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초이즘 2

정신 나간 시대와의 대면

시절이 수상하다. 비단 이명박 씨와 그 졸개들 때문만은 아니다. 시대를 구성하는 구성원들과의 이질감 때문이랄까. 아니, 솔직히 말해서 이질감이라기보다는 '혐오감'이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역겨움', 그것이 내가 나를 포함한 요즘 사는 사람들을 보며 느끼는 씁쓸함 중 하나다. 소위 진보 진영, 더 구체적으로 말해 좌파 진영에서는 오랫동안 가진 금기가 있어 보인다. '어떤 일이 있어도 민중과 함께 가야한다'는 것. 바로 그것이었다. 우리가 고리타분하게 생각하는 NL, PD 따위의 논리들도 결론적으론 이론가들의 말싸움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 바탕에는 '민중'이란 허황된 구심체가 있었다. 한국 사회의 좌파가 실천보다는 주의에 경도된 환경에서 태어났기 때문인지, 그때로부터 강산이 두 번이나 바뀐 지금도 여전히..

사회적인 '숙명'을 배려해야 하는 이유

여성과 거의 평생을 함께 하다시피 하는 게 있다. 남편이냐고? 아니다. 바로 생리다. 10대 때 2차 성징의 일환으로 시작되는 생리는, 중년 이후 완경기까지 대략 4, 50년 간 여성의 일생과 함께 한다. 생리는 많은 점에서 여성의 활동을 제약하는데, 그 중 가장 두드러지는 것이 생리와 함께 찾아오는 생리통이다. 남자 입장에서 생리통이 어떤지 말할 수는 없지만, 생리통을 전면에 내세워 진통 효과가 좋다고 강조하는 약들이 미디어에 범람하는 현실은 그 고통의 크기에 대해 짐작이나마 가능케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생리로 인한 불편함 때문에 학교에 출석하지 못할 경우, 이를 공결로 인정하는 ‘생리공결제’의 도입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생리공결제가 인정되어야 하는 윤리적 이유는, 그것이 일종의 숙명이며 그 숙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