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름휴가

(2)
[prologue] 그렇게 다시 중국으로 갔다 첫 직장에서 맞는 첫 리프레시 휴가 - 회사는 여름에 편중되어 사용되는 '여름휴가'를 없애고 대신 '리프레시 휴가'로 이름을 바꾸어 연중 어느때나 사용하도록 배려하고 있다 - 를 결정한 것은 7월이었다. 나는 당시 도무지 생각과 맞아 떨어지지 않는 회사를 떠나기 일보직전이었다. 한편으로는 그 괴로운 일상을 대차하고자 다짜고짜 응했던 소개팅에서도 차여 몹시 죽고 싶은 생각만 가지고 있었다. (쓰고보니 전후관계가 다소 비틀어졌지만) 보다 못한 '누군가'가 내게 같이 여행을 가자고 했다. '리프레시'를 위해서. 그 누군가는 좋은 데 가서 쉬는 것도 좋지만, 한 살이라도 더 늙기 전에 '고생하는 여행'을 하고 싶다고 했다. 무슨 생각이었는지 모르지만 나도 동의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려우면 어려울 수록 스스로를..
시간이 멈춘 공간 - 경남 김해, 봉하마을 아빠의 휴가로 찾아온 모처럼의 가족여행, 그러나 계획은 하나도 세우지 못하고 갈팡질팡 하던 차에 엄마의 소원을 들어주는 겸사하여 김해 봉하마을에 다녀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곳에 가는 발걸음이 이토록 무겁지는 않으련만. 세 시간을 달려 봉하마을에 도착해서 제일 먼저 찾은 것은 '아방궁'이었다. 그러나 그 자리에 애초부터 아방궁이 있었는가. 아무리 '보지 않고도 믿는 자는 행복'하다지만, 이럴땐 제발 보고 믿어주었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오가는 사람들이 분주한 가운데 한 켠에 사람들이 어떤 것을 두고 빙 둘러 서 있었다. 5월 23일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을 기념물 때문이었다. 그 '아주 작은 비석'을 보기 위해 다가가니 눈에 많이 익은 사람이 서 있었다. 그 사람의 눈은 오늘도 여전히 붉게 물들어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