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3

당신은 피해자인가, 가해자인가

언젠가는 이 주제로 긴 글을 써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과연 시민들이 피해자인지, 아니면 가해자인지에 대해서 말이다. 알다시피 대한민국의 권력구조는 지극히 '민주주의적'이다. 과거와 달리 권력은 4대 원칙인 보통, 평등, 비밀, 직접의 원리를 준수하는 민주선거에 의해 획득되며, 행정·사법·입법의 권력 분립구조는 제도적으로나마 아주 잘 지켜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입법과 행정의 분립이 사실상 모호한 상황 - 사실 이건 87년 헌법이 갖는 내각제적 요소로 인해 이전에도 어느 정도 존속되어왔던 문제다 - 이지만, 이 역시 집권세력의 쿠데타로 인한 '경계의 모호함'이 아니라 지극히 정상적이고 올바른 '절차적 민주주의'에 의해 획득된 것이라는 데에는 아무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누가 이런 구조..

정신 나간 시대와의 대면

시절이 수상하다. 비단 이명박 씨와 그 졸개들 때문만은 아니다. 시대를 구성하는 구성원들과의 이질감 때문이랄까. 아니, 솔직히 말해서 이질감이라기보다는 '혐오감'이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역겨움', 그것이 내가 나를 포함한 요즘 사는 사람들을 보며 느끼는 씁쓸함 중 하나다. 소위 진보 진영, 더 구체적으로 말해 좌파 진영에서는 오랫동안 가진 금기가 있어 보인다. '어떤 일이 있어도 민중과 함께 가야한다'는 것. 바로 그것이었다. 우리가 고리타분하게 생각하는 NL, PD 따위의 논리들도 결론적으론 이론가들의 말싸움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 바탕에는 '민중'이란 허황된 구심체가 있었다. 한국 사회의 좌파가 실천보다는 주의에 경도된 환경에서 태어났기 때문인지, 그때로부터 강산이 두 번이나 바뀐 지금도 여전히..

한심한 총학생회선거 (끄적거림 수준)

현재 성균관대는 한창 총학생회 선거 기간이다. 시험기간인데 왜 선거가 이뤄지고 있냐면 사실 할 말은 없다. 지난 정식 선거기간 중에 드러난 율전 측 선본 정후보의 부적합한 행동 - 성추행 의혹이 제기되었다 - 으로 인해, 그렇잖아도 단선으로 진행되던 선거가 파국을 맞았다는 사실은 시사주간지 '시사IN'의 보도를 통해 이미 잘 알고들 계실테다. 모든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연석 중앙운영위원회는, 비대위를 꾸려 비상체제를 이끌어나가는 대신 12월에 재선거를 치르기로 결의했고 그 덕분에 이런 웃기지도 않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거다. 참고로 말하자면, 오늘(16일)까지의 투표율은 명륜 25%, 율전 16%. 총학 후보가 당선하기 위한 절대수치인 투표율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열악한 수준이다. 사실 신입생인 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