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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記/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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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31일의 일기 1. 신한 더 클래식 카드, 안녕! 신한 더 클래식 카드는 좋은 카드다. 연회비가 10만원인데, 무이자할부도 실적으로 인정하여 항공마일리지를 쌓아주는데다 실적이 없어도 공항 라운지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PP카드도 발급해준다. 요즘 카드들이 '무이자할부'도 실적이라며, 할부이자 면제를 혜택이라고 보여주며 실적에서 제외하거나 전월 일정 금액 이상 사용해야 공항 라운지를 겨우 한 번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것을 생각하면 엄청난 혜택이다. 그래서인지 이 카드는 어느 순간 휙 하고 단종되었다. 그런 카드가 8월자로 만료된다. 상술하였듯 단종된 카드기 때문에 연장 발급도 되지 않는다. 비슷한 카드를 찾으려고 봤더니 연회비가 20만원이더라. 물론 연회비가 20만원이어도 무이자할부까지 실적으로 인정해주지는..
시대의 자유인이자 자주인이 가시다 한평생 본인의 능력 내에서 본인의 노력을 기울여 다른 사람에게 폐 끼치지 않고 사셨으며, 명확한 본인의 생각이 있으셨으나 그 생각을 남에게는 강요하지 않으셨던 제 외조부께서 지난 일요일에 별세하셨습니다. 옛 사람으로서 요즘 사람들에게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있음에도 그것에 대해 쉬이 지적하지 않으셨고, 구순이 지난 시점에도 할머니나 며느리들, 딸들에게 '내 밥 안 챙겨준다'고 말하기보다는 본인이 직접 좋아하시던 라면을 끓여 알아서 끼니를 챙기셨으며, 군인으로 전쟁을 겪은 사람으로서 한평생 보수세력에 대한 지지를 표하셨으나 그에 반대하는 정치성향을 지닌 아들, 딸들에게 한 번도 본인의 정치신념을 강요하지 않으셨던 분이셨습니다. 할아버지가 보여주시던 여유와 자립심에 대해서는 제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꼭 제 삶..
그 즈음의 기억 아침에 실시간 생중계는 못 보고, 좀 지나 녹화본으로 추도식을 보다가 펑펑 울었다. 노 대통령이 대선 캠페인으로 썼던 '상록수' 연주 장면에 여러 사람들의 노래를 합쳐 함께 부르는 식으로 재구성을 한 비디오 때문이었다. 요즘 일이 많긴 했다. 어렵게 취직해서 5년 동안 열심히 공들였더니, 대표이사가 제깟놈 연임해야겠다며, 위기극복 시나리오 만드느라 없는 위기설 만들어가며 무급휴직 운운하는게 서럽기도 했고, 올 초부터 아프셨던 외조부가 며칠 전부터 떠나가실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고, 헤어지고 나서 몇 번 한 소개팅에서 잘 될 것 같았는데 거절도 당하고 해서 힘든 5월이었다. 그렇잖아도 퍽퍽 울고 싶었는데 - 웃기게도 - 별 이유가 없어서 못 울던 차였는데, 기타 치는 노 대통령을 보고 콧등이 시큰..
혼자 걷는 길 한 해 전을 생각한다. 새벽 비행기를 타고 인천에서 두바이로, 두바이에서 다시 프랑크푸르트로. 프랑크푸르트에서 차를 빌려 로만틱가도로, 드레스덴으로, 베를린으로, 그리고 함부르크로 쏘다니다가 다시 함부르크에서 두바이로, 두바이에서 인천으로 왔던 여정. 베를린에서는 조성진의 공연을 봤고, 라이프치히에서는 게반트하우스 관현악단의 프로그램을 보며,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 되는 2020년에 독일을 재방문하겠다고 말했었다. 제철이라는 슈파겔을 시장에서 사다가 에어비앤비로 빌린 집에서 이래저래 삶아도 먹어보고 볶아도 먹었었다. 함부르크로 가는 길에 있던 슈베린에서는 오래된 슈베린 궁에 들어가 튤립은 어떻게 심는지, 실제 현지인들은 슈파겔을 어떻게 먹는지 보려고 슈파겔 수프도 사서 먹었었다. 코로나 19가 지배하는..
열받았던 기억 최근에 직장 선배로부터 소개팅을 받았다. 예쁘고 귀여운 사람이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나와 비슷한 점이 많았지만 내가 가지지 못한 장점이 정말 많다는 것이었다. 그 점이 참 좋았다. 첫만남 이후에 말도 잘 통하는 것 같았고, 상대에서도 그닥 싫어하지는 않는 눈치라 두번째 만남에서 내댑다 세번째 만남을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아니오'였다. 사람은 참 간사하다. 10개의 일 중 9개의 일이 좋아도 단 하나의 일이, 그것도 내가 정성을 쏟은 일이 무너지면 아무것도 되지 않는 기분이다. 이번에도 그랬다. 삶의 이유가 사라진 느낌이었다. 결과론적이겠으나, 아무것도 확실한 것이 없었는데 거기에 며칠간의 내 삶을 투영하였던 모양이다. 그런 것이 한 방에 사라져버리니 허무한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덜어내는 것..
총선에 즈음하여 열린민주당과 더불어민주당(또는 더불어시민당) 관련한 이야기다. 오전에 출근하면서 뉴스공장을 들었는데, 김진애 박사가 서운한 감정을 공장장에게 표현하는 것을 보면서 그럴만 하다 했다. 오랫동안 김어준을 지켜본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점이 이번 총선에서 가장 의아하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열린민주당에 대하여 언급하는 걸 본 일이 없다는 것이다. 이중 더러는 '김어준이 민주당 편만 든다'고 섭섭해하고, 더러는 '김어준이 변절했다'고 깎아내리기도 한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공통적으로는 자신들이 기대해왔던 '총수' 또는 '공장장'으로서의 모습과 현재 국면에서의 김어준이 내놓는 메세지가 다르기 때문이다. 우려스러운 것은 이 지점이다. 사람만 보는 정치. 사람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면 좋겠지만, 어디 그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