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진보신당(http://newjinbo.org)의 당원게시판에 먼저 올라간 글입니다.


1. 도입 및 소개


  공지사항의 '홈페이지 개편은...'을 읽다가 종이한장 당원님의 질문에 대한 홍보실의 덧글을 읽고 늦었지만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그 내용인즉슨, '중앙당에서도 열린문서와 관련해 고민을 하고 있으며 오픈소스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을 선택하기 위해 시험운영중이다'라는 것이었지요. 거기다가 앞으로 기획안까지 마련해 공개해 주신다고 하니, 아마도 일정대로만 성사된다면 정보공유와 타인을 배려할 줄 아는 좌파정당의 면모를 더 갖추게 될 것 같아 몹시 기대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냥 위처럼 생각하고 넘어가면 좋은데, 급작스럽게 몹쓸 호기심이 발동했다는 겁니다. 창당한지 1년 반을 향해 달려가는 시점에서, 오픈소스 어플리케이션을 시험하고 있다는 사실의 이면이 궁금해진 것이지요. 몇 가지를 고민해본 결과, 현재 우리당의 재정 상황으로 미루어 볼때 아마도 당 조직의 모든 컴퓨터가 다 정품으로 채워져 있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란 결과를 얻었습니다.


  그러나 이 글은 단순히 그 상황을 고발하고자 하는 의도는 없습니다. 다만 오픈소스 프로그램 사용에 대한 필요성을 일반 당원들에게 소개하고, 중앙당이 준비하고 있는 기획안이 더 빨리 나올 수 있도록 압력을 좀 넣어보기 위해섭니다. IT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은 없는지라 그저 수박의 겉을 핥는 정도의 수준이 되겠지만, 최소한 지루하지 않게는 구성해보려합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끝까지 읽어주시길 희망해봅니다.


2. 계산의 실제


  사무용 컴퓨터라고 했을때, 우리가 보통 사무작업을 위해 사용하는 프로그램은 아래와 같습니다.


  "운영체제, 워드프로세서 및 오피스, 이미지 뷰어, 압축 프로그램, 안티바이러스 프로그램,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


  자, 그렇다면 위의 이 프로그램들을 정품으로 사용하기 위해선 컴퓨터 한 대당 얼마의 비용이 필요할까요? 우리가 자주 접하는 프로그램들을 예로 그 가격을 산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운영체제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운영체제는 단연 마이크로소프트 사의 윈도입니다. 인터넷트렌드 사(http://trend.logger.co.kr)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윈도의 점유율은 거의 100%(실제 99.8%)에 육박한다고 하지요. 그런 의미에서 아마 우리당 조직들의 컴퓨터 역시 윈도를 사용하고 있을 거라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윈도의 구입가격이 생각보다 어마어마합니다. 기업용 라이선스를 구입할 경우, 지금은 단종을 앞두고 있거나 이미 단종된 XP 프로페셔널은 258,500원이고 새로 발매된 세븐(7)의 경우 247,500원이나 합니다. 만약 아예 구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임대 형식으로 사용한다면 XP 프로페셔널은 82,500원이고 세븐의 경우 84,700원이죠. 이 가격도 사실 저렴한 건 아닙니다.


  그러나 만약 조립PC가 아니라 브랜드PC를 구입했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브랜드PC를 구입할 경우에는 PC 구입 비용 안에 운영체제 가격도 포함되어 있죠. 아마도 브랜드PC의 비중이 높을거라 생각하면, 현 상태에서도 대부분 정품 OS를 사용하고 있다는 이야기겠죠. 따라서 만약 이 경우를 감안한다면, 운영체제 구입비용은 제외되는게 맞을 겁니다.


  어쨌거나 아직까진 세븐보다 XP를 많이 사용하니, 운영체제를 조달하는 비용은 258,500원 · 82,500원 · 0원 이겠군요. 이건 나중에 합산하도록 하죠.


2) 워드프로세서 및 오피스


  대분류 이름이 좀 이상하긴 한데, 쉽게 말해 문서 작성과 업무를 돕는 프로그램입니다. 국내 워드프로세서의 최고봉인 '한글'과 업무용 프로그램의 세계적 밀리언셀러인 'MS 오피스'를 들 수 있겠죠.


  최근 저작권 단속 강화라는 채찍과 함께 '같이 사면 할인'이라는 당근을 제작사와 정부 측에서 주고 있습니다. '한글'과 'MS 오피스 2007'도 예외는 아니네요. 오피스군 중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능인 엑셀, 워드, 파워포인트와 아웃룩이 담긴 'MS 오피스 2007 스탠다드팩'과 '한글2007'을 합해 546,000원에 팔고 있네요. 따로 구입할 경우에는 161,700원 (한글2007 기업용 라이선스, 100대 이상), 280,500원 (MS 오피스 2007 스탠다드팩 임대 라이선스). 총 442,200원에 제공하고 있네요. 이것도 선택에 따라 달라지겠어요.


3) 이미지 뷰어


  가정에서 흔히 사용되고 있는 이스트 소프트의 '알씨'는 개인사용자에게는 프리웨어로 제공되긴 하지만, 기업이나 관공서 등에는 상용으로 제공되는 프로그램입니다. 따라서 정당과 같은 곳은 개인사용자가 아니므로 엄밀히 말해 구입해서 사용해야겠죠. 알씨의 경우 개당 30,800원 되겠습니다.


4) 압축 프로그램


  파일을 압축하거나 압축을 해제하는 어플리케이션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알집'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알집 역시 개당 30,800원 되겠습니다.


5) 안티바이러스 프로그램


  우리가 흔히 백신이라 일컫는 안티바이러스 프로그램도 마찬가지입니다. 네이버의 PC 그린이니, 이스트소프트의 알약이니 하는 무료 백신들이 나와 있지만, 이 역시 개인사용자에게만 프리웨어로 제공됩니다. PC 그린은 엄밀히 말해 개인사용자 외에는 사용할 수 없고, 알약이나 아바스트는 개인사용자가 아니라면 구입해서 사용해야겠죠. 게다가 대부분의 상용 안티바이러스 프로그램의 경우엔 한 번 구입하면 계속 사용할 수 있는게 아니라 계약기간이 지나면 재계약을 해야 하는, 일종의 임대형 판매체계를 가지고 있는터라 매년 유지비용이 듭니다.

  여기선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알약은 제외하고, 그냥 무난하게 한국 백신의 자존심이라 일컬어지는 V3 기업용 라이센스를 살펴보죠. V3의 기업용 새 제품인 V3 Internet Security 8.0은 50카피 이상 99카피 이하 구입할 경우 개당 40,810원에 공급되고 있습니다. (1년 사용 가능) 재계약 비용은 논외로 하죠.


6) 이미지편집 프로그램


  두둥. 네, 올것이 왔습니다. 우리가 이미지를 유려하게 편집하기 위해 사용하는 어플리케이션 분야에서는 단연 어도비 사의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가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물론 이미지편집 프로그램은 윈도보다는 맥OS 기반에서 많이사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애플의 하드웨어까지 고려하면 계산이 복잡하기 때문에 그냥 윈도 기반 어플리케이션의 가격을 사용할까 합니다. 포토샵 CS4의 가격은 1,890,000원이고, 일러스트레이터 CS4의 가격은 1,099,300원이네요. 이건 뭐, 실제로 산다면 당 전체를 통틀어 중앙당 컴퓨터 한 대에서나 돌릴 수 있겠는데요. -ㅅ-



3. 결과


  이하 다른 프로그램들도 많지만, 이 정도만 가지고 PC 한 대를 정품 프로그램들로만 사용하기 위해 드는 비용을 산출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① 조립PC, 평생 사용가능한 라이선스 구입 : 3,896,210원

② 브랜드PC, 평생 사용 가능한 라이선스 구입 : 3,637,710원

③ 조립PC, 임대 라이선스 구입 : 3,616,410원

④ 브랜드PC, 임대 라이선스 구입 :3,533,910원


  흠, 무슨 짓을 해봐도 최소 350만원은 드는군요. 이 결과를 당 내부 PC 전체로 환원해 봅시다. 아무리 못해도 중앙당, 광역 시도당, 지역당협에 최소 200대 이상의 PC는 있을 겁니다. 나머지 프로그램은 모두 구입한다 쳐도,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와 같은 비싸면서도 전문적인 프로그램이 그 컴퓨터 모두에 깔릴 필요는 없으니 10대 당 1개 있는 것으로 가정하고 20카피만 구입하는 것으로 계산해 봅시다. 계산은 가장 낮은 금액이 나오는 '브랜드PC+임대 라이선스 구입'의 경우로 하겠습니다.


0원 (브랜드PC 가격에 들어있는 OS 구입비) + 442,210원 * 200대 (한글2007 처음사용자용, MS 오피스 2007 임대라이선스) + 30,800원 * 200대 (알씨 200카피) + 30,800 * 200대 (알집 200카피) + 40,810원 * 200대 (V3 200카피) + (1,890,000원 + 1,099,300원) * 20대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20카피)


= 0 + 88,442,000 + 6,160,000 + 6,160,000 + 8,162,000 + 59,786,000 = 168,710,000원!!!!!


  무려 소프트웨어 구입비에만 1억 7천여 만원을 투자해야 하는군요. 저희가 조승수 의원의 당선 이후 더 받는 보조금의 액수가 1억 4천만원 정도로 알고 있는데, 그 이상의 액수가 나가는 일이니 현 상황의 중앙당으로선 조금 벌이기 힘든 사업이겠죠.



4. 결론 및 제언


  우리가 굳이 이렇게 비싼 비용을 들이면서까지 특정 프로그램에 종속될 필요가 있으며, 그렇지 못할 경우에 언제든지 당국에 적발될 수 있는 빌미를 왜 줘야 하겠습니까. 더욱이 현재 문서 작성을 위해 사용되는 한글이나 알집과 같은 상용 프로그램은 그 파일 형식이 아주 폐쇄적이라 그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은 문서를 수정하거나 파일의 압축을 해제하지 못하는 등 제한 사항이 아주 많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내 돈을 들여가면서, 아니면 내 인신이 구속당할 신변의 위협을 느끼면서 우리가 우리의 자유를 스스로 구속할 필요는 없겠지요.


  중간중간 과장된 부분도 있고, 또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이 있어 분명히 오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최소한 이 정도의 결과라면 우리가 상용 프로그램을 대신할 대안 프로그램을 반드시 찾아야 할 이유가 되지 않을까요?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평안한 밤 되시길 바랍니다.
  1. Favicon of http://gonghyun.tistory.com 공현 2009.09.19 01:51

    이미지는 걍 김프 쓰고
    압축은... 빵집도 돈 내야 하던가 개인 아니면? 잘 모르겠구만

    근데 hwp 쓰던 버릇은 아무래도 영 안 고쳐지는 거 같아. MS word는 한글 문서 편집에는 은근히 불편한 부분이 있다구. hwp 같은 경우는 물론 파일 형식이 완전 폐쇄적이지만

    • Favicon of https://blog.philobiblic.com 클라시커 2009.09.19 08:05 신고

      ㅇㅇ, 같은 글이 당게에도 달렸네. 빵집은 제작자가 '무조건 무료'로 배포한 것으로 알고 있고, 또 오픈소스 진영에 7zip이란 걸출한 놈이 또 하나 있으니 적어도 압축프로그램은 문제가 안되는듯.

      아마 오피스를 대체할 프로그램은 적어도 오픈소스 진영에선 오픈오피스가 유일하겠지. 근데 나도 몇 번 써봤지만, 기존에 한글이나 MS 사 오피스에 익숙한 경우라면 진짜 쓰기가 난해하더라고. 매끄럽지 않은 부분도 있고. 그래도 정책적으로 불편한 점을 감수하고 전환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

      한글, 이건 진짜 지랄맞다구. 2007에서 작성된 문서는 하위 버전에서 제대로 나오지도 않고, 한컴리눅스 외 리눅스에선 아예 읽지도 못하고.

      어쨌거나 한글 사용자의 요구를 반영해서 완전히 그들을 장악한 것 만큼은 한소프트의 능력을 인정해야할듯. 아니면 어떻게 소프트웨어 회사가 그 프로그램은 거의 10여년을 연명할 수 있겠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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