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記 57

7월 22일, 이탈리아 로마 - 콜로세움과 포룸 로마눔(포로 로마노)

로마에서의 본격적인 첫 날이 밝았다. 형식적으로는 이틀째 - 그리스의 파트라스에서 이탈리아의 바리로 넘어온 것이 21일 오전 8시였다 - 지만, 투어를 시작한 것은 오늘부터이니 실질적으로는 첫 날이라고 보는 것이 맞겠다. 아침을 먹고 빈둥대다가 9시가 넘어 느긋하게 민박집을 나섰다. 햇살은 따뜻했고, 바람은 시원했다. 그리스와 별반 다르지 않은 날씨긴 했지만, 그래도 뭔가 좀 쾌적했다. 새로운 나라, 오고 싶었던 나라에 왔다는 행복감 탓이었을게다. 그런데 로마패스를 사기 위해 떼르미니 역에 있는 인포메이션에 갔다가 지갑을 열고는 망연자실했다. 이전날 에우로스따 이딸리아를 예약하기 위해 지갑에 넣어둔 돈 - 예산 제약을 위해 지갑에는 20유로만 넣어두고 나머지는 비상금을 넣는 가방에 넣어둔다. 에우로스따 ..

7월 19-21일, 그리스 아테네 · 이탈리아 로마

19일, 그리스 신화의 중심이 되는 델포이에 다녀왔습니다. 수많은 신화들이 아폴론 신전의 무녀에게서 나오는 신탁에 의해 만들어지고, 사라졌습니다. 오이디푸스가 그랬고, 헤라클레스가 그랬습니다. 아폴론 신전의 무녀는 정갈하게 몸을 씻은 후에, 아폴론 신전의 바닥 틈새에서 새어나오는 가스를 마시고 알아들을 수 없는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그럼 이것을 바깥에 있던 신관이 신탁 의뢰자에게 해석을 해주는 방식으로 신탁이 전해졌지요. 늘 그렇듯, 환각 모티브는 여기에서도 신과 인간을 이어주는 매개체로 존재합니다. 현재도 수많은 원주민들이 환각성분이 있는 물질을 먹고 신의 말을 전합니다. 우리가 흔히 접신을 한다고 할 때 등장하는 '무아지경'이란 말도, '내가 없는 상태'를 이야기하는거니까 환각 상태를 이야기한다고..

7월 18일, 그리스 아테네 - 차분했던 하루

오늘 하루는 사진이 없습니다. 일부러 안 찍으려고 한 것이 아니라, 몇 군데를 돌고 곰곰히 생각해보니 사진 찍는걸 깜빡하고 있었더군요. 그래서 그냥 말았습니다. 하루의 시작은 국립미술관 관람이었습니다. 영국 여행부터 곰곰히 생각해보니, 제가 은근히 박물관-미술관 오타쿠더군요. 뭐, 사람마다 여행의 지향점이 다릅니다만 저같은 경우에는 좀 '남는 것'들을 보려고 하다보니 은근히 그런 쪽으로 기울어버린 듯 합니다. 쇼핑하는 것, 먹어보는 것도 물론 '남는 일'들입니다만 그건 어느때라도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세계화가 가져온 좋은 일 중 하나죠. 뭐, 물론 '종주국'에 가서 먹어보고 사보는 것도 좋은 경험입니다. 국립미술관에서는 고야의 특별전시회를 하더군요. 물론 상설전시는 하고 있었습니다. 'Los Capri..

7월 16-17일, 고대 그리스의 삶을 뒤쫓다 - 아끄로뽈리스와 고고학박물관, 제우스 신전

아테네에서의 본격적인 일정을 시작했다. 아마도 아테네에서 꼭 봐야 하는 것을 꼽아야 한다면, 반드시 '아끄로뽈리스'가 들어갈 것이다. 개인적으로 고대 헬라문명이 인류사에 우뚝 설 수 있는 이유가, 그 이상적 정치체제(직접민주주의)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시민 각자가 주체라는 자각을 가지고 있을때에 비로소 창조력이라는 것이 발휘되기 때문이다. 스스로가 복속되어 있다고 생각할 때에 문명은 생겨나지 않는다. 내 것이 아닌데, 굳이 창조성을 발휘해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신타그마 광장에서 메트로를 잡아 타고 아끄로뽈리 역으로 향했다. 한 정거장 밖에 떨어지지 않았지만, 추후에 계속 걸을 것 - 원래 계획은 가이드북에 소개된 대로 아끄로뽈리스 관람 후 걸어서 신타그마로 걸어올 생각이었다 - 을 감안해서 처음은..

7월 15일, 그리스 아테네 - 포카리스웨트의 그 곳, 산토리니에 가다

아시겠지만, 모든 일자는 다 현지시각으로 작성됩니다. 혼용될 경우에는 따로 표기합니다. 참고로, 런던은 표준시각(GMT, 그리니치 표준시각)을 사용하며 그리스는 표준시각보다 두 시간 빠른 GMT+2, 그 외 프랑스 · 독일 · 이탈리아 · 오스트리아 · 체코 등은 표준시각보다 한 시간 빠른 GMT+1을 사용합니다. 우리나라는 GMT+9을 사용합니다. 며칠 동안 컴퓨터가 멈춰 있었습니다. 싼 컴퓨터 탓으로 돌리고 영국 현지에서 부랴부랴 민박집 주인아저씨께 부탁해서 OS씨디를 구워 설치했는데, 알고보니 V3의 오진 탓이었습니다. 부팅에 사용되는 중요파일을 바이러스로 생각하고 지워 발생한 일이더군요. 재계약 횟수를 보니 거의 7년째 V3를 애용하고 있는데 - 부끄러운 일이지만, 제가 사용하는 유일한 '정식 사..

7월 9일, 영국 런던 - 대영박물관을 거닐다

대영박물관은 '해가 지지 않는 나라'였던 그레이트 브리튼(The Great Britain)을 실감하게 하는 장소였다. 물론 주변부인 한국의 시민인 나로선 '전리품 전시장'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영국의 지배를 받았던 인도나 이집트 그리고 영국과 대판 싸워본 중국, 영국한테 싹싹 비벼댔던 일본의 유물이 전체 전시품의 반이 넘는다. 정작 자기들 역사는 없더라. 피곤해서 오늘은 여기까지.

7월 8일, 영국 런던 - 템즈 강 주변의 야경을 구경하다

한국시각 7월 8일 13시 30분, 인천에서 히드로를 오가는 아시아나항공 OZ521편에 탑승했다. 이 비행기는 지난 3월에 예약한 것으로, 30살 미만 유스에게만 파는 행사로 1,090,000에 구입했다. 비행기를 타려고 기내에 들어가니 신문을 나눠주었다. 예전엔 동아일보, 조선일보 일색이었는데 반가운 얼굴이 눈에 띄었다. 경향신문이었다. 비행기를 타시는 분들 중에서도 짜증을 내시는 분이 여러분 계시다더니, MB가 가져온 아주 반가운 일일지도 모르겠다. 한겨레도 빨리 국제선을 탑승할 수 있었으면 했다. 11시간 50분을 날아 런던시각 7월 8일 16시 50분에 히드로 공항에 내렸다. 의기양양하게 걸어가서 입국관리자 앞에 섰다. 입국 목적과 체류일 정도를 이야기하고 빠져나왔다. 영국의 입국수속은 정말 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