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記/2008, 유럽

42일간의 유럽여행 - (2) 출국 전 준비해야 할 것들

클라시커 2008. 9. 7. 00:54


  출국 전에 준비해야 할 것들은 간단하다. 과장을 조금 보태서 이야기하면 비행기표, 여권, 돈, 자신감만 있으면 열흘 정도의 여행은 우습게 다닐 수 있다. 그 기간을 40일로 늘려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 다만, 돈을 아끼기 위해 옷가지와 같은 몇가지가 추가될 뿐이다.



(1) 여권 발급

  여권의 경우에는 8월부터 기존의 종이여권이 전자여권으로 바뀜에 따라 대리발급제도가 폐지되었다. 이 말인 즉슨, 이전에는 가족이나 여행사를 통해 내가 직접 가지 않아도 여권을 발급받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게 안되고 본인이 직접 신분증을 들고 지방자치단체를 방문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물론 여전히 18세 미만의 미성년자의 경우에는 법정대리인이나 2촌 이내의 성인 친족이 대리 발급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나, 2010년 1월을 기해서 12세 미만의 경우에만 대리신청을 받는다고 한다. 자세한 사항은 외교통상부의 해외안전여행사이트(http://www.0404.go.kr/passport.php)에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2) 환전

  환전. 중요한 문제다. 특히나 지금처럼 환율변동성이 높은 시점에는 어떤 타이밍에 환전을 하느냐가 여행 전체를 좌우한다. 아무래도 물가가 비싼 나라이기 때문에, 높은 환율로 환전을 했을시에는 현지에서 활동의 제약이 생기기 때문이다. 물론 환율을 일반인이 예측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때문에 우리는 낮은 환율에 사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현찰수수료[각주:1]를 많이 우대받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많은 여행객들이 자주 이용하는 현찰수수료 우대방법은 외환은행이 운영하는 '환전클럽'(외환은행 홈페이지, http://www.keb.co.kr)이 있다. 환전클럽에는 일종의 '공동구매'의 메커니즘이 적용된다. 1) 일정 인원 이상이거나, 2) 일정 금액 이상일 때 최대 50%까지 현찰수수료를 우대해 주는 것이다. (물론 USD, JPY, EUR과 같은 주요통화에 한해서다. 기타통화의 경우에는 낮은 우대율이 적용된다.)

  환전클럽을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이유는 우대받기가 쉽기 때문이다. 많은 은행들이 모두 비슷한 정도의 환전우대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지만, 대개 파격적인 우대를 받기 위해서는 파격적인 액수의 돈을 환전해야 하기 때문에 개인이 체감할 정도로 많은 우대를 받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외환은행에서는 그런 맹점을 공동구매 시스템의 도입을 통해 어느 정도 보완하고 있는 것이다. 이후에 다른 은행들도 이와 비슷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그 참여자가 얼마 되지 않아 역시나 실질적인 혜택을 보기는 어렵다. 현재 외환포털 중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곳이 외환은행이기 대문에 그만큼 빠른 시일 내에 혜택을 보게 되는 것이다.

  이외에 각 은행마다 지점별로 제각기 마케팅의 일환으로 파격적인 우대를 해주기도 한다. 일례로 우리은행 성균관대 지점에서는 청약저축 홍보를 하면서 80% 환율 우대권을 끼워넣어 준 적도 있다.



(3) 비행기표

  비행기표를 구매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여행사에 들러 구매하는 방법과 직접 손품을 팔아 인터넷 상에서 구매하는 방법. 사실 둘 모두 동일한 항공사들로부터 가격 데이터베이스 제공받아 사용하므로 가격에는 별 차이가 없다. 다만 맨투맨이 아니란 점에서 인터넷에서 구매하는 것이 조금 쌀 뿐이다. 여행사야, 상담원이 친절하게 응대해 줄 것이므로 여기에서는 인터넷 상에서의 항공권 구입방법에 대해 이야기해 본다.

  인터넷 상에서 항공권을 구매할 때는 두 가지를 유의해서 보아야 한다. 유류할증료 및 TAX와 경유/직항 여부다.


1) TAX

  몇몇 항공사의 경우에는 비행기표 가격 자체는 저렴하지만, TAX와 유류할증료가 비싼 경우가 있다. 온라인 여행사의 경우 대체적으로 항공권 가격을 기준으로 정렬하므로, TAX와 유류할증료를 보지 않고 그저 항공권 가격을 기준으로 구매할 경우 오히려 아랫 목록에 있는 것보다 비싸게 사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 그림을 보자.

  인천에서 런던으로 가는 항공권을 검색해 보았다. 제일 저렴한 항공권은 간사이공항을 거쳐가는 일본항공 거다. 1인기준 511,500원인데 다른 항공사의 항공권들이 6, 70만원 정도 하는 것을 감안하면, 정말 저렴한 가격이다. 그런데 이것만 보고 사면 반드시 낭패를 보게 되어 있다. 눈을 옆으로 돌려 TAX를 클릭해 보자.




  TAX가 886,300원이다. 항공권 가격이 511,500원 이었으니, 실제로 이 항공권을 구입하려면 1,397,800을 지불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래쪽으로 목록을 내려서 다른 항공사의 항공권을 찾아보자.

  대만을 거점으로 삼고 있는 에바항공의 타이페이 경유편이 검색되었다. 미확정이긴 하지만, 어쨌거나 항공권 가격이 728,000원이다. 이전 JAL과 비교하면 대략 20만원이나 비싸다. 그렇다면, 이 항공권의 TAX는 어떨까?





  에바항공의 TAX는 JAL의 거의 절반값인 466,900원이다. 그러니까 에바항공의 항공권을 구입하면 728,000원 + 466,900원 = 1,194,900만 지불하면 되는 것이다. 항공권의 가격은 20만원이나 비쌌지만 TAX까지 포함하고 보니 무려 20만원이 저렴하다. 이런 이유 때문에 항공권을 살 때에는 항공권 그 자체 가격만 볼 것이 아니라, TAX까지 꼼꼼하게 살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2) 경유 or 직항

  대체적으로 국적기인 아시아나, 대한항공의 경우에는 직항편이고 그 외 타 국가를 거점으로 한 외국항공사의 경우에는 경유편이다. 직항편이 경유편에 비해 좋은 점은 중간에 타국의 공항에서 시간을 지체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과 기내에서 한국말이 통한다는 점이다. 이런 이유로 직항편은 경유편에 비해 대체적으로 항공권 가격이 비싼 편이다. 반면, 경유편의 경우 중간 기착지에서 며칠 묵을 수 있는 이른바 '스탑오버'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쉽게 말해, 유럽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가 오사카의 간사이 공항이나 도쿄의 나리타 공항을 들러서 온다면 나리타나 간사이에 도착해 바로 인천행 비행기를 타는 것이 아니라 일본에 도착해서 며칠 여행하다가 인천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의미다. 즉, 한 번 여행을 떠나서 두 곳을 둘러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물론 스탑오버를 위해서는 추가비용을 내야하며, 몇몇 항공사의 경우에는 경유편이라 하더라도 스탑오버를 제공하지 않는 곳도 있으니 구매 전에 꼭 확인해 보아야 한다.


  더불어 인터넷 상에서 판매되는 특가 항공권의 경우에는 날짜 변경이나 취소 시에 일정 금액의 수수료를 물어야 한다. 게다가 종종 마일리지를 절반만 주거나, 아예 주지 않는 항공권도 있다. 제값을 주고 산 항공권의 경우 이런 일이 거의 없다는 걸 생각하면, 과연 특가가 특가인지 고민해봐야 할 것도 같다.


※ 버짓Budget

  버짓, 저가항공은 말 그대로 저렴한 항공 교통수단이다. 특가 행사를 할 때에는 런던 - 파리 간 항공권이 TAX를 제외하고 단 1유로라니, 얼마나 싼 지 이해가 될 것이다. 버짓의 등장으로 유럽인들의 주말이 바뀌었다는 연구결과가 있을 정도. 버짓이 저렴한 이유는 승객 수송료 외에 모든 것이 유료기 때문이다. 20kg 미만의 손가방 한 개 외의 짐을 부치는 데에도 돈을 내야 하고, 심지어 기내식을 먹을 때도 돈을 내고 먹어야 한다. 게다가 중심공항이 아니라 변두리 공항을 이용하기 때문에 도시로 들어올 때 불편한 점도 있다.[각주:2] 그러나 날이 갈수록 늘어가는 경쟁업체 때문에 버짓 항공사들은 피나는 비명을 지르고 있고 덕분에 소비자들은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또한 유럽의 기차표 가격이 해마다 오르고 있어, 점점 버짓과 가격차가 줄고 있다. 이미 런던 발 유럽 본토행을 꿈꾸는 여행자들은 유로스타보다 버짓을 많이들 이용한다고.

  버짓의 경우에는 일찍 예약할수록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유럽여행 계획이 비교적 확실한 사람이라면 일단 만사 제쳐두고 버짓 항공권을 구매하는 것이 이익이다.




(4) 짐싸기

  여권을 발급받고 환전을 하고, 비행기표를 샀으면 이제 출국 준비의 90%는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부터 준비해야 할 것은 당연히 짐을 싸는 일이다. 얼추 짐을 싸는 방법에 대해서는 시중의 모든 가이드 북이 기준을 제시하고 있으니, 필요한 것과 불필요한 것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려고 한다.

1) 가방

  먼저 가방. 요새 대세는 캐리어다. 바퀴가 있다는 장점 때문에 가방의 무게를 땅에게 전가할 수 있어 편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캐리어의 경우 배낭에 비해 높은 편의성을 자랑한다. 유럽의 기차역들이 낡아, 플랫폼까지 들고 걸어가야 한다는 단점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유럽인들도 인간이기 때문에 점점 캐리어를 위한 편의시설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새로 지은 역사 대부분은 에스컬레이터를 가지고 있으며, 최근에 지어진 역사의 경우에는 마트에서 볼 수 있는 무빙워크를 지었거나 아예 엘레베이터만 가지고 있는 역사도 있다. 지은지 오래된 역사들도 짐을 나르기 위한 컨베이어 벨트를 장착하는 곳이 늘어나서 예전처럼 캐리어를 들고 높은 계단에 좌절해야 할 일이 적어졌다. 게다가 동양여성들의 경우에는 계단 앞에서 난처해 하는 제스츄어만 취하면, 주변의 서양남성들이 들어다 올려주는 센스를 발휘하므로 힘들 일이 별로 없다. (대신에 동양남성들은 인기가 없다는 거.) 다만, 캐리어를 가지고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할 경우에 캐리어를 세워둘 공간이 마땅치 않아 현지인들에게 민폐를 끼칠 수 있다는 점과 캐리어 자체의 부피 때문에 작은 크기의 코인락커를 사용할 수 없어 비싼 돈을 주고 큰 크기의 코인락커를 써야 한다는 점을 단점으로 들 수 있겠다.

  반면 배낭의 경우에는 높은 기동성을 자랑한다. 숙소를 구하지 못해 정처없이 시내를 활보하게 되더라도 배낭은 늘 내 등에 딱 붙어 있기 때문에 짐 높을 곳을 찾아야 하는 그런 귀찮음이 없다. 게다가 의외로 부피도 적어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더라도 뒷사람만 조심하면 민폐를 끼칠 염려가 없다. 무엇보다 '배낭여행'이라는 클래식함을 만끽할 수 있으며, 현지인들에게 '나는 배낭여행객이에요'라는 인상[각주:3]을 줘 약간의 어드벤티지를 얻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게다가 크기도 짐 싸는 법에 달라져서 캐리어보다 많은 짐을 넣어도, 잘 만 싸면 부피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장시간 동안 질 경우 허리에 무리가 갈 수 있다는 점이나 체력이 고갈되었을 때도 어쩔 수 없이 지고 가야한다는 점과 기본적으로 잠금장치가 있는 캐리어와 달리 별도의 잠금장치를 구매해야 한다는 점이 배낭의 단점으로 지적된다.

  이 두 종류 가방의 장점만 모은 것이 바로 끌랑인데, 생각보다 실용적이지 못하다는 것이 아직까지의 중론이다.

  개인적으로는 다음에 다시 유럽에 갈 기회가 생긴다면, 그 때는 캐리어를 이용할 생각이다.


2) 노트북

  여정 동안 짊어지고 다닐 만큼의 열정이 있다면, 반드시 가지고 가야 할 물품 중 하나다. 대다수의 호스텔의 경우 유료로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민박집의 경우에도 사람 수에 비해 컴퓨터의 수가 적은 경우가 많아 사용하기에 불편한 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러나 대다수의 현지 숙박시설이 무선인터넷을 무료나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고 있어, 노트북이 있는 사람의 경우에는 꽤 자유롭게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다. 인터넷이 사용불가능한 환경이라 할지라도 기차를 타고 장거리를 이동할 때에 게임을 한다거나 음악을 듣는 등의 용도로도 쓸 수 있다. 초고속 열차의 경우에는 대개 탁자가 있는 좌석에 콘센트가 있어 전원 사용에도 어려움이 없다. 실제로 나 역시 이번 여행에 노트북을 대동하였으며, 덕분에 현지에서 살아있는 여행기를 작성해 올릴 수 있었다. 현지에서 만난 많은 외국 배낭여행객들도 노트북을 가지고 다녔다. 혹시 여행을 위해 노트북을 산다면 - 물론 그런 사람은 없겠지만 - UMPC나 12인치 이하 노트북을 구매한다면 좋은 선택이 되리라 생각된다.

  다만, 분실 및 파손의 위험이 있고 노트북 무게가 만만치 않으며 (가벼운 것도 대략 1kg 선) 현지에서 노트북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에 소유자가 고칠 능력이 없다면 그대로 짐이 되기 때문에 많은 고민을 해야 하는 아이템 중 하나다.


3) 복대

  누군가 복대를 여행필수품라 하던데, 경험해 본 바 그러한 찬양은 좀 오버다. 요새는 복대보다 목걸이형 지갑이 더 선호되는 것 같다. 굳이 복대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몸에서 가장 가까운 데에 보관할 수 있는 것이라면 어느 것이든 괜찮다. 중요한 것은 복대냐 목걸이형 지갑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얼마나 내 소지품에 신경을 쓰고 있느냐의 문제다. 유럽의 소매치기들은 자기 소지품에 신경 쓰는 사람의 지갑을 털지는 않는다. (어디든 그렇지만 -ㅅ-)


4) 주머니칼

  있으면 편리하고, 없어도 되는 존재다. 오히려 있는 것이 불편할 때도 있다. 유럽의 많은 관광지들이 공항 보안대 검색 수준의 소지품 검사를 하기 때문에 종종 주머니칼은 재검색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위기 상황에 도움이 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5) 신발

  현지에서 이성을 낚는다거나 혹은 패션쇼를 할 사람이 아니라면 운동화 한 켤레면 충분하다. 그러나 나는 꼭 코디에 맞춰 바꿔 신어야 겠다는 사람은 본인 능력 여하에 달렸다. 나는 크룩스 한 켤레로 40일을 다녔다. 크룩스는 여러모로 편리하지만, 정작 발 건강에는 별로였다. 여행 말기의 내 발은 걸레 수준이었다. 발은 찢어져서 욱신거리고, 때는 박혀 지워지지도 않았다. 때문에 어지간하면 양말+운동화 조합이 최고로 편한 여행을 다닐 수 있는 테크트리 되시겠다. 참고하시라.


6) 비상약품과 렌즈용품

  필수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밴드, 후시딘이나 마데카솔과 같은 상처치료용 연고, 종합감기약, 소독약, 지사제다. 특히나 물갈이를 심하게 한다면 지사제는 반드시 가지고 가야 한다.

  렌즈의 경우에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렌즈를 끼고 다녔다. 특히나 한국인들이 멋쟁이여서 그런 것 같다. 물론 현지의 단백질제거제나 식염수의 가격은 꽤 비싸다. 그러니 고런 것들은 챙기는 게 낫다. 기내 반입범위인 1000ml를 생각해서 잘 분배하여 가지고 타시라.


7) 여행회화책

  여행회화책은 머리에 집어넣으면 된다. 그것도 그냥 영어회화책이면 된다. 얼추 영어회화면 역이나 관광지와 같은 주요지점에서 살아남는데 지장이 없다. 독일이나 오스트리아는 물론이거니와, 영어 안 통하기로 악명높은 프랑스에서도 여행자들을 배려하기 위해 주요지점에는 영어가능한 직원들을 배치하고 있다. 양코쟁이들의 말이 싫다면, 일본어도 괜찮다. 일본어는 유럽에서 동양 최고의 언어다. 어떤 박물관에든 일본어로 된 브로슈어와 오디오가이드가 있고, 많은 곳에 일본어가 유창한 직원들이 상주하고 있다. 심지어 관광지 주변의 레스토랑에서도 일본어가 통할 정도다.
  잠깐 딴 이야기를 할 텐데, 많은 사람들이 이 이야기를 하면 단순히 '일본의 경제력이 높아서'라고만 생각한다. 불행하게도 그런 생각이 MB식 사고방식이다. 모든 것을 경제로 치환하는 단순한 사고방식. 서양인들이 일본인들에게 애착을 갖는 것은 일본의 경제력이 높기도 하지만 그들이 자국 외의 문화시설에 투자하는 비용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몇 번 이야기했지만, 영국의 내셔널갤러리에는 일본의 노무라 증권이 지어준 전시실이 있고(일본관이 아니다.) 폼페이 발굴에는 일본 자본이 투입됐다고 한다. 약간 벗어나지만, 일본이 UN에 내는 분담금 역시 세계 수위권이다. (그것 때문에 일본이 자꾸 안보리 이사국이 되고 싶어하는거다. 생각해 봐라, 돈 많이 내는데 자리 하나 안 주면 누가 좋아하겠냐.) 그저 돈돈돈하면서 눈 앞의 이익에만 혈안이 되어서 타국은 차치하고서라도 자국의 문화산업에 투자 하나 안 하는 어떤 나라랑은 꽤 비교되는 나라다.


  오늘 포스팅은 여기까지. 빠진 게 있으면 지적바란다. 궁금한 게 있어도 문의 바란다.
  1. 현찰수수료란, 환율표를 보면 여러가지 항목이 있는데 그 중 '매매기준율'과 '살 때 환율'의 금액차를 일컫는다. 국제외환시장에서 거래의 기준으로 삼는 환율이 매매기준율이고, 거기에 각 은행마다 현찰수수료를 붙여 살 때 환율을 이루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환전시 수수료 우대'라는 것은 이 매매마진율을 얼마나 깎아주느냐를 의미한다. [본문으로]
  2. 외곽 공항으로 이동하는 방법은 이미 시중의 가이드북들이 잘 설명하고 있다. 나는 그 외의 것들에 대해서 각 국가별 포스팅 때 보충할까 한다. [본문으로]
  3. traveller와 별도로 배낭여행객을 지칭하는 backpacker란 단어가 있다는 데에서 알 수 있듯이, 세계 어디서나 배낭여행객은 '돈이 없지만 경험을 하고 싶은 사람'이란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더군다나 배낭여행객 중 다수가 학생이란 데서 종종 정많은 현지인들에게 인심을 얻기도 한다. 누구든 어려움을 감수하면서 많은 것을 얻어가려는 사람에게 박수를 쳐 주지 않겠는가.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