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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마나한 이야기

저는 어제 위와 같은 내용의 다소 황당한 트윗을 올렸습니다. 내용을 아시는 분이라면 무슨 이야긴가 싶겠지요. 1급수가 흐르지만 고속철도 터널공사를 위해 허리가 잘린 산은 바로 천성산이고, 미군기지 이전으로 어르신들과 경찰 간 대치가 있었던 곳은 평택 대추리고, 어촌마을에 전경 몇 개 중대가 상시 대기를 하고 있던 것은 부안 위도 이야기니까요. 애초에 제가 이 거짓말을 한 건 바로 아래 트윗 때문이었습니다. 경주에 핵폐기물을 반입하는게 이명박 정부 탓이라니, 소가 웃을 일이지요. 사실 경주에 핵폐기물이 반입되는 것은 경주에 다름아닌 핵폐기물 처리장이 건설되었기 때문입니다. 경주는 부안 위도 주민들의 거센 '저항'에 밀린 당시 정부가 대체지로 찾은 곳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위의 제 트윗은 하도 어처구니가 없어..

견딜 만 합니다

연평도의 포연이 채 가시기도 전에 사노련의 오세철 교수가 7년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사노련의 다른 분들도 대략 5~7년형을 선고받았다는군요. 속칭 '사노련 사건'이란게 터진게 2008년 쯤으로 기억하니까, 장장 2년여 만에 '유죄'라는 어처구니 없는 결말을 맞게 된 셈입니다. 관련해 박노자 교수는 '그들의 노림수를 잘 봐야 한다'는 칼럼을 레디앙(http://j.mp/e8Nt4b)에 게재했습니다. 이번 사건이 한동안 잠잠했던 공안정국을 재조성해 보기 위한 정권 측의 간보기에 해당하고, 만약 이게 성공한다면 더 많은 '내부의 적'들이 '생산될' 거란 이야기지요. 1차적인 해석에 불과한 '좌파 탄압설'이나, 2차적 해석에 해당하는 박노자 교수의 해설이나 둘 모두 넋놓고 바라만 보고 있기엔 매우 서글픈 현실입니..

미용실은 옮기면 그 미용실은 못간다

그러고보면 '단골'이란 개념이 무색해지는 업종이 있는데, 미용실의 경우가 그런 경우가 아닌가 싶다. 워낙 '미'라는게 세월에 인색하고, 더군다나 타협이란게 없다보니 속칭 '요즘 스타일'이란걸 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잘 다니던 미용실을 바꿔야 하는 경우가 왕왕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 맘에 쏙드는 스타일을 연출해주던 선생님이 다른 곳으로 가시는 경우에는, 더더욱 말이다. 그런데 재밌는건, '동네 미용실 어디가 싸고 잘 한다더라'는 소리를 듣고 다른 곳에 한 번 가게되면 설령 처음 가본 미용실이 늘 다니던 미용실보다 머리를 잘 만지지 못하더라도, 이전 미용실을 가기가 조금 멋적다는거다. 한 달에 한 번 이발하던 내가, 어느 한 달을 거르면 미용실 원장님이 내가 딴 데로 샜다는걸 분명히 눈치챘을 것이기 ..

분신을 투쟁 수단으로 삼는 시대

"지금과 같이 민주화된 시대에 노동자들의 분신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투쟁수단으로 사용되어서는 안되며, 자살로 인해 목적이 달성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어야 했다" - 2003년 11월 5일, 노무현 대통령, 10월 29일에 발표한 대정부담화의 부족함을 지적하며, http://bit.ly/9hFB8u 구미 KEC 파업과 관련해, 사측과 협상 중이던 민노총 금속노조 구미지부장이 분신했다고 한다. 얼굴? (전신?)에 2.5도 화상을 입었으나 다행히 기도가 열려 고비는 넘겼다고 하는데, 모쪼록 치료가 잘 되어 무탈하시기만을 바랄 뿐이다. 문제는 주변 사람들인데, 공장 안의 최일배 씨(민노총 경북본부 구미지역 조직부장)는 진보신당 김은주 부대표와의 통화에서 "결단을 하겠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

연합노선을 생각한다

심상정, 김석준, 이용길에 대해 정치적 책임을 묻는 결의안이 어제 전국위에서 부결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결의안이 부결을 심의 노선에 대한 판정승이라기보다는, 행동면에서는 일치되지 못한 모습을 보였으며 내용면에서는 민주주의 일반원칙을 무시한 결의안과 그 결의안을 제출한 세력의 판정패로 판단한다. 그러나 결의안 토론이 현실적으로 연합노선과 독자노선이 맞부딪히는 지점이었던 만큼, 구체적으로는 독자노선을 주장한 전진과 진보정치포럼의 입지가 약해지고 연합노선을 주장한 사회복지연대와 정종권 부대표 등의 입지가 강화되었다고 보는 것도 설득력이 있겠다. 그렇다면 연합노선이 우리당의 정치방침으로 확정되었을때, 우리가 생각해 볼 수 있는 시나리오는 몇 개나 될까. 진보신당만의 가치를 연합체에 반영하려면 우리는 어떻게 ..

결전의 날이 밝았습니다

아마도 역사는 이번 선거를 민주화 이후 치러진 최악의 선거라 기억할 것입니다. 선거는 그 시대의 사회상을 그대로 반영하니, 지금 이 시기가 민주화 이후 최악의 시기라 읽을 수도 있겠지요. 사실이 그렇습니다. 집권 세력은 정치를 하기보다는 통치를 하고 있고, 그에 저항한다는 구 여권 세력은 이렇다 할 반격하나 못해보고 먼저 가신 분의 바짓가랑이나 붙잡고 눈물로 소매를 적시고 있습니다. 진보신당, 사회당, 민주노동당 등 진보정당은 이전보다 더 격한 심적 갈등을 겪게 되었습니다. 그나마 나은게 있다면, 그것은 진보신당이 후단협과 비지론의 망령을 떨치려는 모습이 만방에 공개되었다는 점입니다. 말그대로 '투쟁'에 준하는 격한 갈등이 비지론자들과 진보신당 당원들 사이에 표출되었지만, 결국 비지론자들은 원하는 것을 ..

평가를 위해 기억해둬야 할 것

진보신당으로서는 처음부터 당선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가지고 있는 메세지를 얼마나 잘 유권자들에게 호소할 수 있느냐가 문제였다. 천안함 프레임 때문에, 노풍 때문에, 단일화 때문에 '우리 메세지가 가렸다'는 주장이 일각으로부터 나오고 있지만 과연 그럴까. 5+4에 애초부터 참여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소위 '시민단체'란 것도 이해찬 등 구 여권 인물들이 '전역하고 대선에 출마한 박정희 마냥' 군복만 벗고 있는 꼴이었는데, 대체 뭘 기대했느냐는 지적은 꽤 타당하다. 그러나 소심한 내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과연 처음부터 그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절할 수 있었을까 하는 회의가 든다. 최소한 거기에 꼈었기 때문에 최소한 진보신당이 논란의 중심에 서 있을 수 있게 된 것 같기도 하고. 일각에서는 진보신당..

아, 그래.

"그래, 절대 순진하면 안되겠구나" 하는 생각. 민노당과의 길을 버리고 사회당과의 연대를 모색하자고 외쳤을때 우리 내부에서 내게 돌아왔던 그 격렬한 반응들 만큼, 저쪽의 반응도 그만큼 격렬할 거라는거. 그것은 민노당과 진보신당을 가르는 칼날보다 더 날카롭고 그 칼날에 상처받은 사람이 많으면 많았지 절대 적지 않을거라는거. 이번 일에 대해 진보신당은 '연대'임을 강조하는 한편으로, 창당부터 내세웠던 '진보의 재구성'의 씨앗으로 삼겠다는 심산이고 사회당은 철저하게 '후보에 대한 지지선언'임을 강조한다. 여기서 색이 명확히 갈린다. 당장에는 그야말로 '댐이 무너지는데 저 논이 내 논이 아니라 할 수 없다'는 금민 전 대표의 말처럼 언급을 안할 뿐이지. 나는 여기서 어떻게 해야하나. 사실 내가 할 것은 없을거고..

뭔가 엄청 부족한 진보신당 청년부문 운동

꼴에 '학출'이라고 아는게 대학 내 정당활동 밖에 없어서 그 부분만 건드리겠음. 물론 두서less. 시간이 있으면 다시 한 번 제대로 정리해 보겠음. 성균관대를 기준으로 말해보자면, 성균관대 학생위원회의 모습은 성인조직의 하부조직의 느낌이랄까, 그런게 있음. 새로운 정치, 새로운 운동을 위해서는 학생조직 자체가 엄연한 독립적 지위를 고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함. 총회에서 논의되는 주제도 학생위원회가 별도로 어떻게 뭘 할 것인가에 대한 것이라기보다는, 성인 분야에서 어떤 일이 이뤄지고 있는데 우리는 어떻게 결합될 것이냐 정도만 논의됨. 예를 들면, 지방선거에 학생조직은 어떻게 참여할 것이냐나 이번 집회에 어떻게 결합할 것이냐, 뭐 이런건데. 시일을 두고 지켜보다보면, 그 속에서 ..

이 밤의 본격 망작

흠.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편견 중에 하나가, 입만 열면 '국가'나 '나라 안위' 걱정하는 치들 중에 - 장기적인 관점에서 - 그다지 사회발전과 상관없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 아니, 오히려 사기꾼이 많다는 것. 상식적인 수준에서도 합리화가 불가능한 행위 때문에, 마치 나라와 사회를 위해 이 한 몸 다 바친다는 듯한 뉘앙스를 던진다는게 내 결론인데, 이건 서두에서도 밝혔다시피 내 편견일 가능성도 있고. 이런 애국주의적 레토릭은 식민지배의 경험이 있는 공간에서 특히 흥하는 듯 보이는데, 물론 애국애족하는 마음이 좋긴 하지만 무차별적인 테러나 기초적이며 보편적인 상식을 망각하는 행위들까지 이 레토릭으로 치장되어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있다는 것. 일례로 명박까와 명박빠는 동일한 사안을 두고 '국민의 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