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서 촛불집회가 60회를 맞았다고 한다.
매일 한 차례도 쉬지 않고 이어져 왔다면 60일, 몇 번 빠진 적이 있었다면 그 이상 동안
수백, 수천, 수만, 수십만 시민들이 대한민국의 심장 위에 서 있었다는 이야기다.
그동안 MB와 그의 수하들은 어떻게든 이 촛불을 꺼보고자 갖은 정치적 레토릭과 음모론을 제기하였지만,
시민들은 그런 모함과 비난에도 굴하지 않고 어쨌든 촛불을 지켜왔다.
대책회의와 정부와의 커넥션이 이야기 - 개인적으로 많은 부분 청와대의 '저작물'이라고 생각하지만, 아니 땐 굴뚝에는 연기가 나지 않는다 - 된 것처럼 내부에서도 이제 '그만 하는게 어떠냐'는 이야기가 나오는 지금이다.
어떻게 해야할까?
물론 몇몇의 '권'들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지금이야 말로 '조직력'이 필요한 시점일 수도 있다.
조직을 동원하면 수적으로도 많을 뿐더러, 지금처럼 '유약한' 비폭력을 논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조직이 가져온 들불은 빠르게는 타들어가지만, 결국엔 꺼지고 말 것이다.
촛불처럼, 꺼진 후에도 다시 성냥을 들이대면 타오르지는 않는다.
들불이 지나간 자리는 황량하다. 하지만 촛불이 지나간 자리엔 빛이 있다.
빛과 불은 분명히 구분된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시민들은 자의에 의해 나오면 된다.
꺼지면, 그것이 시민의 뜻이다.
신체에 대한 공포가 이제는 사그라들었다는 뜻이고
이 정부에 대한 불신이 해소되었다는 뜻이다.
물론 그들이 이전처럼 '무관심' 내지는 '적당한 타협'을 했을 수도 있다.
정신차리고 보니, 너무 우스운 짓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들은 이전의 그들이 아니다.
그들은 이제 그들이 그렇게 재밌게 읽어 마다하지 않던 '조, 중, 동'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고
그들은 이제 그들이 대선 당시에 생각했던 것처럼 2MB의 정책이 단순히 '삽질정책'일 뿐이라는 걸 알고 있다.
우리에겐 '알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정당으로서, 그리고 남들보다 '더 정치적인' 인간으로서 우리가 할 일은
시민들이 그 앎을 지속하기를 바라고 그를 돕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애초에 시작부터 그랬으니까.
그런 점에서 대책회의의 '평일 시위 주도 포기 선언' 내지는 '청와대와의 소통노력'이란게 조금 우습다.
우리의 배후는 대책회의가 아니었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를 대책회의가 대표할 수 없는 것 아니었던가?
연꽃을 든 소녀를 시민들이 구경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초파일때 심심치 않게 보여주시는 스님들의 내공이 집약된 개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제는 모두가 2MB OUT을 외칠때
무능하고 비도덕적인 지도자가 당선되었을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덧 : 내일부터 어쩌다보니 유럽에 가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유럽의 민주주의'란 것에 대해 알아보고는 싶은데 그 놈의 언어적 장벽이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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