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성균관대는 한창 총학생회 선거 기간이다. 시험기간인데 왜 선거가 이뤄지고 있냐면 사실 할 말은 없다. 지난 정식 선거기간 중에 드러난 율전 측 선본 정후보의 부적합한 행동 - 성추행 의혹이 제기되었다 - 으로 인해, 그렇잖아도 단선으로 진행되던 선거가 파국을 맞았다는 사실은 시사주간지 '시사IN'의 보도를 통해 이미 잘 알고들 계실테다. 모든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연석 중앙운영위원회는, 비대위를 꾸려 비상체제를 이끌어나가는 대신 12월에 재선거를 치르기로 결의했고 그 덕분에 이런 웃기지도 않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거다. 참고로 말하자면, 오늘(16일)까지의 투표율은 명륜 25%, 율전 16%. 총학 후보가 당선하기 위한 절대수치인 투표율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열악한 수준이다.
사실 신입생인 나로서는 아직 총학에 대해 모르는 부분이 많은 게 사실이다. 그런데 그 무지를 차치하고서라도, 이번 총학선거는 초등학교 반장선거보다도 못하다는 게 이번 선거에 대한 나의 촌평이다. 개인적으로 명륜-율전 간 공동 선본을 강제하는 조항이 모든 파행의 원천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그거보다 더 웃긴건 때아닌 '운동권 논란' 때문이다.
피상적으로 보면, 성균관대에서 운동권은 참 대접받지 못하는 존재다. 운동권이 한창 활발하던 시기에 태어난 사람들이 현 대학의 주류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운동권이란 단어에 레드 컴플렉스를 보인다는 사실은 꽤 재밌다. 이번 재선거에는 현 후보 - 지난 선거에서 중도하차한 선본이 다시 나왔다 - 말고도 다른 후보가 나오려고 준비하고 있었으나, 무산되었다. 그 이유는 명륜캠 부후보의 민주노동당 당원 신분 때문이었다. 교수를 통해 메이트가 당원이라는 사실을 안 율전캠퍼스 측 선본이, 탈당을 조건으로 선거에 참여하겠다고 했고 명륜 측 선본에서 이를 거부하자 돌연 후보등록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버린 것이었다. 여기서 나는 묻고 싶다. 대체 왜 정당가입이 문제가 되는지. 민노당이 무슨 죄인지. 대학 내에서는 유독 민노당에 대해 운동권이란 인식이 강한데, 아마도 율전 선본은 그 이미지를 부담으로 느꼈기 때문에 그런 한심한 작태를 보였다고 생각한다. 말그대로 한심하다. 박재완과 관련한 좋지 않은 기억이 있었음을 언뜻 들어 알고 있지만, 현재의 학내 구성원이 그런 극단적인 행위를 총학이 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거란 생각은 못하는건지.
명륜-율전 간 공동 선본 조항은 참 억지의 전형이다. 무엇보다도 이 조항은 학내 구성원의 자유로운 출마를 방해하는 독소조항의 성격을 띠고 있다. 한편으로는, 계파적으로 현 총학과 관계가 있다고 여겨지는 선본의 직위세습을 허용하는 기능도 하고 있다. 저 조항의 원래 목적은, 명륜-율전 간의 소통을 진작하기 위해서라는데 사실 일때문에 접촉이 잦은 현 총학을 제외하고는 명륜과 율전의 학생이 한데 모여 어우러질 기회가 별로 없다. 더욱이 친목으로 한 두번 개인적으로 만나는게 가능하다 할지라도, 과연 총학 출마와 같은 높은 수준의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질 기회는 몇 번이나 있을까. 박수도 손이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이다. 뭐, 물론 한편에서는 이 조항이 명륜과 율전 간에 대화 단절을 막기 위한 우리 학교만의 '특수한 조항'이라 변호한다. 그러나 모든 특수성은 보편성의 위에서만 존재한다. 상호 소통이란 명분이 좋긴 하지만, 만약 그 조항이 우리가 기본적으로 생각하고 있어야 할 '민주적 선거'를 방해한다면 마땅히 그 명분은 타파되어야 한다. 일각에서는 남북이 1948년에 공동선거를 실시했다면 이렇게 분단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우리 총학 선거를 그 프레임에 쳐 넣으려고 하던데 역사도 모르는 무식한 소리기 때문에 그에 대한 자세한 언급은 피한다. (왜 그런지는, 공동선거의 팩트를 찾아보면 알거다.)
이럴때마다 난 학교를 무진장 옮기고 싶다. 물론 다른데도 개차반인건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이렇게 맥빠지는 선거는 아니라고 들었다. 질서와 규칙을 인정하는 것이 민주주의지만, 사실 그보다 더 수준높은 민주주의는 혼란과 무질서함도 수용할 수 있는 것이다. 사실 혼란과 무질서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그 사회가 민주적인 사회라는 걸 방증하기도 하고. 여러모로 우울한 계절이다.
사실 신입생인 나로서는 아직 총학에 대해 모르는 부분이 많은 게 사실이다. 그런데 그 무지를 차치하고서라도, 이번 총학선거는 초등학교 반장선거보다도 못하다는 게 이번 선거에 대한 나의 촌평이다. 개인적으로 명륜-율전 간 공동 선본을 강제하는 조항이 모든 파행의 원천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그거보다 더 웃긴건 때아닌 '운동권 논란' 때문이다.
피상적으로 보면, 성균관대에서 운동권은 참 대접받지 못하는 존재다. 운동권이 한창 활발하던 시기에 태어난 사람들이 현 대학의 주류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운동권이란 단어에 레드 컴플렉스를 보인다는 사실은 꽤 재밌다. 이번 재선거에는 현 후보 - 지난 선거에서 중도하차한 선본이 다시 나왔다 - 말고도 다른 후보가 나오려고 준비하고 있었으나, 무산되었다. 그 이유는 명륜캠 부후보의 민주노동당 당원 신분 때문이었다. 교수를 통해 메이트가 당원이라는 사실을 안 율전캠퍼스 측 선본이, 탈당을 조건으로 선거에 참여하겠다고 했고 명륜 측 선본에서 이를 거부하자 돌연 후보등록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버린 것이었다. 여기서 나는 묻고 싶다. 대체 왜 정당가입이 문제가 되는지. 민노당이 무슨 죄인지. 대학 내에서는 유독 민노당에 대해 운동권이란 인식이 강한데, 아마도 율전 선본은 그 이미지를 부담으로 느꼈기 때문에 그런 한심한 작태를 보였다고 생각한다. 말그대로 한심하다. 박재완과 관련한 좋지 않은 기억이 있었음을 언뜻 들어 알고 있지만, 현재의 학내 구성원이 그런 극단적인 행위를 총학이 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거란 생각은 못하는건지.
명륜-율전 간 공동 선본 조항은 참 억지의 전형이다. 무엇보다도 이 조항은 학내 구성원의 자유로운 출마를 방해하는 독소조항의 성격을 띠고 있다. 한편으로는, 계파적으로 현 총학과 관계가 있다고 여겨지는 선본의 직위세습을 허용하는 기능도 하고 있다. 저 조항의 원래 목적은, 명륜-율전 간의 소통을 진작하기 위해서라는데 사실 일때문에 접촉이 잦은 현 총학을 제외하고는 명륜과 율전의 학생이 한데 모여 어우러질 기회가 별로 없다. 더욱이 친목으로 한 두번 개인적으로 만나는게 가능하다 할지라도, 과연 총학 출마와 같은 높은 수준의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질 기회는 몇 번이나 있을까. 박수도 손이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이다. 뭐, 물론 한편에서는 이 조항이 명륜과 율전 간에 대화 단절을 막기 위한 우리 학교만의 '특수한 조항'이라 변호한다. 그러나 모든 특수성은 보편성의 위에서만 존재한다. 상호 소통이란 명분이 좋긴 하지만, 만약 그 조항이 우리가 기본적으로 생각하고 있어야 할 '민주적 선거'를 방해한다면 마땅히 그 명분은 타파되어야 한다. 일각에서는 남북이 1948년에 공동선거를 실시했다면 이렇게 분단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우리 총학 선거를 그 프레임에 쳐 넣으려고 하던데 역사도 모르는 무식한 소리기 때문에 그에 대한 자세한 언급은 피한다. (왜 그런지는, 공동선거의 팩트를 찾아보면 알거다.)
이럴때마다 난 학교를 무진장 옮기고 싶다. 물론 다른데도 개차반인건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이렇게 맥빠지는 선거는 아니라고 들었다. 질서와 규칙을 인정하는 것이 민주주의지만, 사실 그보다 더 수준높은 민주주의는 혼란과 무질서함도 수용할 수 있는 것이다. 사실 혼란과 무질서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그 사회가 민주적인 사회라는 걸 방증하기도 하고. 여러모로 우울한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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