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5 5

그렇게 가 버린 젊은 날

지난했던 2년의 세월에 종지부를 찍었다. 남들에겐 무슨 날인가 싶겠지만, 여튼 내겐 의미가 있다. 더 이상 도망갈 데도, 피할 데도 없어졌다는 것. 그것 때문이다. 20대 초의 기억에는 빈 공간이 많다. 다양하게 고민해 볼 수 있는 선택지가 없었던 나날들, 그것이 빈 공간들이다. 물론 모두가 그렇게 생각지는 않을 것이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끊임없이 움직이는 이들은 변화무쌍하게 이동한다. 내 경우엔 이동성이 그들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지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빈 공간'이라 여겨지는 걸테고. 어쨌거나 어제의 소집해제와 함께, 이제는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이 사라져버렸다. 반십년을 주저앉아 있던 상태에서 곧바로 길고도 먼 레이스에 투입되어야 하는 상황이다. 물론 의지에 따라 이후에도 여전히 서 있을 수도 ..

중요한건 지지성향이 아냐

오랜만에 라디오를 듣다가 김어준이 새로 시작한다는 꼭지를 들었다. 평소에 '그쪽'에 밝은 사람에게 이야기를 들으니, 한동안 '김어준을 MBC가 섭외한 것이 김미화를 쫓아낸 것을 물타기하기 위해'란 설이 돌았다고 한다. 실제로 주위의 몇몇 사람들이 이 이야기를 꺼내며 김어준을 만류했으나, 김어준이 "상관없다. 들어가서 신랄하게 까주겠다"고 하여 섭외가 이루어졌다고도 전한다. 생각해보면, 연예인들이 정치권과의 커넥션을 토대로 정계에 입문하거나 혹은 지원유세에 동반하는 등 직간접적으로 정치에 관여한 역사는 길다. 또한 정치권이 특정 연예인들은 문제삼는 것도 흔했고. 가령 신중현의 경우에는 후자의 케이스인데, 자신과 관련한 노래를 지어달라는 박정희의 부탁을 거절해 대마 사건에 휘말렸다는 설이 있다. 이주일 같은..

진보정당은 인민의 삶을 낫게 할 수 없다

며칠 전 MBC에서 방영된 다큐멘터리 '사랑'을 봤는지 모르겠다. 자신이 입양아라는 사실을 알고 어두운 삶을 살았다가 결국 임신한 채로 수감, 교도소 내에서 아이를 낳아기르던 (그리고 지금은 출소해 시설에서 아이와 함께 살고 있는) 어떤 여성의 이야기였다. 그의 인생보다 내 눈길을 끌었던 것은, 그의 아이가 '한부모 자녀'란 이유로 받고 있던 육아기관 지원금이었다. 비록 시설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해 얻은 임금으로 아이와 살 방 한 칸을 마련하는 꿈을 가지고 있는 그에게 이 '지원금'은 큰 도움이라고 나레이션은 말한다. 물론 튼튼한 안전망 구축 대신 몇 푼의 돈을 쥐어주는 것으로 책무를 다하는 것이라고, 혹자들은 말할 수 있다. 나 역시 그런 측면이 있다는 것에 동의한다. 하지만 그에게 지금 현재 가장 큰..

진보통합시민회의는 '자본주의의 폐해 극복'을 거부했다

지난한 공방 끝에 진보대통합과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제 진보진영 지도자 연석회의(이하 '연석회의')의 3차 합의문이 나왔다. 민노당이 진보신당과 사회당을 탓하고, 진보신당 내부에서는 이 3차 합의문을 두고 내홍이 일었다 하기에 무슨 내용인가 하고 읽었더니 채워진 이야기들은 모두 예전에 어디선가 한번쯤 들어봤던 이야기들.사실 신당에 몸담고 있었던 나로서는, 이 이야기들 모두가 신당 강령에 있었다고 너스레를 떨어보기도 한다. (아아, 사회당 당원여러분 부디 절 때리지 말아주셔요.) 다만 눈에 띄었던 것은, 으레 이 사람들이 모이면 말하기 마련인 '자본주의를 극복하고 어쩌고'란게 보이지 않았다는 사실. 오늘 정상근닷컴레디앙에 나온 기사에서 이 이유가 잠깐 드러났는데, 연석회의 참여 부문인 진보통합시민회..

'계모임' 제안서 (작성중)

살다보면 돈이 필요할 때가 있다. 특히 각종 공과금 결제일이나 등록금 납부일이 겹치면 막막하다. 하지만 그 누구도 돈을 쉽게 빌려주지 않는다. 은행에 비해 젊은이들에게 문턱이 낮다는 저축은행에 가면 20%가 훌쩍 넘는 이자를 달라고 한다. 저축한 돈이라도 있다면 그걸 깨서 내면 되겠지만, 알바로 벌어 등록금 내기도 빠듯한데 저축할 여력이 있을 리도 없다. 그냥 막막하다. 그래서 우리는 여러분에게 함께 '사모펀드'를 구성할 것을 제안한다. 말이 거창해 '사모펀드'지, 사실 '계모임'이다. 이 계모임은 여러분과 우리가 매달 일정금액씩 납부하는 기금을 금융상품에 투자할 것이다. 금융상품은 계모임 내에서 꾸린 집행부가 꾸려서 투자할 것이다. 물론 집행부는 총회를 열어 선출할 것이며, 따라서 임기제로 운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