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記/2011, 유럽 12

6월 9일,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헤센)

전 날 자정이 넘어 잠들었음에도 눈이 일찍 떠졌다. 시차 적응이 아직 제대로 안 된 탓인지, 엄마는 벌써 깨어 계신 상태. 동도 트기 전에 모자가 방을 휘저으며 외출준비를 했다. 내려오니 아직 아침상이 차려지기도 전이었고, 모자는 호스텔 직원들이 바삐 움직이는 모습을 하릴없이 지켜보았다. 그러다 한 직원과 눈이 마주쳤는데, 우리도 웃고 그도 웃었다는 슬픈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이 부지런함은 예상 외의 경험을 하게 했는데, 그것은 프랑크푸르트 시민들의 출근 모습을 굉장히 여유로운 시각에서 바라보는 일이었다. 학교 다닐 적에 종로를 휘젓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보며 '팔자 좋은 놈들... 부, 부럽다능!'이라 (속으로) 욕했던 그 일을 지금은 내가 하고 있는 것인데, 어찌나 깨소금 맛이던지. 길을 잘못 들어 ..

6월 8일, 인천-베이징-코펜하겐-프랑크푸르트

프랑크푸르트의 숙소에서 편안히 자고 일어나니, 어제 일이 꿈만 같다. 거의 24시간 동안의 이동. 나도 코펜하겐에서 프랑크푸르트로 갈 쯤엔 거의 죽을 듯이 피곤해했는데, 같이 간 엄마는 오죽했을까 싶다. 그래도 잘 주무시고 아침에 좋은 컨디션 보이시는걸 보니, 아직까진 괜찮으신 모양이다. 인천에서 프랑크푸르트를 오는 길은 SAS 베이징 경유편을 이용했다. 베이징과 코펜하겐에서 두 번이나 환승하는 비행편이기 때문에 나도 출발 전에 많은 정보를 검색해서 도움을 받았는데, 경험한 입장에서 검색해서 얻은 것들과 내가 실제로 경험한 여정의 차이를 간단히 서술한다. 첫번째 차이는 인천공항 아시아나카운터에서 있었다. SAS가 국내 취항을 하지 않은 항공사이기 때문에, 이 항공사의 비행기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가까운 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