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 왔으니 루브르에는 가봐야 할 것이다. 원래는 파리 변방을 수호하는 요새였던 것을, 국왕들이 거처로 삼다가 박물관으로 바꾼 것이 오늘날 루브르 박물관이라고 한다. 물론 이 곳의 많은 컬렉션들은 대다수가 다른 나라로부터 약탈한 것이다. 대체적으로 유럽의 많은 큰 박물관들은 전리품으로 컬렉션을 채우고 있다. 이 곳 역시 마찬가지로 나폴레옹이 대제국을 건설하면서 약탈해 온 문화재들로 성을 채운 것이 시초라고 한다. 본디 문화라는 것은 힘과 연관이 없다. 팍스 로마나의 뒤를 이어, 팍스 아메리카나라는 영광을 물려받은 미국의 문화가, 그 정치적 힘에 비해 실질적으로는 문화적 가치가 하등 없는 잡탕인 것이나 그리스를 정복한 로마가 피정복지인 그리스의 문화에 복속당했던 사실은 그러한 실례이다. 그러나 어찌되었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