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그리스 신화의 중심이 되는 델포이에 다녀왔습니다. 수많은 신화들이 아폴론 신전의 무녀에게서 나오는 신탁에 의해 만들어지고, 사라졌습니다. 오이디푸스가 그랬고, 헤라클레스가 그랬습니다. 아폴론 신전의 무녀는 정갈하게 몸을 씻은 후에, 아폴론 신전의 바닥 틈새에서 새어나오는 가스를 마시고 알아들을 수 없는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그럼 이것을 바깥에 있던 신관이 신탁 의뢰자에게 해석을 해주는 방식으로 신탁이 전해졌지요. 늘 그렇듯, 환각 모티브는 여기에서도 신과 인간을 이어주는 매개체로 존재합니다. 현재도 수많은 원주민들이 환각성분이 있는 물질을 먹고 신의 말을 전합니다. 우리가 흔히 접신을 한다고 할 때 등장하는 '무아지경'이란 말도, '내가 없는 상태'를 이야기하는거니까 환각 상태를 이야기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