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지금 긴 산허리에 걸려 있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 이효석, 「메밀꽃 필 무렵」 중 며칠 전, 한 포털사이트의 메인에 오른 '상수 허브랜드' 포스팅을 보고 봄나들이가 가고 싶어졌다. 마침 화요일이 생일이고 해서, 바람도 쐬고 또 이번에 새로 산 네비게이션의 성능도 시험해볼겸 엄마를 졸라 나들이길을 나섰다. 여기저기에 물어보니 허브랜드보다는 봉평이 낫다는 이야기를 듣고, 목적지를 그곳으로 전했다. 결정과정에 허브나라가 '국내 최초'라는 데서 오는 아우라도 한몫했지만, 그보다는 ..