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대표제 3

석패율제보다는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한나라당과 민주당이라는 거대 양당이 무려 ‘정치개혁’을 하겠다며 아깝게 진[惜敗] 사람들에게 의석을 주는 제도(석패율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각자의 정치적 영유권인 영남과 호남에서 자리를 나눠먹는 것만으로 어떻게 ‘지역구도 타파’가 될 수 있다는 것인지 납득이 되지 않으며, 동시에 마땅히 정치적 파트너로 삼아야 할 다른 정당들은 배제한 채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에 유리한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움직임이 어떠한 의미에서 ‘정치개혁’이 될 수 있는지도 의문입니다. 석패율 제도는 정책 선거보다는 인물 중심의 선거 풍토를 강화할 뿐더러, 이와 맞물려 한국 정치의 고질적인 문제인 금권 선거와 공천권자 중심의 정치 풍토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이미 우리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돈봉투 파문으로 공..

아, 정말 분점 정부 구성은 판타지라니까 자꾸 그러시네.

요새 심 선생님의 행보가 심상찮다. 엊그제는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시더니, 오늘은 레디앙과 인터뷰를 하셨다. 한진중공업 일과 관련해 단식을 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실 두 언론매체 모두 그것보다는 심상정의 향후 '정치적 행보'에 더 관심이 많은 모양이다. 이 두 인터뷰에서, 역시 심상정 선생님은 자신의 지론인 연립정부론을 설파하셨고 두 언론 모두 부제나 중간 제목으로 이를 끼워넣기에 바빴으니 말이다. 앞서 작성했던 포스트인 '분점 정부 구성은 가능한가'에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남조선의 현행 의회제도 및 정치문화상 분점 정부 구성은 매우 어렵다. 위 포스트의 논지를 간단하게 다시 이야기하면 이렇다. 현행 헌법상 국무위원의 임면권은 대통령에게 집중되어 있다. 의회는 국무위원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할..

반성하십시오? 용서하십시오?

문득 진보 정당들은 왜 친노와 함께 하기를 꺼려하는가에 대해 생각해봤다. 논리가 있는가도 곰곰히 고민해봤는데, 내가 아는 범주에서는 아직까지 딱히 그럴싸한 이유가 없어 보인다는 생각을 했다. 가령 "노무현 정부는 '신자유주의 정권'이며, '노동자를 적대한 정권'이므로 반성하기 전까지는 함께 할 수 없다"는 주장을 보자. 지금 상황에서 노무현 정부는 과거다. 물론 과거의 행적이 미래를 예견하는데 큰 영향은 미칠 수 있지만, 그 자체가 미래가 될 수는 없다. 사실 이 주장에서 가장 낯간지럽다고 여겨지는 부분은 바로 "반성하라"는 부분이다. 반성을 요구하는 주체는 피해를 입은 당사자거나, 아니면 적어도 그 피해자들을 충분히 대표할 수 있는 대표성을 띄어야 한다. 그런데 '반성'을 요구하는 사람들은 피해자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