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스님이 돌아가시면서 "그동안 진 말빚을 다음 생으로 가져가지 않겠다. 내 이름으로 출판한 모든 출판물을 더 이상 출판하지 말아달라"고 하셨단다. 이 때문에 서점가는 절판 전에 스님의 저서를 구매하기 위한 사람들로 북새통이고, 그동안 스님의 책을 출간해 온 출판사들은 스님의 평소 언행과 유언이 아귀가 맞지 않는다면서 이른바 '유언의 재해석'을 주장하고 나섰다. 물론 그동안 출판시장의 불황으로 금전적 어려움을 겪어온 출판계의 어려움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스님이 돌아가시면서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란 선문답을 남겨놓으신 것은 아니다. 유언은 아주 간명했다. 애초에 간명한 것을 어떻게 재해석하겠다는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스님의 유지와는 동떨어지겠지만, 평소 스님의 신조에 걸맞으면서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