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짐'에 대하여

2012. 4. 1. 23:14

만난 적이 없으니 물론 헤어짐이란 것도 없으련만, 그래도 헤어져야 할 때가 있다. 심정적으로 말이다. 단순히 짝사랑한 사람을 떠나보내는 게 아니라, 그냥 관계의 단절이랄까. 내색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그 사람에게 평소에 가지고 있던 기대나 호감같은 것을 접어 넣는 때 말이다.


그런 경우다. 계속 그런 생각이 드는구나. 머릿속에 있던 수많은 리스트들이 정리되고, 봉투에 담겨서 캐비닛으로 차곡차곡 들어간다. 아마도 다시 그 사람들이 나오는 경우는 없을테다. 경험상 그렇다.


간단히 이야기하면 이렇다. 나는 당신들이 바쁠 때 써먹을 수 있는 도구같은 존재가 아니다. 나는 당신들 하나하나를 믿고, 사랑하고, 아끼기 때문에 당신들을 보필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 당신들이 '자신의 일'을 핑계로 삼는다면, 나 역시도 그렇게 대해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나도 이제 더 이상 그냥 소비되고 싶지는 않으니까.


미안해야 하나? 흠, 글쎄. 아마 내색하진 않을테니 당신들은 그걸 모르겠지. 그동안 고마웠다. 적어도 한동안 내 마음을 설레게 해주었으니까. 그리고 앞으로도 고마울 것이다. 내 감정을 당신들에게 쏟아부을 일이 없어졌으니까. 감정을 낭비하지 않게 되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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