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를 하다 짬이 좀 나서 마우스를 들고 덜컥거리다 흥미로운 기사를 읽었다. 김진 변호사가 한겨레21에 연재하던 '노 땡큐!'란 꼭지의 '주머니병'이란 기사였다. 클릭을 하고난 후 처음으로 든 생각은 '당혹감'과 '부끄러움'이었다. 당혹감이 든 것은 내가 평소에 하고 있는 짓거리를 너무 명확하게 설명해주었기 때문이었고, 부끄러움은 그것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었다.
어쩌다 블로그 하나를 꿰차고 그저 '시발시발'거리고 있는 인생이지만, 나도 한 명의 소시민에 지나지 않는다. 내가 종종 당황스러워 할 때가 있는데, 그것은 몇몇 사람들이 나를 꽤 "막나가는 '활동가'"로 알고 있을 때다. 물론 한 달여 광장에서 숙식을 해결했던 기억도 있지만, 나는 언제나 전선에서 가장 멀고 안전한 곳에 있었다. 막나가는 삶을 사는 건 사실이지만, 활동가는 아니란 이야기다. 나의 그런 행위가 늘 비겁하고 치졸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생각 외로 자리를 박차고 '날자, 날자꾸나!'를 외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더더욱 한심하고 안타깝기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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