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날 자정이 넘어 잠들었음에도 눈이 일찍 떠졌다. 시차 적응이 아직 제대로 안 된 탓인지, 엄마는 벌써 깨어 계신 상태. 동도 트기 전에 모자가 방을 휘저으며 외출준비를 했다. 내려오니 아직 아침상이 차려지기도 전이었고, 모자는 호스텔 직원들이 바삐 움직이는 모습을 하릴없이 지켜보았다. 그러다 한 직원과 눈이 마주쳤는데, 우리도 웃고 그도 웃었다는 슬픈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이 부지런함은 예상 외의 경험을 하게 했는데, 그것은 프랑크푸르트 시민들의 출근 모습을 굉장히 여유로운 시각에서 바라보는 일이었다. 학교 다닐 적에 종로를 휘젓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보며 '팔자 좋은 놈들... 부, 부럽다능!'이라 (속으로) 욕했던 그 일을 지금은 내가 하고 있는 것인데, 어찌나 깨소금 맛이던지. 길을 잘못 들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