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되면 자연스럽게 나이듦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는데, 불과 작년까지는 느끼지 못했던 '나이듦'에 대해 올해는 부쩍 직감하게 된다. 어떤 점에서 그러하냐면: 첫째로, 결혼을 생각해보게 됐다. 연애 경험이 많지는 않지만, 단 한 번도 '이 사람이랑 결혼을 꼭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 결혼은 매이는 것이라 생각하기도 했고, 다른 사람과의 인연을 위해 나 자신을 죽여야 하는지 의문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만나는 분과는 매여도 좋고 내가 없어져도 좋으니 같이 여생을 즐기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곧잘 한다. 누군가는 '인연'이 이런 생각을 하게 하는 주 요인이라고 하는데, 나는 '때'와도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미래를 꿈꾸는 인연을 만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어느 정도 세월이 흘러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