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記/2008, 유럽

7월 25일, 이딸리아 피렌체 - 드디어 두오모에 오르다!

클라시커 2008. 7. 26. 06:26

포스팅을 읽기 전에 재생 버튼을 눌러보아요. 오늘은 BGM이 필요해요.


  드디어 아오이와 준세이의 로만틱 스토리가 살아있는 피렌체에 방문했다! '냉정과 열정 사이'를 보면서 피렌체의 그 모습에 얼마나 절절해 했던가. 물론 그 전경을 보기 위해 경제적 지출을 감행해야 했지만 말이다.

  6시 30분 기차를 타고 피렌체로 향했다. 졸린 눈을 비비며 타야 했지만, 피렌체를 가볼 수 있다는 생각에 기쁘기만 했다. 8시 6분에 피렌체 산타 마리아 노벨레 역에 도착해서 바로 우피치 미술관으로 향했다. 영국의 내셔널 갤러리, 스페인의 프라도 미술관과 함께 유럽 3대 미술관에 속하는 이 미술관은 원래는 피렌체의 맹주, 메디치 가의 집무실이었던 것을 개조한 것이다.

  메디치 가는 꽈트로첸토, 즉 르네상스를 불러온 주역으로 손꼽힌다. 교황도 다섯 명이나 배출했지만, 평민 출신이었던 탓에 고귀한 혈통을 가진 명문가가 될 수 없었던 그들은 혈통을 가질 수 없다면 역사라도 만들자는 생각에 당시 이탈리아 전역에 흩어져 있던 미술가들에게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었다. 르네상스를 이끈 예술가라면 그 어떤 사람도 메디치의 지원을 받아보지 않은 자가 없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이니 그들의 열의가 어느 정도 였는지 짐작케 한다. 이들은 제약업을 통해 부를 축적했는데, 세계 최초로 알약을 개발한 가문이라 알려져 있다. 때문에 영단어 메디신medicine의 어원이 되기도 했단다.

  8시 30분에 도착한 우피치 미술관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 있었다. 두 시간여 정도를 서서 기다렸는데, 바로 코 앞에 입구를 두고 왜 이렇게 늦나 살펴보니 미리 예약한 사람들을 집어넣느라 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들어가지 못하고 있었다. 이탈리아는 특이하게 - 모든 유럽이 다 그런지 모르지만 - 예약을 할 때, 따로 예약비를 받는데 우피치 미술관의 경우엔 3유로를 받고 있다. 돈을 받으니 물론 우선적으로 집어넣어주는게 마땅하겠으나, 그 때문에 서서 기다리는 사람까지 못 들어가는건 조금 그렇지 않나 싶다.

  우피치 미술관에는 틴토레토,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 보티첼리 등 거장들의 컬렉션 몇 점이 존재하는데 그 중 아마 잘 알려졌을 그림은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일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우피치 미술관 옆이 바로 시뇨리아 광장이다. 시뇨리아 광장에는 다비드 상이 서 있는데, 사실 가품이다. 진짜는 아카데미아 박물관에 있다고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레푸블리카 광장 근처에서 간단히 점심을 해결한 후에, 여기저기 그냥 걸었다. 걷다보니, 눈에 띄는 길 이름이 있었는데 바로 '단테 알리기에리' 거리였다. 피렌체가 고향인 그는, 신곡을 당시의 보편적 언어였던 라틴어가 아니라 피렌체어로 작성하여 전 이탈리아에 피렌체어 바람을 불러일으킨 장본인이다. 신곡을 읽기 위해 피렌체어를 너도나도 공부한 것이 이어져, 현재의 이탈리아 표준어는 로마어가 아니라 피렌체어라고 한다. 이 길이 단테 알리기에리로 이름붙여진 것은 이 길의 끝에 단테의 생가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은 박물관으로 바뀌어 입장료를 받고 있다. 겉만 보고 패스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두오모로 향했다. '꽃의 성모마리아'란 뜻의 산타마리아 델 피오레 성당으로 불리는 두오모는 그 크기만큼이나 아름다움으로 잘 알려져 있다. 성당 바깥은 초록, 빨강, 하양, 검정 4색의 대리석으로 기하학적으로 장식되어 있으며, 돔 부분에는 천장화가 아름답게 수놓아져 있다. 성당 뒷편에는 미켈란젤로의 피에타가 있다고 하는데, 멀리 있어 자세히 살펴보지는 못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성당을 나와 한참을 돌아 꾸뽈라로 오르는 입구에 섰다. 꾸뽈라 정상에 서기 위해서는 6유로의 입장료를 내야 한다. 만만치 않은 돈이었지만, 피렌체에 온 목표가 이것이었기 때문에 - 보티첼리, 다비드 미안해요 - 무작정 오르기로 결심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