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펠탑 2

눈으로 기억되는 그녀

눈이 깊은 여인을 깊이 사랑하고 있다. 그녀는 아름다우면서도 요새 여자들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그윽하면서도 고풍스러운 멋이 있다. 그래서인지 한편으로는 까다롭다. 너무나도 까다로워 가끔은 그 성미를 맞춰주기가 쉽지 않다. 그렇지만 사랑스럽다. 간혹 나에게 보여주는 환한 미소와 그 깊은 눈으로 그윽하게 보내는 눈길은 나를 그녀에게서 더욱 헤어나올 수 없게 한다. 나의 매일은 오로지 그녀만을 위한 시간이 되었다. 집을 나서다가도 잠자리에 들기 전에도 하다못해 공부를 하다가도 그녀의 얼굴이 떠오르면 입가에 배시시 미소가 떠오른다. 그녀를 다시 만나보기를 늘 희망한다. 그녀가 나에게 주었던 것들을 잊지 못해서다. 그녀는 내 삶에 '색'이란 걸 도입했다. 모노톤의 단조로운 삶을 총천연색으로 치장해주었다. 굳게 ..

8월 12일, 프랑스 파리 - 오르세 미술관과 바또 빠리지앵

아침에 늦게 일어난 탓에 서둘러 베르사유로 향했다. 오스테를리츠 역에 가서 어떻게 가냐고 물으니, 현재 해당 구간이 공사중이라 버스타고 다른 RER 역으로 이동하란다. 버스에 몸은 실었는데, 기차표 예매 변경하랴 뭐하랴 해서 이미 시간은 오후 3시다. 갈까말까 고민하고 있는데, 버스가 오르세 미술관 앞에 선다. 어차피 뮤지엄패스도 있으니 그냥 내려 들어가보기로 했다. 어차피 목요일에 정식으로 볼 생각인지라 쭉 한 번 훑고 나왔다. 앞서 본 몇 곳의 미술관보다 작다는 느낌. 고흐나 모네, 르누아르 컬렉션에 있어서는 이제까지 봤던 곳들 중 제일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오르세에서 몇 시간을 보내고 집에 들어오니, 민박집에서 만난 동생이 저녁에 야경보러 가지 않겠느냐고 묻는다. 혼자 다니면, 야경을 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