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역사는 이번 선거를 민주화 이후 치러진 최악의 선거라 기억할 것입니다. 선거는 그 시대의 사회상을 그대로 반영하니, 지금 이 시기가 민주화 이후 최악의 시기라 읽을 수도 있겠지요. 사실이 그렇습니다. 집권 세력은 정치를 하기보다는 통치를 하고 있고, 그에 저항한다는 구 여권 세력은 이렇다 할 반격하나 못해보고 먼저 가신 분의 바짓가랑이나 붙잡고 눈물로 소매를 적시고 있습니다. 진보신당, 사회당, 민주노동당 등 진보정당은 이전보다 더 격한 심적 갈등을 겪게 되었습니다.
그나마 나은게 있다면, 그것은 진보신당이 후단협과 비지론의 망령을 떨치려는 모습이 만방에 공개되었다는 점입니다. 말그대로 '투쟁'에 준하는 격한 갈등이 비지론자들과 진보신당 당원들 사이에 표출되었지만, 결국 비지론자들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습니다. 물론 이전에도 자유주의 정당에 의해 여러 번 앵벌이가 자행되었지만, 그때보다 지금의 투쟁에 더 많은 눈길이 쏠려 있음은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물론 몇 가지의 결정적인 오점은 있습니다.)
이번 선거를 통해 몇 가지의 역사가 종말을 맞았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선거는 최악의 선거인 동시에 의미있는 선거가 될 것입니다. 과거와 미래의 대결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MB와 반MB의 대결이 아니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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