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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클라시커 2009. 1. 1. 13:26

  세시세밑이 되면 으레 나오는 말 중 하나가 '송구영신'입니다만, 우리나라의 대통령은 임기제인지라 함부로 내다버릴 수가 없더군요. 원체 비겁자라 어제 보신각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는 못나가고 KBS랑 칼라TV만 켜놓고 지켜보고 있는데, 역시나 기분만 엄청 상하고 말았습니다.

  보신각 종이 서른 세 번 타종되는 순간에, KBS에서는 '희망의 나라로'란 독일 가곡을 불러주더군요. 노래 가사를 들어보시면 알겠지만, '희망의 나라'로 가기 위해서는 '자유, 평등, 평화, 행복'이 '가득'해야 하는데 과연 내년에 저 전제조건들이 충족될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여전히 우울한 한 해가 되겠습니다만, 죽지는 마세요. 신께서는 감내할 수 있는 정도의 고통만 인간에게 주신답디다. 그말인 즉슨, 언젠가는 우리도 MB를 쓰러뜨릴 수 있는 날이 올거란 이야기겠죠. 포기하지 마시고 힘들면 어디라도 숨어 와신상담이라도 하십시다. 권력자를 상대로 이 땅의 다수 민초들이 벌인, 처음부터 버거운 싸움이었으니 지금 힘든 건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부디 소원 이루시는데, 그걸 '명박탓'이라 치환하지 마시고 '내 탓'이라 치환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