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라설산 2

[5일차] 9월 6일, 빠메이-딴빠[丹巴]/자쥐짱짜이[甲居藏寨]-따오푸[道浮]

9월 6일 화요일. 이 날은 아침부터 징징대지 않기로 결심했다. 지난 며칠간 계속 징징댔더니 모든게 다 망가져 가는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이왕 휴가를 온거라면 즐겁게 보내다 가는 것이 내게 큰 도움이 되리라는, 다소 익숙한 생각을 했다. 목적지도 괜찮아 보였다. 동티베트를 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딴빠의 자쥐짱짜이(또는 '갑거장채')를 꼭 가곤 했다. L은 만들어진 관광지라면 일단 기함을 하며 피하려고 애썼지만, 나는 만들어진 관광지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여기를 개발했을 때 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행정적 판단이 있을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여담이지만, 이번 여행을 통해 나와 L이 참 다르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했다. 한 회사, 한 팀에서 인턴을 하면서도 익히 알려진 바긴 했지만, 나와..

[4일차] 9월 5일, 상목거-신두차오[新都橋]-타공[塔公]-빠메이[八美]-야라설산[雅拉雪山]

9월 5일 월요일. 이 날도 날은 흐렸다. 그래도 오늘은 여길 나간다는 생각에 왠지 모르게 설렜다. 민가 주인이 여행기간 동안 이용할 차량과 기사를 물색해주었다. 유류비 제외 1일 600위안. 만약 숙박을 하게 된다면 숙박비는 우리가 부담하는 조건이었다. 장거리버스를 타고 다니는 것과 비교하면 결코 저렴한 금액은 아니었지만, 금액보다도 중요한 것은 한정된 기간 내에 압축적으로 여정을 소화하는 것이었다. 상목거의 길은 매일이 달라졌다. 어제는 분명 있었던 길이 오늘은 없어지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이 날도 그랬다. 엊그제 들어오며 우회했던 길이 오늘은 간밤에 온 비 때문에 떠내려갔고, 대신 원래 다리가 어설프게 복구되어 있었다. 여전히 다리 옆에는 전복된 트럭이 그대로 물에 잠겨 있었다. 아마도 공사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