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記/2008, 유럽

7월 15일, 그리스 아테네 - 포카리스웨트의 그 곳, 산토리니에 가다

클라시커 2008. 7. 16. 06:42
  아시겠지만, 모든 일자는 다 현지시각으로 작성됩니다. 혼용될 경우에는 따로 표기합니다. 참고로, 런던은 표준시각(GMT, 그리니치 표준시각)을 사용하며 그리스는 표준시각보다 두 시간 빠른 GMT+2, 그 외 프랑스 · 독일 · 이탈리아 · 오스트리아 · 체코 등은 표준시각보다 한 시간 빠른 GMT+1을 사용합니다. 우리나라는 GMT+9을 사용합니다.


  며칠 동안 컴퓨터가 멈춰 있었습니다. 싼 컴퓨터 탓으로 돌리고 영국 현지에서 부랴부랴 민박집 주인아저씨께 부탁해서 OS씨디를 구워 설치했는데, 알고보니 V3의 오진 탓이었습니다. 부팅에 사용되는 중요파일을 바이러스로 생각하고 지워 발생한 일이더군요. 재계약 횟수를 보니 거의 7년째 V3를 애용하고 있는데 - 부끄러운 일이지만, 제가 사용하는 유일한 '정식 사용 소프트웨어'입니다. 하기사 왠만한 프로그램은 다 오픈소스를 쓰니 윈도 빼곤 이렇다하게 찔릴만한 건 없네요 - 이런 중차대한 실수를 하다니, 며칠 앞으로 돌아온 재계약을 계속해야할지 고민이 되기 시작합니다.

  각설하고, 포스팅을 하지 못한 약 일주일 간 저는 영국에서 그리스로 넘어 와 있습니다. 원래 계획은 7월 12일 오후 11시 30분(GMT)에 런던 빅토리아 코치 스테이션을 떠나 개트윅 공항으로 향하는 내셔널 익스프레스를 타고 7월 13일 오전 00시 30분(GMT)에 도착해서, 오전 6시 25분(GMT)에 출발하는 이지젯에 탑승할 예정이었지요. 코치를 타고 개트윅까지 넘어오는건 그런 대로 잘 되었습니다만, 문제는 이지젯 탑승부터였습니다. 개트윅에서 노숙을 하고 체크인 카운터에 갔더니 이게 웬걸, 오퍼레이션 문제로 6시 25분에 출발이 불가능하답니다. 그럼 몇 시에 출발하느냐고 물었더니, 모르겠답니다. 그럼 어떻게 하자고? 라고 되물었더니, 일단 7시 30분에 인포메이션 데스크로 와보랍니다. 그 소리를 들은게 오전 4시 30분... 앞으로 세 시간을 더 노숙해야 합니다. 미치겠더군요.

  7시 30분에 데스크 앞으로 가니, 같은 편 비행기를 탑승하려던 사람들이 장사진을 치고 있습니다. 우왕좌왕하고 있는데 멋진 미청년이 데스크에서 나오더니, '특별편을 편성했다. 지금부터 체크인을 할테니 줄을 서라'란 이야기를 합니다. 이렇게 해결될 거면 일찍 해주면 어디가 덧납니까 -_-;;; 항공사 측에서도 미안했는지, 체크인을 하면서 3파운드 무료 식권을 줍니다. 알겠지만, 저가항공의 경우에는 발권비용이 저렴한 대신 모든 것을 다 유료화했습니다. 예를 들면, 기내에 들고가는 가방 이외에 다른 가방은 무조건 몇 파운드를 내고 부쳐야 한다든지 기내식을 사먹어야 한다든지 뭐 이런 식으로 말이죠. 어쨌든 받은 식권은 안 썼습니다. 노숙 탓에 피곤해서 타자마자 그대로 곯아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10시 25분(GMT)에 출발한 비행기는 어느덧 16시(GMT+2)에 아테네 AIA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도착해서 바로 산토리니 행 야간 페리를 예약하고 숙소가 있는 신타그마 광장으로 향했습니다. 섬 여행을 하는데 45L짜리 배낭을 매는건 무리라는 생각이 들어, 체크인 이전에 미리 짐을 맡기려고 했던 것이지요. 나중에 안 일이지만, 다수의 여행자들은 그냥 캐리어를 들고 탑니다. 유럽인들, 대단하더군요. (절레절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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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타그마 광장입니다. '신타그마'란 우리의 '제헌'과 같은 뜻입니다. 보시는 건물은 국회의사당입니다.


  오후 10시 30분(GMT+2)에 출발하는 페리에 올랐습니다. 대다수가 유럽인들이었지만, 간혹 한국 사람들도 보입니다. 7월 중순인 지금은 그리스로선 성수기가 아니라고 합니다. 8월이나 되어야 성수기라 가격도 올려받고 한다는데, 어쨌든 덕분에 조금은 저렴하게 돌아다닐 수 있었습니다.

  15일 오전 8시 20분(GMT+2), 산토리니에 도착했습니다. 원래는 스쿠터를 렌트하기 위해 5월부터 운전면허증을 취득하려고 했지만, 장내기능 두 번 낙방에 포기해버렸습니다. 그래서 그냥 만인의 발, 버스를 타기로 했죠. 버스비는 08년도 이지 지중해에 소개된 것보다 0.1 유로 정도 올라 있습니다. 뭐 그래도 2유로를 넘지는 않더군요. 이지 지중해에는 신항구-페리사 비치 간 노선이 소개되어있지만, 현지에서 문의한 결과 현재 모든 노선은 무조건 피라 타운을 중심으로 되어있다고 합니다. 쉽게 말해, 항구에서 페리사 비치나 카마리 비치로 가려면 항구-피라 타운으로 된 버스를 타고 피라 타운으로 가서 피라 타운-페리사 비치 노선을 타야 한다는 겁니다.

  우왕좌왕하다가 '포카리스웨트' 광고를 찍은 이아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사진 몇 장을 찍었습니다. 그 중 일부를 올리면서, 오늘 이 포스트는 마칩니다. 원체 배경이 무척 좋아 별 조정 없어도 들이대기만 하면 다 엽서 속 풍경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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