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記 164

악에 저항한다고 모두 선인가 - MB를 깐다고 당신이 과연 옳은가?

요새들어 깊게 생각하게 하는 주제가 있다. 악에 저항한다고 해서 모두 선이 되는가? 단순히 '선'으로 지칭되는 (혹은 여겨지는) 것의 성분규정 없이, 단순히 악에 저항한다고 하여 선으로 규정되는 것이 과연 맞느냐는 것. 그리고 결론적으로 선에 가깝다고 하여 과정에서 비치는 '악'이 무시되거나, 혹은 '선'이 된다는 이유로 약간의 '악'이 용인되는 현실이 과연 맞느냐는 것. 그것이다. 이 생각을 시작하게 된 까닭은 다음의 두 가지 사례 때문이다. 하나는 2008년의 촛불 정국에서 꽤 재밌는 활동을 해왔던 '진실을 알리는 시민'이란 단체가 한명숙 관련한 보도의 논조를 두고 '한겨레'의 배포를 중단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던 일이고, 다른 하나는 일부 사용자들이 트위터에서 벌인 블락 운동과 관련한 일이다. 위 두..

"모두에게 접근권을!" - (1) 기초적인 질문편

이 글은 진보신당 당게시판에 제가 작성한 글(http://www1.newjinbo.org/xe/456392)에 달린 리플들에 기초하여 작성되었습니다. (주로 닉네임 '모뚜알람무'님이 지적하신 문제에 대해 답하는 내용입니다.) 전반적인 내용은 그동안 고집스럽게 주장해왔던 열린 문서 포맷, 열린 무른모(소프트웨어) 사용에 대한 것이며, 저는 좌파정당에서 이들을 기본으로 사용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여 2010년 3월에 있을 제2차 정기당대회 때 이 내용들을 담은 결의안을 제출하고자 합니다. 제가 IT 전공자도 아니고, 그냥 귀동냥으로 들은 헛똑똑이인지라 정확하지 못한 부분이 많을 것입니다. 그 경우, 저를 안타깝게 여기시고 굽어 살펴 지적질을 꼭 해주시기 바랍니다. 덧, 그나저나 이 결의안을 어떤 제목으로 만..

당신은 피해자인가, 가해자인가

언젠가는 이 주제로 긴 글을 써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과연 시민들이 피해자인지, 아니면 가해자인지에 대해서 말이다. 알다시피 대한민국의 권력구조는 지극히 '민주주의적'이다. 과거와 달리 권력은 4대 원칙인 보통, 평등, 비밀, 직접의 원리를 준수하는 민주선거에 의해 획득되며, 행정·사법·입법의 권력 분립구조는 제도적으로나마 아주 잘 지켜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입법과 행정의 분립이 사실상 모호한 상황 - 사실 이건 87년 헌법이 갖는 내각제적 요소로 인해 이전에도 어느 정도 존속되어왔던 문제다 - 이지만, 이 역시 집권세력의 쿠데타로 인한 '경계의 모호함'이 아니라 지극히 정상적이고 올바른 '절차적 민주주의'에 의해 획득된 것이라는 데에는 아무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누가 이런 구조..

대한민국 진보세력 연표

원래는 한국어 위키백과에 업로드 하려고 제작한 연표. 남시욱 선생의 "한국 진보세력 연구"와 임현진 선생의 "한국의 사회운동과 진보정당"을 참고하여 제작. 관심있으신 분들은 참고하시압. (인쇄는 불가. 기본적으로 A2에 맞추어 제작됨.) 일전에 대한민국 정당사 연표도 만든 적이 있는데, 이 자료를 보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의 링크로 가시면 됩니다. http://www.philobiblic.pe.kr/8

죽은 공명이 산 중달을 이겼나

그래, 언젠가 이 이야기가 나올거라 믿었다. 국민참여당의 발기인 숫자가 진보신당의 당원 수를 넘고, 국민참여당의 지지율이 진보신당의 지지율을 넘었다고 했을때 말이다. 창당도 하지 않은 정당이 창당 2년이 다 되는 정당을 시작부터 눌렀으니 이런 탄성이 나올만도 했다. 그래, 진보신당 초라하다. 창당했을때부터 오차범위 내인 2%의 지지율에서 박스권 행보를 계속했다. 잘 나가던 민주노동당 박차고 나와 이런 결과밖에 내지 못하니 당연히 평가도 좋을리 없었다. 아마도 이때부터였던 것 같다. 당이 당선을 위한 정치연합에 나서게 된게. 어쩌다가 시작한 정치연합에서 '원내 입성'이라는 좋은 결과를 얻었다. 맨주먹에 불알 두 짝만 딸랑 차고 임한 경기에서 우승을 거머쥐게 되었으니 재미붙일만도 했다. 그래서 하반기 재보선..

진보신당, 무엇을 위해 분당했나?

▲ 제4차 전국위원회 회의 (사진=레디앙 정상근 기자) 10월의 마지막 날, 유례없이 불쾌한 소식을 들었다. 31일에 열렸던 제4차 전국위원회에서 노동위원회의 설치를 두고 전국위원 간, 전국위원과 대표단 간 갈등이 빚어졌던 것이다. 레디앙의 보도에 의하면 몇몇 전국의원들은 분을 이기지 못해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고 전해진다. (당시 상황을 생중계한 칼라TV는 나중에 이 부분을 편집하고 업로드하였다.) 물론 ‘당연히’ 갈등이 빚어졌다는 게 불쾌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위대하신 인민의 영도자가 내리는 지휘 하에 운영되는 정당 – 이런 정당이 비단 북조선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대통령이 한 마디 하면 그 아래의 가신들이 나서 큰 소리로 복창하는 대한민국의 정당도 있다 - 도 아니니, 생각이 다른 데에서 오는 ..

다시쓰는 국개론 - 안산 상록을 단일화 실패에 관해

제목이 좀 거칠다. 속칭 국개론, 또는 국민개새끼론이 등장한게 아마 이명박 당선 즈음이 아니었던가 생각한다. 재산 하나 없는 사람들이 이전 정부의 종부세를 세금 폭탄이라며 비난하고, 상속할 재산도 없는 사람들이 법인세와 상속에 인하를 주장하는 한나라당을 선택하는 현실이 웃겨서였을 것이다. 그러나 국개론은 2008년 5월부터 타오른 촛불의 물결 속에 사그라드는 듯 했다. 하지만 점퍼 하나 챙겨입고 오뎅 먹으며 돌아다니는 모습과 내용도 하나 없는 '중도서민실용'이란 공허한 외침에 다시 이명박을 지지하고, 정치인으로서 마땅히 가져야할 정치적 소신 따위는 없이 그저 자신의 입신양명을 위한 삶을 살아온 사람이 재보선 여론조사 1위를 하는 현실은, 여전히 '국민들이 개새끼'라는 일부의 비아냥이 틀리지는 않았음을 다..

가산점 논란에 대한 코멘트

가산점 논란으로 다시 한 번 시끄럽다. 해당 기사를 다룬 게시글은 늘 그랬듯 '임신 vs 군필' 논쟁만이 무성하다. 가산점 문제에 관해 "남자들은 군대갔으니까 혜택을 받는게 당연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99년 당시 헌재가 어떤 취지로 해당 제도에 관해 위헌 결정을 내렸는지부터 읽어보면 좋겠다. 제대군인에 관한 가산점 제도는 (중략) 헌법상의 근거를 찾아볼 수 없으며, (중략) 전체 여성 중의 극히 일부만이 제대군인에 해당될 수 있는 상황에서 가산점제도는 실질적으로 성별에 의한 차별이며, 현역복무나 상근예비역 소집근무를 할 수 있는 신체건장한 남자와 그렇지 못한 남자를 차별하는 제도이다. (중략) 제대군인에 대한 여러 가지 사회정책적 지원을 강구하는 것은 필요하나, 그것은 균등한 기회 자체를 박탈하는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