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2

6월 10일, 본-쾰른(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프랑크푸르트의 호스텔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본으로 가는 열차에 몸을 실었다. 독일의 분단 시절에는 서독의 임시수도였으며, 베토벤이 태어나 20대 초까지 살았던 곳으로도 잘 알려진 곳. 그곳이 본이다. 근 40여년 간 임시수도였음에도, 본은 여전히 작은 도시의 느낌을 가지고 있다. 세계 제2차 대전의 패전 이후, 새롭게 독일연방공화국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당시 유력한 정치인이었던 콘라드 아덴하워(쾰른의 시장이었음)가 자신의 정치적 활동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미국과 로비전을 펼친 끝에 프랑크푸르트를 간발의 차로 제치고 수도로 정해졌다고 한다. 또한 원래는 바트 고데스베르크와 보이엘로 나뉘어 있던 곳인데 이를 합쳐 일종의 계획도시로 꾸민 것이라고도 한다. 중앙역에서 본의 가장 주요한 볼거리인 베토벤 생..

DVD를 보다가, 삶에 대한 반성(?)을 하다

여전히 유럽 이야기를 한다는 게 우습지만, 그 인상은 마치 낙인과도 같아서 자자형(刺字刑)마냥 숨기고 싶어도 숨길 수 없는 것 같다. 바람이 든 것처럼 보이겠지만, 돌아온 지 스무날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유럽을 부르짖는 것은 그만큼 나도 알게 모르게 얻어 온 것이 많다는 반증이리라. (어째 점점 글쓰기 스타일이 허세근석일세.) 유럽에서 건져온 그 '수많은 것들' 중에 애착이 가는 것이 있다면, 카라얀 탄생 100주년 기념으로 도이체 그라모폰에서 내놓은 음반과 1983년 새해 기념 콘서트 실황을 녹화한 DVD다. 고전 음악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지만, 이렇게 앨범을 사가면서 찾아 듣는 이유는 단지 마음에 들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것은 나 자신이 악기를 연주하는 '허세'를 부려보고 싶어서일 거다. 정신과 육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