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늦게 일어난 탓에 서둘러 베르사유로 향했다. 오스테를리츠 역에 가서 어떻게 가냐고 물으니, 현재 해당 구간이 공사중이라 버스타고 다른 RER 역으로 이동하란다. 버스에 몸은 실었는데, 기차표 예매 변경하랴 뭐하랴 해서 이미 시간은 오후 3시다. 갈까말까 고민하고 있는데, 버스가 오르세 미술관 앞에 선다. 어차피 뮤지엄패스도 있으니 그냥 내려 들어가보기로 했다. 어차피 목요일에 정식으로 볼 생각인지라 쭉 한 번 훑고 나왔다. 앞서 본 몇 곳의 미술관보다 작다는 느낌. 고흐나 모네, 르누아르 컬렉션에 있어서는 이제까지 봤던 곳들 중 제일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오르세에서 몇 시간을 보내고 집에 들어오니, 민박집에서 만난 동생이 저녁에 야경보러 가지 않겠느냐고 묻는다. 혼자 다니면, 야경을 제대로 즐길 기회가 적기에 무조건 오케이를 외치고 다시 나왔다. 에펠탑 앞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바로 앞에 있는 선착장에서 바또 빠리지앵을 탔다.
한국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선착장 곳곳에는 한글이 써 있고 배를 타고 쎈느 강을 주유하는 동안에 나오는 오디오 가이드에도 한국어가 있었다. 아마도 일본인, 중국인 외에 한국인을 이렇게 배려해 준 나라는 프랑스가 유일하지 않았나 싶다. 배려라기 보단, 장사를 위한 술수인게 더 크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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