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했던 2년의 세월에 종지부를 찍었다. 남들에겐 무슨 날인가 싶겠지만, 여튼 내겐 의미가 있다. 더 이상 도망갈 데도, 피할 데도 없어졌다는 것. 그것 때문이다. 20대 초의 기억에는 빈 공간이 많다. 다양하게 고민해 볼 수 있는 선택지가 없었던 나날들, 그것이 빈 공간들이다. 물론 모두가 그렇게 생각지는 않을 것이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끊임없이 움직이는 이들은 변화무쌍하게 이동한다. 내 경우엔 이동성이 그들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지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빈 공간'이라 여겨지는 걸테고. 어쨌거나 어제의 소집해제와 함께, 이제는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이 사라져버렸다. 반십년을 주저앉아 있던 상태에서 곧바로 길고도 먼 레이스에 투입되어야 하는 상황이다. 물론 의지에 따라 이후에도 여전히 서 있을 수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