다. 나치에 저항하다가 대부분의 교수들이 총살당하거나 쫓겨나고, 그것도 모자라 나치에 의해 도서관의 장서가 모조리 불타버린 그런 투쟁의 역사를 가진 대학이다. 그러나저러나 역사적으로 독재정권은 공통점을 갖는데, 바로 이 '분서갱유'다. 책을 불사르고 지식인을 잡아넣는 것은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서양 애들의 옛말이 얼마나 맞는지를 이야기한다고 하겠다. 어쩜 방통위가 포털을 옥죄려고 하는 지금의 현실은 역사적 발전과정에서 봤을때 매우 당연한 일인지도.

  사실 현 정부가 스스로를 민주적 절차에 의해 구성된 '민주정부'라 하면서 타도를 외치는 것은 반민주적이라 이야기하는데,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나치도 정상적인 총선에 의해 다수당이 되었고 히틀러 역시 제국의회 의사당에서 독일인의 99%의 지지를 얻고 수상에 취임했다. 더 적나라하게 표현해주면, 이북에 있는 김씨 부자의 정권도 사실은 인민의 '렬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는 사실. 세뇌되었기 때문이라고 변명한다면, 밑도 끝도 없이 '경제를 살리겠다'는 한 마디로 지지를 얻은 당신들도 별반 차이가 없다는 거. 사실은 당신들의 그 허접한 선거용 멘트에 꺼뻑 넘어간 사람들도 문제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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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훔볼트 대학 너머 저 편에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문화지역인 '박물관 섬'이 있다. 여러 개의 박물관이 있지만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 곳 페르가몬 박물관. 터키의 페르가몬 신전을 그대로 옮겨온 것이라 한다. 이런 사실을 근거로 유럽에서 가장 가볼 만한 박물관이라 이야기하는 가이드북도 있던데, 생각해 봐라. 경복궁 뜯어다가 미국에 옮겨놔서 '볼 만 하다'라 이야기하는게 과연 정상적인 건지. 이건 그야말로 제국주의의 산물일 뿐이다.

  참, 바빌론 전때문에 목요일 저녁에 있는 무료 입장은 당분간 없다고 한다. 근데 뭐 돈 내고 가볼만 하다. 이번 전시회에는 루브르 박물관과 대영박물관의 협조가 있었다고 하니, 제국주의가 침탈한 주변부의 문화재가 어떻게 잘 보존되고 있는지 보고 싶으면 꼭 가봐도 좋을듯.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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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츠담 광장에서 본 빌딩들. 베를린의 매력은 이런게 아닌가 싶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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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겸댕이 2008.08.09 20:36

    쿄쿄 바빌론전 좋았지 난 상설전시보다 바빌론전이 훨씬 좋았다규
    여튼 저 유리 돔에 올라가보고 싶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았어 ㅜㅜ
    욱이 참 잘다니고 있구나 우훅이히 역시 똑똑해
    이거 지우지마!!!!!!!!!!!!!!!!1

  2. dabar 2008.08.09 22:23

    결코 관심이 없어진 것 아니지...

    아들이 여행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 같아서
    그리고 이제는 걱정을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서...

    아무튼 남은 기간도...건겅과 행운이 가득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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